줍깅
서정민 스타일팀장
‘줍깅’은 전 세계로 확산 중인 스웨덴의 환경운동 ‘플로깅(plogging)’을 한국식으로 표현한 말이다. 플로깅이란 스웨덴어의 줍다(plocka up)와 영어의 달리기(jogging)를 합성한 신조어로 걷거나 뛰면서 길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활동이다.
젊은층에선 환경뿐 아니라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의식 있는 캠페인으로 인기가 높다. 실제로 마니아들이 꼽는 줍깅의 장점 중 하나가 스쿼트 효과다. 쓰레기를 줍기 위해 다리를 굽혔다 일어나기를 반복하면 스쿼트를 했을 때와 비슷한 근력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 진지하지만 가볍게, 소규모로 또는 혼자서 캠페인을 진행하며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부산의 청년 커뮤니티 ‘부티플(부산을 아름답게 하는 사람들)’이 지난해 시작한 ‘줍줍레이싱’은 10개월 만에 벌써 6회째를 맞았다.
부산의 청년 커뮤니티 '부티플'이 진행 중인 '줍줍레이싱' 행사 포스터.
자연과 도심 속에서 진행되는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줍깅 행사도 밀레니얼 세대에서 인기다. 코오롱스포츠는 지난 6월 아웃도어 액티비티 플랫폼 ‘로드랩 서울’을 오픈하고 트레일 러닝, 시티런, 플로깅 3가지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쓰담쓰담(쓰레기를 담는다 뜻) 솟솟’이 가장 인기가 높았다. 블랙야크는 모바일 앱 기반으로 산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클린 마운틴 365’ 캠페인을 8년째 진행 중인데 올해 5월 인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80% 증가했다. 또 같은 기간 첫 인증자 수도 63%나 증가했다.
『걷기 예찬』의 저자 다비드 르 브르통은 “진정한 걷기 애호가는 구경거리를 찾아서 여행하는 것이 아니라 즐거운 기분을 찾아서 여행한다”고 했다. 줍깅의 기분은 어떤 맛일까.
서정민 스타일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