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열전

[이한우의 간신열전] [142] 함께 일할 사람 고르기

bindol 2022. 7. 7. 04:09

[이한우의 간신열전] [142] 함께 일할 사람 고르기

입력 2022.07.07 03:00
 
 

“더불어 함께 말할 사람인데 그 사람과 더불어 말하지 않는다면 이는 사람을 잃는 것[失人]이고, 더불어 함께 말할 사람이 아닌데 그 사람과 더불어 말한다면 이는 말을 잃는 것[失言]이다.”

공자의 이 말은 인사권자라면 반드시 새겨야 할 원칙이다. 그런데 “더불어 함께 말할 사람”이란 누구를 가리키는 것일까? 공사(公私) 구분도 없이 공자의 말을 풀이하다 보면 옆길로 빠지게 된다. 이때 말한다[言=語]는 것은 공사(公事)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뜻이니 인사권자 입장에서는 공직을 맡긴다는 뜻이다. 같은 뜻으로 ‘논어’에서는 여어(與語), 여언(與言)뿐만 아니라 여의(與議), 여립(與立)도 사용되었다. 여의(與議)란 더불어 함께 일을 토의한다[議事]는 뜻이고 여립(與立)이란 더불어 함께 조정에 선다[立於朝]는 말이다.

그러니 함께 일해야 할 사람인데 쓰지 않는다면 좋은 인재를 잃는 것이고, 함께 일에 대해 말할 사람이 아닌데 그 사람과 공사를 이야기하는 것은 결국 헛소리를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니 말을 잃는다는 뜻이다. 이 말이 갖는 비중을 알려면 공자의 말 하나를 더 들어야 한다.

 

“더불어 함께 배울 수 있다고 해서 (그 사람들 모두와) 더불어 함께 도리를 향해 나아갈 수는 없으며, 또 더불어 함께 도리를 향해 나아간다고 해서 (그 사람들 모두와) 더불어 함께 조정에 서서 일을 말할 수는 없으며, 또 더불어 함께 조정에 서서 일을 말한다고 해서 (그 사람들 모두와) 더불어 권도(權道)를 행할 수는 없다.”

 

이 네 단계는 공자가 나이별로 제시한 지우학(志于學), 이립(而立), 불혹(不惑), 지천명(知天命)에 정확히 상응한다. 불혹이란 일의 이치를 알아서 미혹되지 않는다는 뜻이니 이런 사람과 비로소 더불어 함께 일을 말해야 한다. 다시 공자가 말했다.

“사람 볼 줄 아는 사람[知者]은 좋은 사람도 잃지 않고 말도 잃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