格: 바로잡을 격 物: 만물 물 致: 이를 치 知: 알 지
사물의 참된 모습을 밝혀야 명확한 지식이 얻어진다는 뜻으로, 격치(格致)라고도 한다. 예기의 한 편명이었다가 사서로 꼽히게 된 대학(大學)에는 삼강령(三綱領)과 팔조목(八條目)이 있다. 삼강령은 ‘대학의 길(大學之道)’로서 밝은 덕을 밝히고(明明德), 백성을 새롭게 하며(親民), 지극한 선에 이르게 하는(止於至善) 세 갈래의 길이고, 이 삼강령을 실현하기 위한 팔조목이 격물(格物), 치지(致知), 성의(誠意), 정심(正心), 수신(修身), 제가(齊家),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다. ‘대학’의 원문은 이렇다.
“지식에 이르는 것은 사물을 궁구하는 데 있다. 사물의 이치가 이루어진 이후에야 지식이 이르게 되고, 지식에 이르게 된 뒤에야 마음이 바르게 된다. 마음이 바르게 된 뒤에야 몸이 닦인다. 몸이 닦인 뒤에야 집안이 가지런해진다. 집안이 가지런해진 뒤에야 나라가 다스려진다. 나라가 다스려진 뒤에야 천하가 고르게 된다(致知在格物, 物格而后知至, 知至而后意誠, 意誠而后心正, 心正而后身修, 身修而后家齊, 家齊而后國治, 國治而后平天下).” ‘격물’에 대한 최초의 해석은 정현(鄭玄)이 내놓았다. “‘格’은 ‘올 래(來)’ 자와 같고 ‘物’은 ‘일 사(事)’ 자와 같다. 지식이 선에 깊으면 선한 일이 따라오게 되고, 그 지식이 악에 깊으면 악한 일이 따라오게 된다. 사람이 좋아하는 것에 일이 따라오게 됨을 말한다(格, 來也. 物, 猶事也. 其知於善深, 則來善物. 其知於惡深, 則來惡物. 言事緣人所好來也). 이것은 남송 주희(朱熹)에 의해 “사물의 원리를 궁구하여 밀고 나가 그 지극한 곳에 이르지 않는 곳이 없게 하려는 것이다(窮推至事物之理, 欲其極處無不到也)”는 의미로 재해석됐다. 사물의 원리와 법칙을 분명히 연구하고 총결하여 이성적 지식을 터득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인격의 성숙과 삼라만상을 두루 조망할 수 있는 자세를 갖추지 않으면 ‘평천하’라는 구상은 헛된 꿈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김원중 건양대 중국언어문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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