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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상] 이대녀가 표미새로 간 이유

bindol 2022. 3. 12. 04:22

[만물상] 이대녀가 표미새로 간 이유

입력 2022.03.12 03:18
 

3월 8일 저녁, 김부선씨가 시청광장에서 말했다. “내일 (윤 후보가) 승리하면 옥수동 누나가 광화문에서 레깅스 입고 댄스를 추겠다.” 2030 여성들은 “레깅스 입은 여성을 성상품화했다”고 화냈다. 레깅스는 ‘쫄바지’가 아니다. 그들에게는 ‘내가 뭘 입건 흘끔대지 말라’ 선언하는 옷이다. 그들은 이전 세대와 다르게 듣는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민주당 소속 시장·도지사 등 세 명이 성폭력을 저질렀다. 민주당 일부가 피해자를 ‘피해 호소인’이라 조롱했다. 페미니즘은커녕 평균적 윤리도 갖추지 못했다. 그런데도 이대녀(20대 여성) 58%가 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했다. 남성과 거의 정반대다(3월 9일 방송 3사 출구 조사). 민주당의 성폭력 사건을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은 결과에 놀랐다. 20대 여성들은 “커뮤니티 분위기에 비하면 이재명 표가 적게 나왔다”고 한다.

▶20대 여성이 자주 가는 인터넷 커뮤니티 쭉빵(153만명), 여성시대(82만명) 등 5대 커뮤니티 회원이 약 300만명이다. ‘미투’ 이후 확 컸다. 여기서 이재명의 악재는 형수 쌍욕, 불륜 의혹, 대장동이 아니었다. 모녀 살해범 조카와 조폭에 대한 변호였다. 성폭행, 조폭, 데이트 살인, 20대 여성이 가장 경악하는 단어다. ‘이 후보는 안 된다’는 의견이 점점 커졌다.

 

▶국민의힘의 ‘여성가족부 폐지’ ‘성범죄 무고죄 처벌 강화’ 주장이 흐름을 바꾸기 시작했다. 지난 1월 후보 페이스북에 올라온 일곱 글자 ‘여성가족부 폐지’가 결정적이었다. 분위기가 반전됐다. ‘윤석열이 우리를 버렸다’ ‘이 모든 건 이준석 때문’이라는 주장이 다수가 됐다. 이 대표가 SNS에 ‘ㄹㅇㅋㅋ(레알ㅋㅋ)’ 같은 글을 올리면, ‘남성이 여성을 혐오하면서 적는 댓글’이라며 분노했다. 이 대표가 선거 이틀 전 “여성은 실제 투표 의향이 떨어진다. 온라인에서만 조직적이다”라고 한 말도 이들을 자극했다고 한다. ‘윤석열 찍으면 이준석이 이긴다’는 말들이 나돌기 시작했다.

▶그들은 ‘표미새(표에 미친 새X)’로 달려갔다. ‘표미새’는 욕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애칭’ 성격이 강하다. ‘이재명은 표를 위해서는 뭐든지 하니 여성 공약도 잘 지킬 것’이란 주장이 확산됐다. ‘심상정이 여성 위해 뭘 했냐’는 말이 돈 곳도 여성 커뮤니티다. 19대 대선에서 20대 표 6.17%(200만표)를 얻었던 심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80만표(2.37%)로 주저앉았다. 정의당에 대해 유권자 상당수도 비슷한 생각일 테지만, 이대녀는 특히, 더, 매우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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