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우의 간신열전] [128] 이장폐천(以掌蔽天)
대통령 부인 옷과 액세서리 논란이 청와대 측의 앞뒤 맞지 않는 해명으로 국민 의구심만 더 커지고 있다. 이달 초 대통령 부인 의전 비용을 공개하라는 법원 판결이 있었지만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이유는 “국익을 현저히 해친다”는 것이었다. 글쎄 이때 든 생각은 사비로 장만했다면 ‘그게 왜 국익을 해치지?’였다.
그러면서 한 달 가까이 시간을 끌었다. 법원에서는 분명히 “국익을 해칠 이유가 없다”고 판결했다. 납득할 만한 변명거리를 못 찾았는지 국민 의혹은 커져 가는데 한 달 가까운 시간을 침묵으로 보낸 청와대가 29일에야 처음 해명이라고 내놓았다.
“임기 중 의류 구입 목적으로 특활비 등 국가 예산을 사용한 적이 없고 사비로 부담했다.”
그러면서 옷 구입에 들어간 비용이 얼마인지에 대해서는 “개인적 사비 부담을 공개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전형적인 이장폐천, 즉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다.
이미 국민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정확히 짐작하고 있다. 그 짐작으로 볼 때 이미 국익을 현저히 해칠 일은 애당초 없었다. 법원 판결은 이 점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사비로 부담했을 경우 그 내역은 공개해야 한다. 국민이 궁금해하고 짐작하는 바는 옷과 액세서리가 지나치게 호화롭고 사치에 가깝다는 데서 출발한다.
결국 두 가지다. 하나는 특활비 사용 여부이고 또 하나는 사비일 경우 근거 제시다. 문재인 대통령 자신이 이미 2015년에 “특활비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감시해야 한다”고 했고, 대통령에 당선되고서는 칫솔 치약 하나도 사비로 쓸 것이라고 했다. 이런 ‘청렴한’ 대통령이 설마 특활비를 동원한 부인 옷사치를 방치했을까? 그렇지 않다면 200벌에 이르는 과도한 의상비는 사비 중에서 어떤 돈으로 충당했는지 밝히면 그것으로 끝이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보려는 청와대 참모들은 하늘을 찌르는 국민들 분노를 잘 헤아려 대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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