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인 김의겸 의원이 “지난 7월 20일 새벽 서울 청담동의 고급 바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장관, 김앤장 변호사 30명이 술자리를 했다”는 주장을 했다. 그는 국회 법사위에서 한 장관에게 질문하면서 “경호원도 있었고 3시간 동안 노래 부르고 노는데 ‘동백 아가씨’는 윤석열(대통령)이 했다”는 제보 녹취 파일도 틀었다.
이는 친민주당 성향 유튜브가 같은 날 공개한 내용이었다. 이 유튜브는 정작 그 술집이 어디인지도 대지 못했다. 이를 처음 제보했다는 여성에게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못했다고 했다. 당시 술자리에 있었다는 이세창 전 자유총연맹 총재권한대행과 통화한 내용이라며 공개한 녹음엔 마치 그런 자리가 있었던 것처럼 해석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이씨는 대통령과 이런 식으로 만날 사이도 아니라고 한다. 그는 지금 “허무맹랑한 소리이며 소설”이라 하고 있다.
이 유튜브의 주장은 일반의 상식에 맞지 않는다. 현직 대통령과 법무장관이 변호사 30명과 서울 중심가에 모이는 일부터가 비상식적이다. 인원이 너무 많은 데다 경호로 눈에 띌 수밖에 없고 금방 소문이 퍼졌을 것이다. 변호사 ‘30명’을 통해서도 말이 퍼질 수밖에 없다. 그 로펌은 어이없어한다고 한다. 한 장관은 체질적으로 술을 전혀 못 마시고 술자리에도 잘 가지 않기로 널리 알려져 있다. 국회의원이라면 이 유튜브처럼 상식에 맞지 않아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주장에 대해선 철저히 확인한 뒤 국회에서 질의하는 것이 옳다.
더구나 이 유튜브는 최근 한 장관을 한 달가량 미행하다 적발돼 수사받고 있다. 그 전신인 열린공감TV는 근거 없이 ‘김건희 여사는 접대부’라는 이야기를 만들어 퍼뜨렸다. 이런 전력의 유튜브라면 김 의원은 더 확인해야 마땅했다. 하지만 유튜브 내용을 그대로 받아 폭로했다.
지금 대통령실은 ‘그날 대통령 동선에 그 장소는 없다’며 ‘턱도 없는 얘기’라고 한다. 한 장관은 ‘술집 있다는 장소 반경 1km에도 간 일이 없고 만약 갔으면 모든 것을 다 내놓겠다’고 한다. 그런데 김 의원은 대통령실에서 사과를 요구하자 “확인되지 않은 것이라 질의한 것”이라고 했다. 사람에게 흙탕물을 끼얹고 이런 말을 할 수 있나.
김 의원은 얼마 전에도 한 장관이 야당 여성 의원을 집요하게 쫓아가 악수하는 장면을 연출했다고 비판했지만 사실과 전혀 달랐다. 그는 한 장관이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수사를 위해 미국 검찰을 방문했다고 주장하면서 근거는 하나도 대지 못했다. 그러고도 사과하지 않았다. 이번엔 진위를 명확히 가려 어느 쪽이든 공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칼럼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못믿을 여론조사, 차라리 발표 금지를" 꼭 따져봐야할 이 숫자 (0) | 2022.10.28 |
---|---|
[동서남북] 北 전술핵이 서울 도심에 떨어진다면… (0) | 2022.10.28 |
[정재학 칼럼] 경쟁은 아름다워라 (0) | 2022.10.25 |
[사설]대장동 불법자금 의혹 수사, 정치 실종으로 가선 안 된다 (0) | 2022.10.22 |
[사설] 이번엔 해남 풍력업자 4500배 수익, 文 정권 요지경 어디까지 (0) | 2022.10.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