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열전

[이한우의 간신열전] [154] 우는 학(鳴鶴)

bindol 2022. 9. 29. 04:29

[이한우의 간신열전] [154] 우는 학(鳴鶴)

입력 2022.09.29 03:00
 
 

“우는 학[鳴鶴]이 그늘에 있는데 그 새끼가 화합한다. 내가 좋은 술잔이 있으니 내 그대와 함께 나누고 싶다.”

알 듯 모를 듯한 이 말은 ‘주역’ 중부괘(中孚卦) 밑에서 두 번째 양효를 주공(周公)이 말로 풀어낸 것이다. 중부(中孚)란 마음속[中=心]으로 서로 믿는다[孚=信]는 뜻이다. 임금과 신하, 임금과 백성이 서로 믿음을 가질 수 있는 처방을 제시하고 있다.

주공 말을 공자는 이렇게 풀어낸다. “군자가 자기 집에 머물며 그 말을 내는[出言] 바가 좋으면 천리 밖에서도 그것에 호응하는데 하물며 가까이에 있는 사람임에랴. (반대로) 자기 집에 머물며 그 말을 내는 바가 좋지 못하면 천리 밖에서도 멀어져가는데 하물며 가까이에 있는 사람임에랴. (다스리는 자의) 말은 (자기 한) 몸에서 나와 백성에게 가해지며 (다스리는 자의) 행동은 가까운 곳에서 시작돼 먼 곳에서 나타난다. (이처럼) 말과 행동[言行]은 군자의 중추[樞機=中樞]이니 이런 중추가 어떻게 나타나느냐가 바로 영예와 치욕[榮辱](의 갈림)을 주관한다. 말과 행동은 군자가 하늘과 땅을 움직이는 방법이니 조심하지 않아서야 되겠는가?”

 

그런 점에서 민주당과 MBC의 유착 의혹이나 악의적 왜곡은 그것대로 비판받아야겠지만 대통령도 이미 여러 차례 말실수로 마치 함정을 파고 기다리는 듯한 야당에 꼬투리를 제공한 것은 어떤 식으로도 변명할 여지가 없다.

지금 국민은 잘못 비중이 90대10으로 대통령 책임이 작다고 해서 10의 손을 들어주지 않는다. 사소한 잘못들이 자주 민주당에 빌미를 제공해 민생과는 동떨어진 정쟁만 무성한 데 대해 짜증이 나는 것이다.

할묘농란(瞎猫弄卵)이라는 말이 있다. 즉 눈먼 고양이 달걀 어르듯 한다는 말인데 남들은 귀중하게 여기지 않는 것을 저 혼자 귀중하다 여기고 좋아한다는 뜻이다. ‘민생’ 두 글자를 생각한다면 여야 모두 자중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