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한 이래 tbs 교통방송은 국내 최고 수위의 정치 방송국이 되었다. 특정 정파를 대변하고 갈등을 부추겨 성가를 올리던 '딴지일보' 총수가 지금 공영방송 tbs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다.
tbs는 '종합편성'이 아닌 '특수 목적'으로 허가되었고 직원들은 서울시 계약직 공무원이다. 현행 법률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강하게 규정한다. 그래서 의도적인 정파 프로그램 제작은 당연히 범법 행위다. tbs는 서울시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이고, 청취권역은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이다. 제작 책임자인 PD와 기자직은 합쳐 100명이 안 된다. 모바일 교통 정보 검색이 보편화된 오늘날 교통 정보 중심 방송만을 고집할 수 없겠지만 중앙 정치를 논하는 기능은 허가 사항도 아니고 전문성에서도 미칠 수 없다.
계약직 공무원들은 5년마다 재임용 절차를 밟아야 하니 임용권자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래서 안타깝게도 tbs 방송 요원들은 더 이상 프로그램 제작의 주체가 아니고, 정치적 의도로 임명된 간부들과 말꼬리 잡는 것이 주특기인 '예능 정치꾼'들에게 방송 시간을 내주는 무기력한 '방송 제작 기능인'으로 남겨진 듯하다.
본인은 2006년 12월 교통방송본부장(tbs 대표)에 임용되면서 정치 방송을 금지시켰다. 재직하던 5년 동안 중앙 정치 이슈를 다루지 않았고 국회의원이나 정당인이 출연한 적은 없었다. 대신 서울시가 추진하는 정책이나 사업 소개, 생활 정보에 충실하도록 했다. 서울시장이나 시의회 다수당은 4년마다 바뀔 수 있고, 임용권을 무기로 그때마다 강요된 다른 정파의 방송을 해야 한다면 tbs라는 조직과 구성원의 처지는 초라해질 수밖에 없다.
2017년 12월 언론인 연말 모임에서 박 시장을 만난 기회에 간곡하고 분명하게 본인의 의견을 전했었다. "딴지일보가 어떤 시각의 방송을 했든 상관할 바 아니지만 동일한 행태로 공영방송인 tbs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공영성을 망가뜨리는 것은 한순간이지만 그 공영성을 다시 회복하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라고. 하지만 안타깝게도 여전히 tbs가 박원순 시장의 정치적 성취와 문재인 정부의 정파 선전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2011년 박 시장이 취임한 직후 임용된 본인의 후임자는 석 달 만에 보도국장, 기술국장, 심의실장 등 핵심 간부들을 '업무 능력 낙제점'을 주는 편법으로 해임했고 그 빈자리는 박 시장의 정치적 색깔과 의도를 실행할 외부 인사로 채워졌다. 20년 이상씩 봉직하면서 그 지위에 오른 간부들을 업무 능력 낙제점이라는 어이없는 이유로 무더기 해임한 조치에 대해 당시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는 민주당 소속 시의원이 박 시장에게 문제를 제기했었다.
KBS도, MBC도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정권 창출에 기여한 정치 언론인, 노조위원장이 사장에 기용되면서 공영성은 물론 정체성마저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KBS에서는 공개적으로 강한 정치편향성을 표출하던 개그맨이 시사 프로그램을 맡아 노골적인
친북 성향까지 드러내도 방송통신위원회는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대통령 정부 출범 이후 경쟁적으로 진행 중인 방송 언론의 황색화 도미노가 어디에서 끝날지 두렵다.
인쇄 매체는 의견 기사를 통해 보수나 진보를 대변할 수 있다. 하지만 공영의 옷을 걸치고 불특정 다수에게 일방적인 정보를 전하는 전파 매체는 정확·객관·공정이라는 저널리즘의 가치를 지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