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別曲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04] 중국의 요즘 꿈자리

bindol 2020. 8. 28. 03:53

꿈에서 나비로 날아오른 장자(莊子)의 이야기는 유명하다. 보통 호접몽(胡蝶夢)으로 적는다. 장자가 나비 꿈을 꾼 것인지, 아니면 나비가 장자로 변한 꿈을 꿨는지 헛갈리는 상황을 적었다. 사물과 나의 구별이 없는 물아일체(物我一體)의 경계를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달리 보자면 꿈과 현실을 잘 분간하지 못하는 경우이기도 하다. 그런 꿈자리의 일은 흔히 몽경(夢境)이라고 적는다. 꿈을 꾸는 잠자리는 몽매(夢寐)다. 깊이 잠들어 단꿈을 꾸면 감몽(酣夢)이다. 좋은 조짐을 주는 길몽(吉夢)도 있다.

 

그 반대는 악몽(惡夢)이다. 불길한 꿈이다. 흉몽(凶夢)이라고도 한다. 이에 보통 따르는 것이 잠꼬대다. 한자로는 몽예(夢囈)라고 적기도 한다. 가위눌림도 벌어진다. 우리 용례는 흔치 않지만 몽염(夢魘)이라고 적는다.

꿈의 내용을 풀어보려는 노력은 해몽(解夢)이다. 꿈에서 곰을 보면 귀한 자식을 얻는다는 몽웅(夢熊)이 대표적이다. 몽일(夢日)이나 몽월(夢月)은 꿈에서 해나 달을 보는 경우다. 역시 귀한 자식 얻는 꿈이다. 그러나 대개는 꿈같은 생각인 몽상(夢想)이다.

춘몽(春夢)은 '봄에 꾸는 꿈'이 직역이지만 속뜻은 덧없이 흘러가는 인생을 가리킨다. 부귀(富貴)와 영화(榮華)를 그렸던 남가일몽(南柯一夢), 한단몽(邯鄲夢), 황량몽(黃粱夢)이 대개 다 봄에 꾸는 한바탕의 꿈인 일장춘몽(一場春夢)이다.

 


'중국 꿈(中國夢)'은 공산당 지도부가 8년 전 천명한 강대국의 꿈이다. 그러나 본래 의도한 대로 일은 풀리지 않는 모양새다. 미국의 깊어진 경계감에 따른 압박과 제재가 집요해지고 있을 뿐이다.

"밤은 길어지고 꿈은 많아지다(夜長夢多)"라는 중국 속언이 있다. 해결이 자꾸 미뤄져 뭔가 불리해지는 상황을 가리킨다. 같은 꿈을 거듭 꾸고 있을지는 몰라도, 중국이 이번에 맞닥뜨린 '밤'은 더 깊고 어두워지는 듯하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8/27/202008270477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