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우의 간신열전] [144] 군일신다(君一臣多)
유소(劉邵)는 중국 삼국 시대 위(魏)나라 조조 휘하에 있던 정치 사상가로 ‘인물지(人物志)’를 지어 훗날 인물 감별론에 큰 영향을 남겼다. ‘논어’를 기반으로 하면서 사람의 본성, 정감, 재능을 정확히 분별해 적재적소에 쓰는 매우 구체적인 방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이다.
여기서 유소는 임금과 신하는 근본적으로 하는 일이 다르다고 말한다. 신하는 이런 저런 재능을 갖추고서 쓰이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임금은 그런 재능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신하는 스스로 어떤 일을 떠맡는 것을 능력으로 삼지만 임금은 사람을 잘 쓰는 것을 능력으로 삼는다. 신하는 말 잘하는 것을 능력으로 삼지만 임금은 듣기를 능력으로 삼는다. 신하는 일을 해내는 것을 능력으로 삼지만 임금은 제대로 상과 벌을 내리는 것을 능력으로 삼는다.”
이처럼 임금과 신하는 필요한 능력이 다르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임금은 하나고 신하는 여럿이다[君一臣多].
둘째 임금은 명(命)을 내려 사람들을 부리고[使] 신하는 명을 받아 일한다.
이 점은 민주 사회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정부 조직이나 회사 같은 조직에는 그대로 적용될 수밖에 없다.
아첨 문제가 생겨나는 것도 ‘군일신다’와 무관치 않다.
여러 신하가 임금 한 사람 마음에 들고자 경쟁하다 보니 아첨도 하는 것이다.
군주가 제대로 가려 들으면[聰] 아첨 풍토는 저절로 사라진다.
즉 아첨하는 풍토가 생겨나는 것은 100% 군주가 조장한 결과이지, 남을 탓할 여지가 전혀 없다.
언론을 보니 지지율 하락 늪에 빠진 윤석열 대통령이
‘입은 닫고 귀는 여는’ 방향으로 리더십 스타일을 바꿀 모양이다.
“난 안 보여도 좋다. 발로 뛰는 스타 장관 많이 나오면 좋겠다.”
유소의 말 중에서 둘째, 듣는 대통령이 된다면 지지율 회복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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