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병법'에 "적이 쳐들어오지 않을 것을 믿지 말고, 내가 대비함이 있음을 믿으라(無恃其不來, 恃我有以待之)"고 했다. 설마 무슨 일이 있으려고 하는 마음을 버리라는 뜻이다. '주역'에서는 "서리가 내리면 단단한 얼음이 언다(履霜堅氷至)"고 했고, "뽕나무 뿌리에 얽어맨다(繫于苞桑)"고도 했다. 조짐을 보고 큰일이 닥치기 전에 방비를 단단히 하라는 말이다.
1425년 변계량(卞季良)이 '화산별곡(華山別曲)'을 지었다. "긴 염려로 돌아보아, 편안할 때 위태로움 잊지 않으니, 아! 미리 대비하는 모습 그 어떠합니까? 천재(天災)를 두려워하고, 사람의 궁함 근심하여, 제사를 삼가 받드네. 충직한 이 등용하고, 간사한 자 물리치며, 형벌을 신중히 해, 옛일 살펴 지금 논해, 밤낮으로 잘 다스려, 날마다 날마다 삼가니, 아! 안일함이 없는 모습 그 어떠합니까(長慮郤顧, 安不忘危, 偉預備景其何如. 懼天災, 悶人窮, 克謹祀事. 進忠直, 退姦邪, 欽恤刑罰. 考古論今, 夙夜圖治, 日愼一日, 偉無逸景其何如)." 이른바 경기체가에 속하는 작품이다. 세종이 그가 올린 시를 받고는 악부(樂部)에 내려보내 나라 잔치 때 노랫말로 쓰게 했다.
1478년 성종이 나라의 기쁜 일로 신하들에게 술과 음악을 하사하며 "태평한 오늘은 취해도 무방하니(昇平今日醉無妨)"라는 구절을 함께 내렸다. 예조 판서 이승소(李承召)가 세 구절을 채워 다시 올렸다. "고기와 물 기뻐하며 한자리서 함께하네. 위태로움 잊지 않음은 옛사람의 경계거니, 왕업이 굳은 뿌리에 매여 있음을 되새기리(魚水相歡共一堂. 安不忘危古所戒, 更思王業繫苞桑)." 임금은 기쁜 날 마음껏 즐기라고 덕담했고, 신하는 즐거워도 안불망위(安不忘危)의 가르침을 잊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안불망위는 주역 '계사전(繫辭傳)'에 나오는 말이다. "군자는 편안할 때 위태로움을 잊지 않고, 지녔을 때 없을 때를 잊지 않으며, 다스려질 때 어지러울 때를 잊지 않는다. 이 때문에 그 몸은 편안하고 나라를 보존할 수가 있다(君子安而不忘危, 存而不忘亡, 治而不忘亂, 是以身安而國家可保也)." 지금은 하물며 위태로운 때이니 어찌 편안함을 생각할 수 있겠는가? 모두 한뜻으로 힘을 모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