儒林(유림) 한자이야기

[儒林속 한자이야기] (24)

bindol 2020. 9. 13. 05:17

[儒林속 한자이야기] (24)

 

유림108에 斷崖(厓와 같은 자)가 나온다.繼(이을 계)의 반대 의미를 지닌 斷은 돌도끼를 본뜬 斤(도끼 근)과 나머지 부분(왼쪽)으로 구성되었다.왼쪽 부분은 베틀의 한 부속품인 ‘북’ 또는 두 개의 실타래 모양을 본뜬 것이라는 두 설(說)이 있다.斤이 들어간 한자는 음이 劤(힘 근),芹(미나리 근),近(가까울 근)처럼 ‘근’인 경우가 있는가 하면,斥(물리칠 척),新(새로울 신)처럼 뜻만 도끼와 관련된 경우도 있다.베틀과 관련된 다음 일화는 학업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으로 잘 알려져 있다.맹자가 어렸을 때 유학을 갔다가 학업을 중단하고 집으로 돌아왔다.맹자 어머니가 베를 짜고 있다가 “학문이 어느 정도 이루어졌느냐?”라고 물었다.맹자가 “전과 같습니다.”라고 말하자 어머니는 짜고 있던 베를 칼로 끊어 버렸다.맹자가 그 이유를 묻자 “네가 중도에 학문을 그만두는 것은 내가 이렇게 베를 짜다가 끊어 버리는 것과 같다.”라고 했다.이에 맹자가 밤낮으로 부지런히 공부하며 子思를 스승으로 섬겨 마침내 天下의 名儒(명유:유명한 유학자)가 되었다.여기서 유래된 말이 孟母斷機(맹모단기),또는 斷機之戒(단기지계)이다.

교육과 관련한 맹자 어머니의 유명한 또 다른 일화가 孟母三遷之敎(맹모삼천지교)이다.맹자는 어렸을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기에 어려서부터 어머니와 함께 살았다.그런데 공동묘지 근처에 살다 보니 장사 지내는 장면을 흉내내며 놀았다.이에 맹자의 어머니는 환경을 바꾸기 위해 시장 근처로 이사했다.이번에는 맹자가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상인들의 흉내를 내며 노는 것이었다.이에 孟母(맹모)는 다시 서당 근처로 이사하니 맹자가 글 읽는 것이나 제사 지낼 때의 禮法(예법)을 흉내내며 놀기에 그곳에 머물러 살았다고 한다.

사람은 신경을 많이 쓰거나 심리적으로 괴로우면 腸(창자 장)이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창자가 끊어질 듯한 슬픔이나 괴로움 또는 자식이나 남편을 잃은 부녀자의 애끊는 심정을 斷腸(단장)이라 표현하는데 이는 다음 일화에서 유래되었다.

東晉(동진)때의 장군 환온(桓溫)이 蜀(촉)나라를 공격하기 위해 長江(장강)의 三峽(삼협)을 지날 때 군졸 한 명이 원숭이 새끼를 잡아 배에 올랐다.이를 본 어미 원숭이가 미친 듯 울부짖으며 강변으로 100여리나 쫓아와 배가 峽谷(협곡)에 들어서는 순간 배에 뛰어들더니 헐떡이다가 죽고 말았다.군졸들이 죽은 원숭이의 배를 갈라 보니 창자가 마디마디 끊어져 있었다고 한다.

厓(언덕·낭떠러지 애)는 산기슭( )과 흙이 겹겹이 쌓인 모양(圭)이 합해져 이루어졌다.厓가 들어간 한자는 涯(물가 애), (막을 애), (대그릇 애)처럼 음은 ‘애’이고,厓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이 뜻이 된다.

언덕은 양쪽을 나누는 기준의 의미로도 사용된다.그래서 불교에서는 生死(생사:삶과 죽음)를 바다에 비유하여 번뇌의 이승을 此岸(차안)이라 하고,이승의 번뇌를 해탈하여 涅槃(열반)의 淨土(정토)나 그 세계에 도달하는 경지를 到彼岸(도피안),즉 彼岸(피안)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