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말 바른 말] [235] '송어'와 '숭어'
* 경칩이 지나면서부터 라디오 방송에서 경쾌하고 생명력이 넘치는 슈베르트 가곡과 피아노 5중주곡 '숭어'가 많이 들려옵니다.
위 문장에서 틀린 말을 찾아 바르게 고쳐 보세요. 정답은 '숭어'를 '송어'로 바꾸는 거예요. 1817년 작곡된 슈베르트 가곡 '송어(Trout)'는 일제 강점기 때 '숭어'로 잘못 번역되면서 2010년대 초까지 음악 교과서에 그대로 사용돼 왔지요. 그러다 보니 아직도 음악회의 포스터나 가곡집 등에 '숭어'로 잘못 나와 있기도 해요.
송어와 숭어의 차이를 알고 있나요? 송어는 주로 맑은 계곡이나 강·호수에 서식하는 물고기입니다. 가곡의 가사에는 '거울같이 맑은 강물에 송어가 헤엄쳐 다니네'라는 구절이 있지요. 반면 숭어는 우리나라 서해와 남해 연안에서 많이 잡히는 물고기로 머리가 작고 납작하며 등은 잿빛을 띤 청색이고 배는 은백색입니다. 어릴 때는 민물에서 살다가 크면 바다로 내려가는 회귀성 어종이랍니다.
참고로 '숭어가 뛰니 망둥이도 뛴다'라는 속담이 있는데, 남이 한다고 하니까 분별없이 덩달아 나선다는 뜻입니다. 제 분수나 처지는 생각하지 않고 잘난 사람을 무작정 따름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에요. 비슷한 뜻으로 '잉어 숭어가 오니 물고기라고 송사리도 온다'라는 속담도 있어요.
[예문]
―강이나 계곡 근처에는 송어 매운탕과 송어 회를 파는 식당이 많다.
―우리나라에서 양식하는 송어는 토종 송어가 아니라 거의 무지개송어라고 한다.
―숭어는 썰물과 밀물에 따라서 옮겨 다니기는 하지만 바다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들락날락한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