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중국 코로나 ‘막다른 길’

이코노미스트가 작년 10월 중국 광저우의 코로나 격리 단지를 보도했다. 3층 회색 건물들로 5000개 독실을 갖췄다. 외국 입국자는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최소 2주를 격리해야 한다. 음식은 로봇으로 배달된다. 바이러스가 국경을 넘지 못하게 완전 차단한다는 ‘제로 코로나’ 정책이다. 작년 12월 시안에서 집단 확진자가 나왔을 때 1300만명의 바깥출입을 끊는 봉쇄가 시행됐다. 청두에선 휴대폰을 추적해 확진자로부터 800m 이내에서 10분 이상 머물렀던 8만2000명을 상대로 PCR 검사를 했다.
▶중국은 코로나 이후 국제선 승객을 종전의 2%대로 묶고 있다고 한다. 여권 발급률도 2% 수준으로 곤두박질했다. 외국 언론 베이징 특파원은 “방송에서 외국인을 걸어다니는 바이러스 운반자라고 하는 걸 봤다”고 했다. 시진핑은 지난 2년 외국 손님을 거의 만난 적이 없다고 한다. 작년 로마의 G20, 글래스고 기후회의에도 가지 않았다.

▶그런 폐쇄 정책이 코로나 억제에 효과를 냈다. 2년간 기껏 하루 10명, 20명 확진자가 나왔다. 13억 대국의 누적 확진자가 11만6000명밖에 안됐다. 일상생활도 거의 정상으로 이뤄졌다. 중국 언론은 서구의 바이러스 확산을 허약한 국가 리더십과 정책 판단 미스 탓이라고 비판했다. 그런데 10일부터 중국 내 확진자가 급작스레 늘고 있다. 1100명(10일)→1524명(11일)→3122명(12일) 식이다. 2주 전엔 100명 정도였다. 오미크론이 번지기 시작한 것이다.
▶대부분 서구 나라들은 방역의 고삐를 늦추면서 코로나와의 공존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한국의 두 달 전 상황이다. 다른 점은, 한국 경우 방역을 포기하고 ‘감염에 의한 집단면역’ 쪽으로 사실상 방향을 틀었는데 중국은 여전히 두더쥐 잡기식 소탕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방역에 실패한 지린 시장, 장춘시 추타이 구청장은 단칼에 잘랐다.
▶철통 방역으로도 오미크론을 틀어막기 쉽지 않을 것이다. 중국 공산당은 올가을 5년 만에 당대회가 열린다. 여기서 시진핑의 3차 연임이 결정된다. 원만한 당대회를 위해 결사 방역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그러나 엄중 방역은 세계로부터의 고립과 수시 산발 봉쇄 등 큰 대가를 동반한다. 그렇다고 방역을 완화하자니 감염 파도가 몰아치게 된다. 의료 인프라가 취약한 상황에서 사회 혼란도 걱정이다. 서구의 허술한 방역을 손가락질해온 입장에서도 낭패일 수밖에 없다. 이리 가면 절벽이고, 저리 가면 낭떠러지다. 한삼희 선임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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