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에 붕어 없듯 핫도그에 개고기 들어있지 않다는 건 누구나 안다. 그런데 왜 ‘hot dog’라고 할까. 1800년대부터 dog는 소시지와 동의어(synonym for sausage)로 쓰였다. 독일 일부 주민들은 개고기를 먹었는데, 소시지 만들 때 갈아 넣기도 한 데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그들이 소시지와 닥스훈트라는 길쭉한 몸매(elongated figure)의 개를 데리고 미국으로 이주했다.
1901년 뉴욕타임스 삽화 작가가 “닥스훈트 소시지 뜨거울 때(while it is hot) 드세요”라며 행상들이 길거리 호객 하는(tout on the street) 모습을 보게 됐다. 그 장면을 풍자 만화로 전하면서 빵 사이에 소시지 대신 소시지처럼 길쭉한 닥스훈트 개 모습을 그려 넣었는데, 닥스훈트 철자를 몰라 그냥 ‘dog’이라고 쓴 것이 ‘핫도그’로 굳어졌다는 설이 있다.
그렇다면 햄버거는 왜 햄도 없는데 햄버거라고 할까. 독일 Hamburg(함부르크) 지명에서 유래했다는 것이 정설(established theory)이다. 18~19세기 미국으로 집단 이주하기 시작하면서(begin to immigrate en masse) 독일 음식도 유입됐는데, 그중 하나가 저민 고기를 빚어 튀긴 덩어리(fried patties of minced beef)와 잘게 다진 양파(chopped onions)를 달걀·빵가루와 버무린 Hamburg steak였다. 그것을 빵 두 조각 사이에 끼워 먹으면서 ‘Hamburgs’ ‘hamburgers’로 줄어졌다가(be abbreviated) 나중엔 끝의 s도 떨어져 나갔다는 것이다.
지금 모양의 햄버거 시조(始祖)에 대해선 미국 내 의견도 분분하다. 1873년 뉴욕시 레스토랑 메뉴에 처음 등장했다는 설부터 1885년 뉴욕주(州)의 한 형제가 축제 때 처음 빵 사이에 다진 고기 넣은(place ground meat between two slices of bread) 음식을 선보였다는 이야기, 같은 해 위스콘신주의 한 10대 청소년이 고기 완자를 넣어 판 것이 시초라는 말 등이 있다.
비프(beef)버거라는 것이 있다. 햄버거와 차이는 무얼까. 별 차이 없다(be much the same). 고기 패트가 들어있다는 걸 강조한 것일 뿐, 사실상 다른 것이 거의 없다. 햄이 안 들어있어도 햄버거라고 부르듯, 비슷한 형태 버거는 모두 햄버거로 통칭된다(be commonly called).
하지만, 샌드위치와는 구분한다. 빵 두 조각 사이에 이것저것 넣어 먹는 모양새는 비슷하지만, 기원(origin)이 다르다. 샌드위치는 영국에서 생겨났다. 켄트주(州) 샌드위치 가문의 한 백작이 도박에 빠져(be addicted to gambling) 식사하는 것마저 방해된다며(get in the way) 시종에게 빵 조각 사이에 소금 간이 된 고기를 끼워 가져오라고 한 것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그렇게 간편한 음식(convenient dish)이 맛도 괜찮고, 샌드위치 백작이 즐겨먹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됐다(become incredibly popular). 햄버거와 샌드위치의 가장 큰 차이는 내용물보다 빵 종류와 빵을 자른 형태가 다르다는 것이다.
1970년대 우리 대학생들이 미팅할 때 선망하던 최고의 호사(extravagance most envied)는 ‘함박스텍’ 먹는 것이었다. 스테이크가 아니라 잡고기를 다져 뭉쳐 놓은 덩어리였는데, 곁들여 나오는 허여멀건 수프에 이유도 모르면서 후추를 뿌렸고, 건드리기만 해도 바스러지는 ‘스텍’을 구태여 칼로 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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