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化被草木하고 [36] 賴及萬方이라
[35] 化被草木하고 : 덕화가 풀과 나무에도 입혀지고
[36] 賴及萬方이라 : 힘입음이 만방(온 천하)에 미친다.
化(될 화) 被(입을 피) 草(풀 초) 木(나무 목)
賴(힘입을 뢰) 及(미칠 급) 萬(일만 만) 方(모 방)
[35] 化被草木하고 : 덕화가 풀과 나무에도 입혀지고
極其中和하여 雨暘時若이면 則草木無知而霑被仁化라 詩之美周家曰 周王仁厚하여 澤及草木者 是也라
그 중화(中和)를 지극히 하여 비오고 해 뜨는 것이 제때에 맞게 되면 무지(無知)한 초목(草木)들도 인(仁)의 교화를 입게 된다. 「시경(詩經)」에 주(周)나라 왕실을 찬미하여 이르기를 “주왕(周王)이 인자하고 후덕하여 은택이 초목에 미쳤다.”한 것이 이것이다.
[36] 賴及萬方이라 : 힘입음이 만방(온 천하)에 미친다.
如保赤子하여 仁恩覃敷하면 則萬方至廣而罔不永賴라 書之稱夏后曰 烝民乃粒하여 萬方作乂者 是也라
적자(赤子:갓난아기)를 보호하듯이 백성을 아껴 인덕(仁德)과 은택(恩澤)이 널리 퍼지면 만방(萬方:萬國)이 지극히 넓지만 영원히 의뢰하지 않음이 없게 된다. 「서경(書經)」≪익직(益稷)≫에 하후(夏后:禹王)을 칭찬하여 이르기를 “백성이 곡식을 먹어 만방(萬方)이 다스려졌다.”한 것이 이것이다.
[해설]
앞에서 이른 鳴鳳在樹, 白駒食場의 구절을 연계한 것으로 성인(성군)의 덕화가 이름 모를 풀과 나무까지도 입혀지고 온 세상이 그 덕화에 힘입지 않음이 없음을 말하고 있다.
化被라는 것은 감화된다, 덕화를 입는다, 교화를 입는다는 말처럼 모두가 그대로 잘 따른다는 뜻이다. 성인의 德化가 초목에까지 입혀진다는 것은 초목들까지도 무성하게 잘 자란다는 말인데, 정치를 잘못하는 나라를 보면 첫째로 治山을 제대로 하지 못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독산(禿山) 즉 민둥산이 되어 산이 모두 사람 머리 벗어지듯 다 헐벗겨진다. 그러나 정치를 잘하는 나라는 治山을 잘하여 수목이 울창하므로 공기가 맑고 풍경이 아름답다. 이렇게 성스러운 인군이 정치를 잘하면 그 덕화가 단지 사람에게만 입혀지는 것이 아니라 초목금수(草木禽獸)의 미물에까지 입혀진다.
주역의 風澤中孚괘에도 '信及豚魚(신급돈어)'라고 하여 中孚(속으로 미덥게 믿음)한 믿음이 豚魚(돈어) 즉 돼지나 물고기까지 미치게 된다고 하였다.
賴及이란 덕화에 힘입음이 만방에까지 미친다는 뜻이다. 化被草木은 안짝이고 賴及萬方은 바깥짝인데 韻字는 이응받침의 운인 方이다.
앞의 구절들과 묶어 풀이해보면 정치를 잘하니까 먼데나 가까운 곳이나 막론하고 다 한 몸을 이루는 遐邇壹體, 가족들을 모두 이끌고 임금의 손이 되고자 찾아오는 率賓歸王, 길조인 봉황새가 여기저기 나무 위에서 즐겁게 울고 있는 鳴鳳在樹, 깨끗한 흰 망아지들이 모두 마당에서 즐겁게 풀을 뜯고 있는 白駒食場, 나아가 성군의 덕화가 초목까지도 입게 되어 무성하고 울창하게 자라는 化被草木, 그 힘입음이 천하만방에까지도 미치게 되었다는 賴及萬方까지 한 흐름이다.
주역의 계사전에는 "화해서 마름질함을 변이라고 이른다(化而裁之 謂之變)"고 하였다. 또 "한번은 음이 되고 한번은 양이 되는 것이 도이다(一陰一陽之謂道)"고 하였는데, 이는 태극의 도가 음양으로 변화(變化)함을 말한다. 즉 양이 되어나가는 과정은 變이고, 음이 되어나가는 과정은 化로서 양이 늘어나는 오전(선천)의 때는 變이 되고 음이 늘어나는 오후(후천)의 때는 化가 된다. 이 化는 다시 變을 낳아 끝없이 순환하니, 만물의 생성법도가 모두 음양변화에 따르는 것이다.
음양의 변화를 陰變陽化(음변양화)라고도 하는데, 음이 극하면 양으로 변하고 양이 극하면 음으로 화함을 말한다.
[참고]
1. 賴는 '묶을 속(束)'에다 '질 부(負)'를 보태어 나뭇짐을 끈으로 묶어 등에 짊어짐을 말한다. 묶지 않으면 무거운 짐을 들 수 없고 빨리 갈 수 없으므로 다른 사람의 도움에 힘입어 무거운 짐을 감당해낸다는 뜻에서 의지한다, 힘입는다는 뜻이 나온다. 束은 나무를 묶어 놓은 모습이고 負는 사람(人)이 재화(貝)를 짊어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2. 方은 또한 사방으로 각진 모를 가리키므로 일정한 경계로 구분하여 위치를 나눈 방위를 뜻하기도 한다. 하늘은 본시 둥글고 끝없이 운행하는 상이므로 그 덕을 둥글다 하고 땅은 사방으로 분획되고 고요히 안정하는 상이므로 그 덕을 모나다고 한다(天圓地方, 天動地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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