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대만 중앙연구원의 후스(胡適) 기념관을 찾았다. 그곳 기념품점에서 후스의 친필 엽서를 몇 장 구입했다. 그중 한 장은 그 후 내 책장 앞쪽에 줄곧 세워져 있다.
명나라 구곤호(瞿昆湖)가 쓴 '작문요결'을 보니 이런 대목이 있다. "글쓰기의 방법은 다만 소심(小心)과 방담(放膽)이란 두 가지 실마리에 달려 있다. 이때 소심은 꼭 붙들어 놓지 않는 것이 아니다. 만약 아등바등 붙드는 것이라면 솔개가 날고 물고기가 뛰는 활발한 의사를 얻는 데 방해가 된다. 방담은 제멋대로 함부로 구는 것이 아니다. 만약 멋대로 아무렇게나 하는 것이라면 절도가 없고 방탕해서 못하는 짓이 없게 된다. 본 것이 광대한 뒤라야 능히 세세한 데로 들어갈 수가 있다. 소심은 방담한 곳을 통해 수습되고 방담은 소심한 곳을 통해 확충된다. 선배의 글은 대충 보면 우주를 포괄한 듯 드넓어도 찬찬히 점검해보면 글자마다 하나도 어김없이 꼭 맞아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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