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산책] 부챗살, 별, 기둥… 모양 80개 넘지만 기본 구조는 모두 '정육각형'
눈의 결정
▲ /위키피디아
눈은 구름이 품고 있는 물방울들이 얼어서 땅으로 떨어지는 거예요. 처음엔 조그맣던 얼음 결정이 구름 사이를 떠다니며 다른 수증기와 결합해 점점 크기를 키워 눈송이가 됩니다. 눈송이는 모양과 크기에 따라 함박눈·싸라기눈 등 30여 가지 이름으로 불리며, 초당 30~100㎝ 속도로 땅으로 떨어져요.
눈의 결정<사진>은 크기가 1000분의 1㎜~수㎜ 정도인데, 부챗살·별·기둥·바늘·나뭇가지 등 80여 개 모양을 갖고 있어요. 가장자리에 잔가지들이 삐죽삐죽 튀어나와 있는 눈의 결정도 중심구조는 모두 정육각형이지요. 이는 눈의 결정을 이루는 물(H₂O) 분자 모양이 정육각형이기 때문이에요. 눈 결정 하나는 약 100만개의 물 분자로 이뤄져 있어요.
눈 결정의 모양은 생성 당시 온도와 습도에 의해 결정된대요. 하지만 과학자들이 온도와 습도를 조절해 원하는 눈 결정을 만들어보려고 했지만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고 해요.
눈 결정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기원전 135년 중국 한나라 때 학자 한영(韓嬰)이 쓴 '한시외전(韓詩外傳)'에 나온대요. '눈은 항상 육각형'이라고 쓰여 있죠. 서양에선 독일의 수학자 겸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1571~1630)가 1611년 논문 '육각 구조의 눈 결정에 대하여'를 발표했어요. 케플러는 여기서 눈의 결정이 정육각형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어요. '모든 눈송이는 애초 육각 대칭 구조의 작은 덩어리로 탄생해 대기를 통과하는 도중 크기가 커진다. 대기 중엔 바람·온도·습도 등이 계속 변하니 미세한 부분은 달라질 수 있지만 눈송이의 원천인 중앙부 덩어리는 모든 방향으로 균일하게 자라나 육각 대칭 구조가 그대로 보존된다.' 500년 전에 이미 과학적으로 정확히 설명한 것이지요.
눈의 결정은 돋보기만 있으면 관찰할 수 있어요. 조금 더 선명한 결정을 보고 싶으면 검은 종이를 차갑게 만든 뒤 그 위에 흰 눈을 받아 관찰하면 돼요. 눈은 또 생성된 온도에 따라 밟았을 때 소리가 다르대요. 우리가 보통 떠올리는 '뽀드득뽀드득' 소리는 영하 5도 이상일 때 만들어진 눈에서 나요. 그보다 온도가 더 떨어지면 '사각사각' 같은 날카로운 소리가 난다고 해요. 다음에 눈이 오면 눈의 결정도 관찰하고 밟아도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