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 코너

[이규태코너][6679]송로(松露)

bindol 2022. 10. 3. 05:40
[이규태코너][6679]송로(松露) 발행일 : 2005.11.25 / 여론/독자 A30 면
▲ 종이신문보기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송로의 주산지에서는 11월 전후부터 세계적 미식(美食)인 송로의 매매시장이 선다. 나폴레옹이 입었음직한 조끼 차림으로 오른손을 포켓에 넣고 왼손을 아래위로 휘젓는 사나이가 바로 송로를 중개하는 뚜쟁이다. 그 휘젓는 손 높이로 송로를 사려는 사람은 송로 값을 짐작한다고 한다. 해마다 최고의 송로 값은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기 마련인데 올 최고 값은 1㎏당 1억원에 매매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먹는 음식으로 최고의 값이 아닐 수 없으며, 송로 값이 오르면 그 다음해 경기가 좋아지고 주식시장의 장세가 그날로 달라지기에 송로 값을 상승시킨 암묵간의 잠재요인이 돼 온 것이다.

‘검은 다이아몬드’라는 별명이 붙은 이 송로는 서양에서 북해의 철갑상어 알인 캐비아와 수수를 강제 유입시킨 거위간과 더불어 3대 미식으로, 트리플이라 일컬어진다. 네로 황제의 황비(皇妃)가 유럽의 송로는 모조리 징발해서 독식했다는 사랑의 묘약으로 구전된 것도 값이 오른 잠재요인일 것이다. 일본 고대문헌인 ‘본조식감(本朝食鑑)’에 보면, 산속 소나무숲 응달진 토사땅에 나는 속살이 희고 겉이 검은 버섯으로 소나무의 진기가 응어리져 이루어졌다 하여 송로로 불린다고 했다. 맛은 담담하고 향이 있으며 그 향을 멧돼지가 잘 맡는다 하여 저령(??)이라고도 한다 하고, 흔히들 소나무 진이 땅속에 들어가 100년 되어 호박(琥珀)이 되고 호박이 되기 전인 복령(茯?) 상태로 발견된 것이 송로라 하고 소나무와 연관시키는 것은 잘못이라는 설도 있다 했다.

서양 문헌에서는 기원전 5세기 아테네에 송로요리가 등장했고 필로크세노스의 ‘향연’에 보면 송로의 값이 비싸진 이유로 사랑의 묘약으로 분명한 효력이 공인되고 어디에서 왜 생겨나는지를 몰라 채취량이 희귀한 데다 재배가 불가능한 때문이라고 했다. 송로를 찾는 데는 특수하게 사육된 암퇘지의 후각을 이용한다. 질이 나쁜 송로를 먹여 냄새에 익숙하게 길러야 하기에 값비싼 투자가 아닐 수 없으며 그 새끼들은 그 송로 후각을 유전질로 물려받기에 송로 돼지는 족보가 따르고 업적이 부기되어 그에 따라 값이 좌우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