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聞column

대검 감찰부장이 SNS에 “한명숙 사건 진상조사 불가피”

bindol 2020. 6. 15. 05:35

한동수

 

현직 대검 감찰부장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 뇌물 수수 사건과 ‘검·언 유착 의혹’ 사건에 대한 개인적 의견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두 사건은 특히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중앙지검 산하 인권감독관과 형사1부에 각각 맡겨 진상조사 및 수사가 진행중인 상황이라 자칫 선입견을 줄 수 있고 조사·수사의 보안, 객관성과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러 사실·기록들 모아지고 있다”
당시 수사팀 징계·입건까지 언급
감찰조직 수장이 보안·공정 훼손
일각 “본업보다 윤석열 견제 치중”

한동수(사진) 감찰부장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글을 올려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 두분 모두 이 사건들을 사심없이 바라보고 있음을 믿고 싶다”며 “감찰부장으로서 담당·처리 중인 채널A 사건, 한 전 총리 민원 사건과 관련한 여러 사실과 기록들이 모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한 전 총리 사건은 이미 사회적 이목을 끄는 사건이 돼 진상 조사가 불가피하다”며 “정치 쟁점화해 진상 규명이 지연·표류하지 않게 하려면 사건의 과정(방법)과 결과(처리방향)를 명확히 구분해 결과를 예단하지 말고 오로지 사건의 과정에 초점을 맞춰 논의하고 처리하는 게 필요할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대검 감찰부는 징계, 사무감사 업무 외에도 수사권을 갖고 있다. 비위 조사 중 수사로 전환해 각종 영장청구, 공소제기를 할 수 있다”고도 적었다.

검찰 내에서는 즉각 “감찰은 보안과 공정성이 생명인데 감찰부장이 소셜미디어에 이런 글을 올리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한 간부급 검사는 “한명숙 사건과 관련해 ‘사실과 기록이 모아지고 있고 진상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언급은 기록 검토 결과 당시 수사가 잘못됐고 수사팀이 부당 수사를 했다고 제3자가 오인하게 할 소지가 있다”며 “감찰조직의 장으로서 보안은 물론이고 중립성에 대한 개념이 있는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검사는 “한 부장의 글대로라면 감찰이 실제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는 비공개 사항을 공개한 셈”이라며 “여권 인사들이 그의 글을 공유·인용·생산하는 등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걸 본인만 모르는는 것 같다”라고 꼬집었다.

대검 감찰부의 징계권·수사전환권 보유 언급과 관련해선 한 전 총리 사건 진상조사를 대검 감찰부가 아니라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과 대검 인권수사자문관 등 3명으로 구성된 전담팀에 맡긴 윤석열 검찰총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미 확정판결이 난 사건에 대해 재심이나 (사건 관련자에 대한) 형사입건, 징계 가능성 등을 구체적으로 거론한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해 10월 임명된 한 부장은 판사 출신이다.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했다.

앞서 한 부장은 지난 4월에도 채널A와 현직 검사장 간의 유착 의혹에 대한 감찰 착수를 윤 총장에게 문자메시지로 통보했다가 “대검 감찰 규정을 위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검찰 일각에서는 “한 부장이 본업인 감찰보다 윤 총장 견제에 더 치중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대검 감찰부장이 SNS에 “한명숙 사건 진상조사 불가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