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은 백련사에 새 주지로 온 혜장을 신분을 감추고 찾아가서 만났다. 처음 만난 혜장은 꾸밀 줄 모르고 진솔했지만 거칠었다. 다산은 그런 그가 퍽 마음에 들었다. 이후 두 사람은 의기투합해서 자주 만나 학문의 대화를 이어갔다. 다산 정약용
다시 건너뛰어 읽는다. "사람을 대하기가 가장 어려우니, 헐뜯는 말 여기에서 들끓는다네. 근엄하면 오만하다 의심을 하고, 우스갯말을 하면 얕본다 하지. 눈이 둔해 옛 알던 이 기억하지 못하면, 모두들 교만하다 얘기를 하네. 말에서 안 내렸다 까탈을 잡고, 불러도 대답 없다 성을 내누나(接物最費力, 毁言此沸騰. 色莊必疑亢, 語詼期云陵. 眼鈍不記舊, 皆謂志驕矜. 咎因騎不下, 怒在呯不譍)." 비방은 일거수일투족에 따라다닌다. 앉는 데마다 가시방석이요, 도처에 실족을 기다리는 눈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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