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코너] 「실버」쓰지않기
노인 아파트를 실버 타운이라하고 노인석을 실버 시트,소리가 큰 노인용 전화를 실버 폰, 노인 봉사자를 실버 보런티어라 하듯이 노인의 대명사가 되고있는 실버란 말을 쓰지말자고 노인단체인 은퇴자협회에서 들고 이러섰다.이유는 이 말이 일본이 만든 왜색 용어로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글레이」나「시니어」로 바꿔쓰는것이 바람직하다고 대안을 냈다.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늙을 노(老)자 쓰는것이 싫어져 이 말 없애는 세계적 풍조속에 머리빛갈이 은색으로 희어지고 지혜를 상징하는「실버」라는 말이 일본에서 생겨났었다.고대 로마에서는 노인을 드폰타니(depontani)라 했는데 노인을 다리에서 떼민다는 뜻으로 옛 노인을 버려죽게했던 기로(棄老) 풍속에서 비롯된 말이다.기독교가 로마에 들어온 후 성서「레위기(記)」에 나오는 노인 존칭인 백관(白冠)으로 바꿔 부르는 풍조가 번졌었다.노인의 하야진 머리를 영광의 관으로 본것이다.
노인을 존대했던 한문 문화권에서 노인 호칭은 긍정적이었다. 공자는 50세를 인간으로써 틀을 갖추었다하여 지명(知命), 60세를 이 세상 사리를 깨쳤다하여 이순(耳順),70세를 어떤 언동도 궤도를 벗어나지않는 나이라하여 종심(從心)이라 했다.「예기(禮記)」에는 50을 머릿색이 쑥색이 된다하여 애년(艾年),60을 손가락만 놀려 부린다하여 지사(指使)라 했고 시인 두보(杜甫)는 70을 옛부터 드물게 맞는 나이라하여 고희(古稀),「회남자(淮南子)」에서는 49세까지는 옳고 그름을 모르던것을 50세에야 비로소 알게 된다하여 50을 지비(知非)라 했다.노인 우대사회인지라 한해라도 일직 노인이 되고싶었던지 40대를 초로(初老)라 했고 50대를 중로(中老) 60대를 기로(耆老)라 했다.
수명이 길어지면서 노인 소리가 듣기싫어지고 특히 50대 60대의 호칭에 민감해진것은 세상이 공통되고있다.고령화가 빠른 이웃 일본에서는 이미 20여년전에 법적 호칭의 개정을 시도 국민으로부터 호칭공모를 하여 50~60대를 인생의 열매를 맺는 나이라하여 실년(實年)으로 자리메김을 했다.우리나라에서도 실버 탈피만 말고 50대 60대 70대호칭을 숙년(熟年) 또는 장년(長年) 존년(尊年)등 탈로(脫老) 호칭으로 법제화했으면 한다.
(kyoutae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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