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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태코너]<6646>뷰티 指數

bindol 2022. 10. 4. 08:27
[이규태코너]<6646>뷰티 指數 발행일 : 2005.09.07 / 여론/독자 A3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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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외모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가지며 외모 가꾸기에 돈과 시간을 얼마나 들이는가를 지수로 따져 보았더니 49.76으로 나타났다는 보도가 있었다. 세상 살기가 얼마나 각박한데 외모 가꾸기에 관심이나 시간, 돈을 반이나 소비한다는 것은 놀라운 의식의 변천이 아닐 수 없다.

처녀 시절의 아가씨들 지수라면 몰라도 남녀 49세 장년층까지 포함한 평균치이고 보면 용모를 위해 사는 이상한 세상이 되고 말았다. 왜 이렇게 뷰티 지수가 높아졌을까 따져 보는 것도 무위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두꺼비에게 미모를 물었다 하자. 귀 밑까지 찢어진 입, 돌출한 두 눈, 뒤뚱거리는 복부를 가리킬 것이다. ” 볼테르가 한 말이다. 찰스 다윈도 인간을 포함한 동물에게 미에 대한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 했고 문화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도 ‘슬픈 열대’에서 서양인의 안목으로 예쁘게 본 것이 우스갯거리가 된 사례들을 적고 있다.

한국인도 전통적인 미의 기준만 유지했던들 이다지 과반에 이르는 뷰티지수에까지는 이르지 않았을 것이다. 그 미의 기준이란 삼백(三白)-삼흑(三黑)-삼홍(三紅)이다. 살결·이빨·손은 희어야 하고 눈동자·눈썹·머리칼은 검어야 하며 입술·볼·손톱이 붉으면 구색(九色)미인으로 쳤다. 이것이 남존여비의 심화로 허리나 엉덩이가 작으면 아이 들어설 공간이 없고 유방이 작으면 먹여 키울 자양이 적다 하여 무자상(無子相)으로 미인 기준에서 멀어져 왔다. 광복 후에는 구미(歐美) 미인인 밀로의 비너스가 선망의 기준이 되어 워낙 거리가 있는 몽골로이드인 한국인으로 하여금 황새 따라가는 뱁새 무리가 되게 했다. 곧 사대주의 미인이 한국의 뷰티 지수를 치솟게 했음 직하다.

실학자 최한기(崔漢綺)의 ‘인정(人政)’에 보면 용모는 이목구비만 바르면 되고 그 마음씨나 덕성(德性)으로 사람의 곱고 밉고를 갈라 보는 데 수십 권의 책을 썼을 지경인데, 외모가 사회경쟁력을 지배하고(86%) 성형으로 외모를 바꿔 보겠다(55%)는 사람이 과반이 넘으니 용모를 두고 사람이 얼마나 얄팍해졌는가 실감난다. ‘시경(詩經)’에 강산은 십 년, 인심은 백 년, 인모(人貌)는 천 년에 한 번 바뀐다더니 천 년을 수십 년 속에 압축시킨 뷰티 지수다.

kyoutaele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