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우의 간신열전] [151] 대통령 부인 표절 논란
신문사 현직에 있을 때 다른 부서에서 유명 인사 표절 폭로 기획을 한 적이 있다. 한 여배우는 석사 논문 논란이 생기자 석사 자격을 스스로 반납했고 한 유명 강사는 그 일로 약간 타격을 입었지만 지금은 다른 분야에서 대성공을 거두었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국내 대학들 학위 관리는 입에 올리기 부끄러운 수준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석사 논문이 표절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
학자들이 얼마나 할 일이 없는지 이름도 거창한 ‘김건희 여사 논문 표절 의혹 검증을 위한 범학계 국민 검증단 대국민 보고회’라는 행사를 열어 김 여사가 대통령과 결혼하기 5년 전인 2007년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에서 받은 디자인학 박사 학위 논문 ‘아바타를 이용한 운세 콘텐트 개발 연구: 애니타 개발과 시장 적용을 중심으로’에 대한 검증을 했다고 한다.
필자도 그 논문이 표절이라고 본다. 그러니 신평 변호사처럼 “김건희식 표절 흔하다”는 물타기식 옹호는 궁색하다. 그러나 수의학 전공자인 우희종 교수가 다시 나서는 것을 보니 이는 ‘학문적 사안’이라기보다는 ‘정치적 사안’임을 누구나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그렇기에 특수 대학원 논문을 두고서 “대한민국 학문 수준” 운운하는 대국민 보고회 참석자들의 분노 가득한 규탄에 함께 분노하기보다는 실소를 짓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대통령 자신이다. “내가 결혼하기 전이라 내 공직과는 무관하고 굳이 문제가 된다면 내가 피해자가 아니겠는가! 그렇다고 지금 나보고 이혼하라는 말이냐” 하는 유머 섞인 한마디면 해결될 일이 점점 커지고 있다. 사(私)가 공(公)이 되고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대통령실은 자기들이 입장을 밝힐 사안은 아니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조선시대 승정원인가 내시부인가? 내시부가 아니라 승정원이고자 한다면 늦지 않게 국민이 납득할 만한 방안을 대통령에게 간언(諫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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