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 코너] 마라톤 남남북녀
운동 선수의 기록은 체격과 체질이 51%의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운동생리학의 상식이라 한다. 기업에서 주(株)의 51%를 차지하면 주인이
되듯이 종목에 따라 체격과 체질은 그만큼 중요하다. 마라톤의 경우
단신단각(短身短脚)이 적성이라고 말한 것은 독일의 운동생리학자
고르라시다. 거기에 맥박수 혈압이 낮고, 폐활량이 크며, 체중이
가벼우며, 배 둘레가 짧은 것도 마라톤의 적성이라 한다. 이상은
한국인이 생리적으로 잘 달리게 돼 있다는 것이 되고, 지정학적 이유에서
형성된 자질도 자주 거론돼 왔다. 예부터 한국에는 말이 귀하고, 따라서
수레가 없어 걸어 다니며 사는 것이 일상화했기로 잘 걷고 잘 달릴
수밖에 없었다. 그뿐만 아니라 국토의 80%가 산이라 높고 낮은 산을
넘나들며 살아야 했기에 걷고 달리는 데 훈련되어 내성이 생기고 생리가
그에 영합했기 때문이다.
음양오행설로 합리화하기도 한다. 중국 문헌인 허신(許愼)의
'설문(說文)'에 동방의 동(東)은 동(動)과 통하기에 동방인은 동(動)의
기운을 받아 잘 움직이고 잘 달린다는 것이다. 실학자 홍대용(洪大容)의
연행록에 중국 아이들 노는데 뛰고 달리는 것을 한번도 볼 수 없었다
하고, 조선 아이들 잘 뛰고 달리는 것은 천성으로 크게 견주어볼 만하다
했다. 이미 후한시대 연나라 모용초(慕容超)는 우리 나라에다 하루에
천리를 달리는 천리인 10명을 청하기도 했다. 예부터 사람을 달리게 하여
통신을 해야 했기에 전문 비각(飛脚)이 양산될 수밖에 없었다. 비각들의
걸음을 가속시키고자 팔을 아프게 죄어 손을 빨리 놀리지않을 수 없게끔
한 봉비(封臂)라는 가속문화까지 생겼었다. 고려때 무신 쿠데타를 일으킨
정중부(鄭仲夫)도 바로 봉비를 한 비각으로 고려시대의 마라토너였다.
중종때 재상 김광준의 종은 9일 걸리는 한양~합천간 900리 길을 하루
300리씩 뛰어 사흘에 주파했고, 한말 각부대신을 역임했던
이용익(李容翊)도 한양~전주 500리 길을 당일에 주파한 비각 출신이다.
마라톤전에서 아테네가 스파르타에 원군을 청하고자 피디피데스라는
비각을 달려 가게 했는데 160㎞를 출발, 이틀 만에 도착했다지만
이용익의 선주(善走)에 비기면 족탈불급이다.
이 한국인 선주설(善走說)을 아시안게임의 북녀(北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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