圖章은 ‘그림[圖]이나 글[章]을 새긴 것’, ‘이름을 새겨 서류에 찍어 증거로 삼는 물건’
圖 章
*그림 도(囗-14, 6급)
*글 장(立-11, 6급)
말을 잘하고 글도 잘 쓰면 오죽 좋으랴만, 그런 사람은 매우 드물다. 그러면 ‘말’과 ‘글’ 가운데 어느 것이 오래 남을까? 먼저 ‘圖章’이란 두 글자를 풀이해 본 다음에 답을 찾아보자.
圖자의 ‘큰 입 구’(口)는 국토의 경계를 나타내고, 그 안에 있는 啚(비)는 ‘행정구획’을 의미하는 鄙(비)자의 본래 글자이다. ‘(나라의) 지도’(a map)가 본뜻인데, ‘그림’(a diagram) ‘꾀하다’(planning) 등으로도 확대 사용됐다.
章자는 ‘설 립’(立)이 부수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立 + 早’의 구조로 잘못 보기 쉽다. 사실은 ‘소리 음’(音)과 ‘열 십’(十)의 구조로 보아야 한다. 음악의 ‘악장’(a movement)이 본래 의미였는데, 시가나 문장의 ‘단락’(a paragraph)이나 ‘법’(a law)을 가리키는 것으로 확대 사용됐다.
圖章은 ‘그림[圖]이나 글[章]을 새긴 것’, ‘이름을 새겨 서류에 찍어 증거로 삼는 물건’을 이른다. 성인이 되면 누구나 도장을 하나 이상 간직한다. 그것이 자신의 운명을 가를 수도 있으니 잘 간수해야 한다.
송나라 때 대문장가였던 소동파(1037-1101)의 아래 명언을 보면 맨 앞에서 제시한 문제의 답을 금방 알 수 있다. ‘말’을 잘못해도 ‘글’을 잘 쓰면 오래가지만, ‘글’은 젬병인데 ‘말’만 잘하면 오래 남지 못한다.
“옛사람이 후세에 명성이 전해지는 까닭은,
그의 말을 글로 남겼기 때문이다.”
古人之所以自表見於後也者, 고인지소이자표현어후야자
以有言語文章也. 이유언어문장야
- 蘇軾.
● 전광진(성균관대 명예교수/속뜻사전 편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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