蓋此身髮 四大五常
【本文】
蓋此身髮 四大五常 개차신발 사대오상
이 몸과 사지(四肢)와 터럭과 살은 무릇
사대(四大)로 이뤄지고 오상(五常)의 도가 있다.
【훈음(訓音)】
蓋 덮을 개 此 이 차 身 몸 신 髮 머리 발
四 넉 사 大 큰 대 五 다섯 오 常 항상 상
【해설(解說)】
제4장에서는 인륜(人倫)에 대하여 알아보는 장입니다. 부모로부터 받은 이 몸을 감히 헐어 상하지 않게 하는 것이 효의 시작이라 한 것으로부터 오상(五常)의 도리, 부모의 은혜, 여자의 절개와 남자의 재량, 허물고치기, 얻은 도를 잊지 않음, 자만에 대한 경계, 신의와 기량, 선악의 동화 등에 대하여 다루어집니다. 蓋此身髮(개차신발)이 몸과 사지(四肢)와 터럭과 살은 무릇 四大五常(사대오상) 사대(四大)로 이뤄지고 오상(五常)의 도가 있다. 蓋此身髮(개차신발)의 개(蓋)는 원래 지붕을 이어 덮는 것을 말합니다. 이엉 덮개를 말합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그런 뜻이 아니라 추측 상상하는 말인 '대개' '무릇'이라는 뜻으로 쓰였습니다. 차(此)는 '이'라는 뜻이니 설명할 것도 없습니다. 신발(身髮)은 몸과 터럭을 말하지만 원래 신체발부(身體髮膚)의 약어(略語)입니다.
요즘 TV나 인터넷상에서 말하는 것을 보면 무슨 말인지 모를 신조어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까도남' '깜놀' '엄친아' 등의 말이 있는데 알고 보니 까도남은 '까칠한 도시 남자', 깜놀은 '깜짝 놀랐다', 엄친아는 '엄마 친구의 아들'이란 뜻이라네요. 요즘 이렇게 줄인 말이 유행하는데 옛날에도 긴 말은 줄여 쓰는 경향이 많았습니다.
신발(身髮)은 신체발부(身體髮膚)의 약어라 했는데 이 말은 《효경(孝經)》에
나오는 말로 많이 익숙하실 것입니다. 효경에 이르되, "신체발부 수지부모 불감훼상 효지시야(身體髮膚 受之父母 不敢毁傷 孝之始也)"라 했습니다. 이는 "몸과 사지와 터럭과 피부는 부모에게서 받은 것이니 감히 헐어 다치지 않게 하는 것이 효의 시작이다."라는 뜻입니다. 이는 부모로부터 받은 이 몸을 다치지 않게 잘 보전하는 것이 효의 첫걸음이라는 뜻입니다. 자식이 털끝 하나라도 다치면 부모의 마음은 아프기 때문에 심려(心慮)를 끼쳐드리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유가적(儒家的)인 효는 우선 걱정을 끼치지 않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입신양명(立身揚名)하여 부모의 마음을 흔덥게 해드리는 것이 효의 마침이라 했습니다. 효는 백행(百行)의 근본입니다. 효를 행하지 않는 사람이 충(忠)을 행하겠습니까 인(仁)을 행하겠습니까?
개차신발(蓋此身髮)은 '무릇 이 몸과 사지(四肢)와 터럭과 살은'의 뜻이 되겠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사대(四大)로 이루어졌고 또한 오상(五常)이 있다.'는 것입니다.
사대오상(四大五常). 사대(四大)는 불교용어에서 나온 것입니다. 불교에서는 몸을 이루고 있는 요소로 사대(四大)를 말하는데 천자문에서 이 말을 그대로 받아 쓰고 있음을 봅니다. 후한시대에 들어온 불교가 지식층에 확산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대(四大)란 지(地)ㆍ수(水)ㆍ화(火)ㆍ풍(風)을 말하는데 지(地)는 골육(骨肉)이 되고, 수(水)는 혈맥(血脈)이 되고, 화(火)는 따뜻한 기운이 되고, 풍(風)은 움직이는 성품이 된다고 풀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몸이 흩어질 때 육신의 뼈와 살갗 등은 대지의 흙으로 돌아가고, 육신의 피와 수분은 물이 되어 돌아가고, 육신의 체온은 열기로 돌아가고, 육신을 움직였던 동력은 바람으로 돌아간다 하였습니다.
사대(四大)는 또 견고성(堅固性)ㆍ습윤성(濕潤性)ㆍ온난성(溫暖性)ㆍ유동성(流動性)으로 풀이 하고 있습니다. 이는 지대(地大)는 땅(흙)의 본성으로서 단단함ㆍ거침ㆍ무거움ㆍ부드러움ㆍ매끄러움ㆍ가벼움 등도 포함됩니다. 수대(水大)는 물의 본성으로서 흐름ㆍ응집ㆍ접착ㆍ습함ㆍ침투 등의 특성을 지니며, 화대(火大)는 불의 본성으로 열기ㆍ따뜻함ㆍ차가움ㆍ기화ㆍ숙성ㆍ노쇠ㆍ소멸
등의 특성을 지닙니다. 또한 풍대(風大)는 바람의 본성으로 움직임ㆍ지탱ㆍ에너지ㆍ긴장 등의 특성을 지닙니다.
사대(四大)에는 불교적인 것 말고도 도가적인 것이 있는데 네 가지 큰 것이란 도(道)ㆍ천(天)ㆍ지(地)ㆍ인(人)을 말하기도 하고, 천(天)ㆍ지(地)ㆍ군(君)ㆍ친(親)을 말하기도 하는데 천자문의 사대는 불가의 사대를 말한다 할 것입니다.
오상(五常)은 다섯 가지 떳떳한 도리이니 그것은 인(仁)ㆍ의(義)ㆍ예(禮)ㆍ지
(智)ㆍ신(信)을 말합니다. 《한서(漢書)》동중서전(董仲舒傳)에 "인(仁)ㆍ의(義)ㆍ예(禮)ㆍ지(智)ㆍ신(信)은 오상(五常)의 도리이니 임금된 자는 마땅히 이것을 닦아나가야 한다." 고 한 이래로 삼강오륜(三綱五倫)과 더불어 유가의 윤리의 덕목이 되었습니다.
인(仁)은 유교에서 가장 중시하는 덕목으로 남을 자애롭게 사랑하는 어진 마음을 뜻합니다. 의(義)는 사람으로서 정도(正道)를 행하는 일을 말합니다.
예(禮)는 사회의 질서유지를 위해 만들어진 윤리규범으로 사람으로서 갖추어 야 할 예의범절을 말합니다. 지(智)는 시비(是非)를 가리는 지혜를 말합니다.
신(信)은 진실하여 거짓이 없는 것을 말합니다. 이 다섯 가지 떳떳한 도리는 사람으로서 마땅히 갖추어야할 상도(常道)입니다.
참고로 불교는 오상(五常)에 대응하는 덕목으로 오계(五戒)가 있습니다. 이 를 유가적으로 대응해 보면, 불살생계(不殺生戒)는 인(仁), 불투도계(不偸盜戒)는 의(義), 불사음계(不邪婬戒)는 예(禮), 불음주계(不飮酒戒)는 지(智), 불망어계(不妄語戒)는 신(信)으로 대응됩니다. 그러므로 오계와 오상은 다소 차이는 있어도 그 지향하는 바가 비슷함을 알 수 있습니다. 오계를 잘 수지하여 수행에 힘써 생사(生死)를 해결한다면 이보다 더한 효가 어디 있겠습니까?
개차신발(蓋此身髮) 사대오상(四大五常)은 우리가 부모로부터 부여받은 신체
발부(身體髮膚) 즉 사대(四大)를 잘 보전하여 훼상(毁傷)하지 않도록 하여 효를 다하고, 그 몸에 깃들어 있는 정신적인 오상(五常)의 도리를 힘써 닦으라는 뜻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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