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대통령실 국감이었다. 문제의 메모를 포착한 인터넷 언론에 따르면 국회 운영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통령실의 이태원 참사 대응을 질타하는 와중에 두 수석이 필담을 나눴다고 한다. 강 의원은 김대기 비서실장을 상대로 “역사가 김대기 비서실장을 소환할 수 있다”는 엄중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었다. 하필 그 타이밍에 “웃기고 있네”라는 메모가 등장한 것이다. 야당 의원의 질의를 조롱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김 수석은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면서도 “강 수석과 다른 사안들로 얘기”하던 중이었다고 해명했다. 서울 한복판에서 15개국 156명의 젊은이가 깔려 죽은 초유의 참사에 대해 대통령실의 책임을 따지는 자리였다. 국민을 대신해 묻는 의원들 질의에 집중을 했어야 하지 않나. 두 수석은 국감장에서 소리 내어 웃다가 수감 태도를 지적받았다고 한다. “이태원 참사에 대한 대통령실 태도를 보여주는 것” “국회 모독이자 국민 모독”이라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됐다.
▷두 수석이 국회 운영위에서 “웃기고 있네”를 썼다 지우는 동안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강남역 인파’ 설화로 뭇매를 맞았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야당 의원이 ‘마약 단속하느라 이태원 경비 경찰이 부족했다’고 지적하자 “강남역 하루 통행 인원이 13만 명이 넘는다”고 답변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내뱉었다 사과하고 주워 담은 “우려할 만한 인파가 아니었다”는 말로 들린다. 사태를 수습하기는커녕 어이없는 실언으로 될 일도 안 되게 하고 사람들 마음에 생채기를 내는 일이 예삿일이 돼 가고 있다.
이진영 논설위원 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