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산책

[수학 산책] 마이크로·나노·모호·순식… 맨눈으로 볼 수 없는 작은 크기 나타내죠

bindol 2021. 11. 19. 05:01

[수학 산책] 마이크로·나노·모호·순식… 맨눈으로 볼 수 없는 작은 크기 나타내죠

작은 수 단위

입력 2021.11.18 03:00
 

최근 환경부는 겨울철 미세 먼지가 심해질 것에 대비해 모의 훈련을 했어요. 전국 공공기관에서 차량 2부제를 실시하고 배출 가스를 많이 내뿜는 차량은 운행을 안 하도록 하는 등 미세 먼지가 심할 때 취할 조치를 미리 해본 거예요.

우리 주변에는 여러 가지 먼지가 있어요. 미세 먼지는 그중에서도 맨눈으로 볼 수 없는 작은 먼지로, 지름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인 ‘PM10′과 지름 2.5마이크로미터 이하인 PM2.5로 나뉘어요. 특히 PM2.5는 ‘초미세 먼지’라고 불러요. 해변의 고운 모래가 90마이크로미터, 사람 머리카락 지름이 50~70마이크로미터이니, 초미세 먼지가 얼마나 작은지 감이 오나요? 초미세 먼지는 호흡기를 거쳐 폐나 기관지뿐 아니라 뇌에까지 침투해 폐암·뇌졸중·심장마비 등 발생률을 높인다고 합니다.

여기서 ‘마이크로미터’는 100만분의 1m이에요. 일각에선 이보다 훨씬 작은 100나노미터(㎚) 이하 먼지를 초미세 먼지라고 불러야 한다는 의견도 있어요. 100나노미터는 영어로 ‘Ultrafine Particles’라고 하는데 ‘Ultra’가 보통 ‘초(超)’로 번역되기 때문이에요. 100나노미터는 1000만분의 1m이에요. 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로,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 정도래요. ‘나노’는 ‘난쟁이’를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 나노스(nanos)에서 유래한 말이에요. 1980년대 초 항체나 DNA처럼 아주 작은 물질을 볼 수 있는 현미경이 개발되면서 나노 단위도 본격적으로 등장했지요. 그 이전엔 가장 작은 세계를 ‘마이크로의 세계’라고 했는데, 이젠 ‘나노의 세계’라고 불러요.

 

동양에도 아주 미세한 것을 나타내는 단위들이 있어요. 마이크로(100만분의 1)에 해당하는 미(微), 나노(10억분의 1)에 해당하는 ‘진(塵)’ 등이 있죠.

과거엔 단위로 썼지만, 지금은 일상용어로 바뀐 것도 있어요. 예를 들어, 말이나 태도가 분명하지 않을 때 ‘모호하다’고 하지요? 여기서 ‘모호(模糊)’는 원래 ‘10조분의 1′을 나타내는 단위였어요. 또 ‘순식간에 지나갔다’고 할 때 ‘순식(瞬息)’은 ‘1경분의 1′을 뜻하고, 지극히 짧은 시간을 뜻하는 ‘찰나(刹那)’는 100경분의 1이지요. 이런 단위들은 중국의 동양 사상이나 불교 용어에서 전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과거 많이 썼던 넓이 단위 ‘평(平)’ 대신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를 쓰는 것처럼, 단위도 시대 흐름에 따라 변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