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字文 工夫

[35] 化被草木하고 [36] 賴及萬方이라

bindol 2020. 11. 11. 09:29

[35] 化被草木하고 [36] 賴及萬方이라

 

[35] 化被草木하고 : 덕화가 풀과 나무에도 입혀지고

[36] 賴及萬方이라 : 힘입음이 만방(온 천하)에 미친다.

 

(될 화) (입을 피) (풀 초) (나무 목)

(힘입을 뢰) (미칠 급) (일만 만) (모 방)

 

[35] 化被草木하고 : 덕화가 풀과 나무에도 입혀지고

極其中和하여 雨暘時若이면 則草木無知而霑被仁化詩之美周家曰 周王仁厚하여 澤及草木者 是也

그 중화(中和)를 지극히 하여 비오고 해 뜨는 것이 제때에 맞게 되면 무지(無知)한 초목(草木)들도 인()의 교화를 입게 된다. 시경(詩經)에 주()나라 왕실을 찬미하여 이르기를 주왕(周王)이 인자하고 후덕하여 은택이 초목에 미쳤다.”한 것이 이것이다.

 

[36] 賴及萬方이라 : 힘입음이 만방(온 천하)에 미친다.

如保赤子하여 仁恩覃敷하면 則萬方至廣而罔不永賴書之稱夏后曰 烝民乃粒하여 萬方作乂者 是也

적자(赤子:갓난아기)를 보호하듯이 백성을 아껴 인덕(仁德)과 은택(恩澤)이 널리 퍼지면 만방(萬方:萬國)이 지극히 넓지만 영원히 의뢰하지 않음이 없게 된다. 서경(書經)」≪익직(益稷)에 하후(夏后:禹王)을 칭찬하여 이르기를 백성이 곡식을 먹어 만방(萬方)이 다스려졌다.”한 것이 이것이다.

 

[해설]

앞에서 이른 鳴鳳在樹, 白駒食場의 구절을 연계한 것으로 성인(성군)의 덕화가 이름 모를 풀과 나무까지도 입혀지고 온 세상이 그 덕화에 힘입지 않음이 없음을 말하고 있다.

化被라는 것은 감화된다, 덕화를 입는다, 교화를 입는다는 말처럼 모두가 그대로 잘 따른다는 뜻이다. 성인의 德化가 초목에까지 입혀진다는 것은 초목들까지도 무성하게 잘 자란다는 말인데, 정치를 잘못하는 나라를 보면 첫째로 治山을 제대로 하지 못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독산(禿山) 즉 민둥산이 되어 산이 모두 사람 머리 벗어지듯 다 헐벗겨진다. 그러나 정치를 잘하는 나라는 治山을 잘하여 수목이 울창하므로 공기가 맑고 풍경이 아름답다. 이렇게 성스러운 인군이 정치를 잘하면 그 덕화가 단지 사람에게만 입혀지는 것이 아니라 초목금수(草木禽獸)의 미물에까지 입혀진다.

주역의 風澤中孚괘에도 '信及豚魚(신급돈어)'라고 하여 中孚(속으로 미덥게 믿음)한 믿음이 豚魚(돈어) 즉 돼지나 물고기까지 미치게 된다고 하였다.

賴及이란 덕화에 힘입음이 만방에까지 미친다는 뜻이다. 化被草木은 안짝이고 賴及萬方은 바깥짝인데 韻字는 이응받침의 운인 이다.

앞의 구절들과 묶어 풀이해보면 정치를 잘하니까 먼데나 가까운 곳이나 막론하고 다 한 몸을 이루는 遐邇壹體, 가족들을 모두 이끌고 임금의 손이 되고자 찾아오는 率賓歸王, 길조인 봉황새가 여기저기 나무 위에서 즐겁게 울고 있는 鳴鳳在樹, 깨끗한 흰 망아지들이 모두 마당에서 즐겁게 풀을 뜯고 있는 白駒食場, 나아가 성군의 덕화가 초목까지도 입게 되어 무성하고 울창하게 자라는 化被草木, 그 힘입음이 천하만방에까지도 미치게 되었다는 賴及萬方까지 한 흐름이다.

주역의 계사전에는 "화해서 마름질함을 변이라고 이른다(化而裁之 謂之變)"고 하였다. "한번은 음이 되고 한번은 양이 되는 것이 도이다(一陰一陽之謂道)"고 하였는데, 이는 태극의 도가 음양으로 변화(變化)함을 말한다. 즉 양이 되어나가는 과정은 이고, 음이 되어나가는 과정은 로서 양이 늘어나는 오전(선천)의 때는 이 되고 음이 늘어나는 오후(후천)의 때는 가 된다. 는 다시 을 낳아 끝없이 순환하니, 만물의 생성법도가 모두 음양변화에 따르는 것이다.

음양의 변화를 陰變陽化(음변양화)라고도 하는데, 음이 극하면 양으로 변하고 양이 극하면 음으로 화함을 말한다.

[참고]

1. '묶을 속()'에다 '질 부()'를 보태어 나뭇짐을 끈으로 묶어 등에 짊어짐을 말한다. 묶지 않으면 무거운 짐을 들 수 없고 빨리 갈 수 없으므로 다른 사람의 도움에 힘입어 무거운 짐을 감당해낸다는 뜻에서 의지한다, 힘입는다는 뜻이 나온다. 은 나무를 묶어 놓은 모습이고 는 사람()이 재화()를 짊어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2. 은 또한 사방으로 각진 모를 가리키므로 일정한 경계로 구분하여 위치를 나눈 방위를 뜻하기도 한다. 하늘은 본시 둥글고 끝없이 운행하는 상이므로 그 덕을 둥글다 하고 땅은 사방으로 분획되고 고요히 안정하는 상이므로 그 덕을 모나다고 한다(天圓地方, 天動地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