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 개최 일시를 2008년 8월 8일 저녁 8시로 정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숫자 징크스에 별나게 집착하는 중국인의 심성이 집약된 택일이 아닐 수 없다. 여덟 팔(八)자가 아래로 퍼져나간 형상이 운수가 새어나간다고 해석하는 문화권과 운수가 갈수록 펴져나간다고 해석하는 문화권이 엇갈려 8수에 대한 징크스가 길흉으로 엇갈리는데 중국의 한족은 개운(開運)으로 보는 대표적인 8자 선호민족이다.
더욱이 8자가 넷이나 겹치는 쓰바르(四八日)는 100년 만에 한 번 돌아오는 대길일이라 하여 지난 88년 8월 8일에 화교들이 많이 사는 싱가포르 홍콩 대만 말레이시아 등지에서는 이날 결혼하면 수복다남을 보장받는다 하여 열달 전에 예식장 예약이 끝났고 그날 8시8분을 차지하는 데는 기만불(幾萬弗)의 웃돈이 붙었다 한다. 결혼뿐 아니라 개업 계약 매매 투자 이사 등도 한두 해 미루거나 앞당겨 이날을 택하는 바람에 혼란이 빚어졌었다.
거미와 문어의 발이 여덟 개라서인지 8자를 안정의 수로 여긴 것은 신화시대 이래의 일이다. 이미 중국신화에 우주는 여덟 기둥이 버틴 것으로 돼있으며 방위도 팔방위(八方位)요 계절도 팔절(八節), 부는 바람도 팔풍(八風), 먹고사는 곡식도 팔곡(八 )이다. 요(堯)임금 이래로 다스리는 땅도 팔주(八洲)요 조선 팔도(八道)도 이 팔자문화에서 예외일 수 없으며 고대 중국정치도 팔정(八政), 팔법(八法), 팔형(八刑)으로 꾸려졌다.
사람의 운명도 팔괘(八卦)로 따져 팔자요, 인륜도 팔덕(八德)이며 지켜야할 계율도 팔계(八戒)다. 미인의 몸은 팔등신(八等身)이고 모든 것에 능하고 통달했을 때 팔달(八達), 경치도 으뜸을 여덟개 골라 팔경(八景)이라 했다. 불교의 꽃인 연꽃이 여덟 잎이요 법륜(法輪)의 수레바퀴도 여덟개며 인도의 우주신인 비쉬누의 팔도 여덟개, 천상의 신좌(神座)를 떠받치고 있는 천사도 여덟 명이다.
베이징 올림픽이 개막하는 이 날 이 시간 중국과 화교문화권은 올림픽 말고도 금세기 굴지의 동시다발 메가톤급 축제가 폭발할 참이니 가관이겠다.
(이규태 kyoutaelee@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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