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진의漢字..

전광진의 '하루한자와 격언'[1268] 販路(판로)

bindol 2022. 11. 22. 05:24

 販 路

*팔 판(貝-11, 3급) 

*길 로(足-13, 6급)

 

물건을 잘 파는 것은 좋아도, ○○을 딴 곳에 팔면 안 된다. 공란에 들어갈 말은? 먼저 ‘販路’란 한자어를 차근차근 뜯어 본 다음에 답을 찾아보자. 

 

販자는 돈을 벌기 위해 싼 것을 비싸게 ‘팔다’(sell)는 뜻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으니 ‘조개=돈 패’(貝)가 의미요소로 쓰였다. 反(되돌릴 반)이 발음요소이므로(참고, 版 널 판) 뜻과 연관 지어봤자 헛수고만 할 뿐이다. 

 

路자는 발로 밟고 가는 바닥, 즉 ‘길’(a way)을 뜻하기 위해서 고안된 것이었으니 ‘발 족’(足)이 의미요소로 쓰였다. 各(각각 각)이 발음요소임은 輅(수레 로)도 마찬가지다. 

 

販路는 ‘물건이 잘 팔리는[販] 길[路]’ 또는 ‘물건을 잘 파는 방안이나 방면’을 이른다. 새로운 제품을 잘 개발했어도 판로를 개척하지 못하면 손해만 본다. 기술 개발 못지않게 수요 예측과 판로 개척이 중요하다. 

 

맨 앞 문제에 대한 답이 들어 있는 명언을 소개해 본다. ‘예기’ 대학편에 나오는 말이다. 답뿐만 아니라 왜 그런지 그 이유까지 소상히 알 수 있다. 

 

“마음을 딴 곳에 팔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고, 먹어도 맛을 모른다.”

 心不在焉, 視而不見, 심부재언 시이불견 

  聽而不聞, 食而不知其味.청이불문 식이부지기미

   - ‘禮記’․ 大學편.

 

● 전광진(성균관대 명예교수/속뜻사전 편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