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우의 간신열전] [149] 주역으로 읽는 이준석 사태
공자는 ‘주역’ 활용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평소에는 괘(卦)의 차례를 짚어보다가 일이 터지면 효(爻)를 음미해 일을 풀어가라.” 그대로 해본다. 64괘 중에서 지금 상황에 해당하는 괘는 둘이다. 하나는 서합괘(噬嗑卦)이고 또 하나는 대축괘(大畜卦)다.
서합괘는 6효 전체를 한꺼번에 보는데 밑에서 넷째 양효가 바로 입안에 있는 방해물 모습이다. 참고로 입과 턱을 뜻하는 이괘(頤卦)는 괘 모양이 이다. 서합괘를 위아래로 나눠보면 ☲는 이괘(離卦)로 명(明)을 뜻하고 ☳는 진괘(震卦)로 동(動)을 뜻한다. 형벌을 쓰되 밝은 도리로 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는 이준석 반대 진영에 권하는 말이다. 이러면 이준석 전 대표에게 해당하는 구사의 효사는 어떤가?
“말린 갈빗살을 깨물어 쇠와 화살을 얻었으나 어렵게 여겨 반듯하면[艱貞] 이롭고 길하다.” 말린 갈빗살이란 임금에 아주 가까운 인물들을 말한다. 쇠란 굳셈, 화살이란 곧음의 비유이다. 풀자면 이 전 대표는 ‘윤핵관’을 공격해 그 나름대로 굳세고 곧다는 평판을 얻을 수 있었다는 것. 문제는 다음부터다. 그 상황을 어렵게 여기고서 반듯하게 처신할 때라야 이롭고 길할 수 있다고 했다. 모든 게 본인 하기에 달렸다는 말이다. 지금 그가 어렵게 여기고 반듯하게 처신하는지에 대한 판단은 독자 몫이다.
대축괘는 임금(☰) 앞을 간괘(艮卦 ☶)가 막아서는 상황이다. 막아선 주체는 간괘 가운데에 있는 음효다. 이 육오에 대한 효사는 “거세한 멧돼지의 어금니이니 길하다”이다. 멧돼지는 속으로 겁이 많은 동물이니 어금니를 뽑으려 하지 말고 거세, 즉 기세만 제거하면 얼마든지 통제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른바 ‘윤핵관’이라는 사람들에게 이런 지혜나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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