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우의 간신열전] [129] 공(公)이 명군(明君)을 낳는다
윤석열 당선인은 ‘공정과 상식’을 내세워 대통령에 당선했다. 대체로 이 말은 법 집행에 적용돼 사용돼 왔다. 그러나 인사권을 가진 대통령의 공정과 상식은 무엇보다 인사를 통해 드러나야 한다. 지금 새 정부 구성을 위한 인사가 한창이다. 이때 염두에 두어야 하는 원칙이 바로 ‘서경’에서 말한 불편부당(不偏不黨) 왕도탕탕(王道蕩蕩)일 것이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당파를 이루지 않는다면 임금다운 도리가 널리 펼쳐질 것이라는 말이다. 이를 한나라 유학자 유향(劉向)은 지공(至公), 즉 지극한 공정함이라고 풀이했다.
구색 갖추기식 새로움이야 이미 식상한 정치 행위라 기대하지 않지만 공정함이 두드러지는 새로움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첫 인사에서 충분히 공정하다는 인식을 둘 때 아래로 내려가면서도 단계 단계 공정성이 자리를 잡게 된다. 이를 유향은 ‘설원’에서 다음과 같이 구체적으로 풀어냈다.
“신하된 자의 공정함이란 관리의 일을 맡게 되면 자기 사가(私家)의 일은 경영하지 않으며 공직에 있게 되면 재리(財利)를 말하지 않으며 공법을 집행하게 되면 친·인척을 비호하지 않으며 나라를 위해 뛰어난 이를 천거할 때는 자기의 원수라도 피하지 않아야 한다.”
5년 ‘내로남불 정권’으로 인해 고통을 받은 많은 국민들은 법 집행의 공정성은 말할 것도 없고 인사에서부터 공정성이 드러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즉 진영을 뛰어넘어 뛰어난 인재를 널리 찾아 두루 써야 한다는 말이다.
이 과정에서 경계해야 할 것은 간사한 자, 즉 겉으로만 교언영색(巧言令色)하는 자를 잘 걸러내야 한다는 점이다.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그 방법은 있다. 유향의 말이다. “무릇 공(公), 즉 공정함은 눈 밝음[明]을 낳고 편(偏), 즉 한쪽으로 치우침[偏]은 어두움[暗]을 낳는다.” 지난 5년 내내 후자에 시달렸는데 과연 앞으로 5년은 전자일지 후자일지 현재로선 기대 반 우려 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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