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토이즘
입력 2022.07.07 00:24
서정민 중앙SUNDAY 문화선임기자
지난주 소개한 신조어는 ‘혼놀로그’였다. ‘혼자 보내는 일상을 브이로그 영상으로 촬영하기’의 줄임말로 비대면 일상에 익숙해진 MZ세대가 혼커(혼자 커피), 혼공(혼자 공부), 혼운(혼자 운동), 혼코노(혼자 코인 노래방) 등 ‘혼놀 문화’를 즐기며 그 모습을 영상으로 기록하고 SNS에 올리는 걸 좋아한다는 내용이었다.
‘혼토이즘’은 혼자 사진찍기의 줄임말로 무인 셀프사진관의 한 브랜드 이름에서 따온 신조어다. MZ세대가 자주 찾는 서울 종로구 익선동 등에 가면 무인 셀프사진관을 쉽게 볼 수 있다. 2017년 가장 먼저 시작한 ‘인생네컷’을 비롯해 포토이즘·셀픽스·포토 시그니처·하루필름 등 브랜드도 다양하다.
'혼자 사진 찍기'라는 뜻의 신조어 '혼토이즘'이 유행이다. 사진은 무인셀프사진관 '포토이즘' 기계를 이용한 사용자의 사진.
무인 셀프사진관은 예약이 필요 없고, 상주 인력도 없다. 혼자 한 평(3.3㎡) 크기의 매장 안에 들어가 4000~5000원을 기계에 넣으면 화면 터치만으로 즉석에서 사진을 찍고 4~6컷의 인화지까지 바로 받을 수 있다. 2000년대 한창 유행했던 ‘스티커 사진’과 여러모로 비슷한데, 그 시절엔 좋아하는 친구·연인들과 함께 촬영하고 사진을 나눠 가졌다면 요즘은 이 과정을 혼자 즐긴다는 게 차이점이다.
기분이 좋든 우울하든 감정에 솔직하게 현재 내 모습을 기록해두고 싶다는 게 ‘혼토이즘’ 유행의 이유다. 여기에 복고 트렌드까지 가미됐다. 실제 손에 쥘 수 없는 디지털 사진보다 인화지로 간직할 수 있는 아날로그 사진의 매력에 MZ세대가 푹 빠졌다. 흐릿해진 인화지 속 나와 마주하면 얼마나 묘한 기분이 들지 알려면 몇 년이 더 걸릴 터. 그때까지 이 놀이 문화가 계속될지는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