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선생의 서예전 도록을 보는데 명말(明末) 최선(崔銑)이 왕양명(王陽明)에게 주었다는 처세훈이 새삼 눈에 띈다. 경주 최부자 댁의 가훈이기도 하다는 설명이 덧붙었다. 선생의 번역에 따라 옮기면 이렇다. '스스로는 세속에 집착하지 않고, 남에게는 온화하고 부드럽게. 일을 당하면 단호하고 결단성 있게, 평소에는 맑고 잔잔하게. 뜻을 이루면 들뜨지 말고 담담하게, 뜻을 못 이루어도 좌절 없이 태연하게(自處超然, 處人譪然. 有事斬然, 無事澄然. 得意澹然, 失意泰然).'
청말 좌종당(左宗棠)이 무석매원(無錫梅園) 기둥에 썼다는 대련 여섯 구도 함께 실렸다. 역시 선생의 번역에 따라 소개한다. '소원은 높게 갖고 구하며, 연분은 뜨겁지 않게 맺고, 복은 과욕하지 않는다. 높은 곳을 골라 서고, 평평한 곳에 앉으며, 넓은 곳으로 향해 간다(發上等願, 結中等緣, 享下等福, 擇 高處立, 就平處坐, 向寬處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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