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레니얼
서정민 중앙컬처&라이프스타일랩 차장
요즘 트렌드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단어가 MZ세대다.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 세대를 합쳐 부르는 용어다.
그 반대편에 베이비부머 세대가 있다. 미국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후부터 1960년대에 걸쳐 태어난 세대를, 우리나라에서는 1955~1963년에 태어난 세대를 이른다. 참고로 MZ세대와 베이비부머 세대 사이에는 1965년~1980년대 출생한 X세대가 있다. 가정용 컴퓨터(PC)가 보급되면서 시작된 디지털시대 초창기에 태어난 이들은 ‘마땅하게 정의할 수 없다’는 의미에서 X세대라 불렸다.
소통을 상징하는 종이컵 전화기. 사진 서정민
당시의 정치·경제·사회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성장기를 보내다 보니 10년 단위로 쪼개놓은 세대마다 특징적 성향이 달라서 세대 차이 갈등을 겪곤 한다. MZ세대가 윗세대를 ‘꼰대’ ‘라떼(나 때는 말이야를 입에 달고 사는) 세대’라 부르며 권위적인 사고를 지닌 어른들이라 비꼬는 게 대표적이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무슨 말만 하면 ‘꼰대’라고 하니 윗세대로선 억울하기 짝이 없지만 별수 없다. ‘구레니얼’이 될 수밖에.
‘구레니얼’은 밀레니얼 윗세대지만 밀레니얼과 함께 스스럼 없이 소통하는 세대라는 의미다. 앞글자에 쓰인 ‘함께할 구(俱)’자가 세대를 아울러 고르게 소통한다는 의미를 강조한다. 윗세대가 젊은 세대와 소통하는 지름길은 잘 들어주기다. 다른 사람의 말이나 행동을 가로막는 일은 젊은 세대뿐 아니라 모두에게 불편하고 위협적으로 느껴진다. 오늘부터 “그래 그래” 구레니얼씨의 하루를 시작해 보자. 언제 어디서든 경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