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字文 工夫

[95] 節義廉退는 [96] 顚沛匪虧라

bindol 2020. 11. 12. 18:45

[95] 節義廉退[96] 顚沛匪虧

 

절의 있고 청렴하며 겸양하여 물러남은

위급존망 순간에도 훼손해선 아니 된다.

 

[95] 節義廉退: 절의와 청렴과 물러남은

[96] 顚沛匪虧: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이지러뜨릴 수 없다.

(마디 절, 절개 절) (옳을 의) (청렴 렴) 退(물러날 퇴)

(엎어질 전) (자빠질 패, 물이름 패) (아닐 비) (이지러질 휴)

 

[95] 節義廉退: 절의와 청렴과 물러남은

砥節守義하고 礪廉勇退士大夫之所以操心飭躳者也

절개를 힘쓰고 를 지키며 淸廉을 힘쓰고 勇退함은 사대부가 마음을 잡아두고 몸을 삼가는 것이다.

[96] 顚沛匪虧: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이지러뜨릴 수 없다.

雖患難顚沛之際라도 不可使節義廉退之操有一分虧缺也

비록 환난과 顚沛(넘어지고 자빠짐)의 즈음에 있더라도 節義廉退(절의와 청렴과 용퇴)’操行이 일푼이라도 이지러짐이 있게 해서는 안된다.

 

[해설]

사람이 항상 마음에 두고 새기며 실천해야 도리로서 어짊()과 자애로움(). 측은히 여기는 마음, 절개와 의리, 염치와 물러날 때를 아는 것을 들고 있다.

공자는 군자라면 마땅히 하늘의 四德元亨利貞을 본받아 仁禮義智를 실현할 것을 乾卦 文言傳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元者善之長也

은 착한 것의 어른이요

亨者嘉之會也

은 아름다움의 모임이요

利者義之和也

는 의리의 화함이요

貞者事之幹也

은 일을 주장함이니(일의 줄기니)

君子 體仁足以長人이며 嘉會 足以合禮

군자가 인을 체득함이 족히 사람의 어른이며(사람을 기르며)

모임을 아름답게 함이 족히 에 합하며

利物足以和義貞固 足以幹事

물건을 이롭게 함이 족히 의리에 화합하며,

바르고 굳셈이 족히 일을 주장하니

君子 行此四德者曰乾元亨利貞이라.

군자가 이 네 가지 덕을 행하는지라.

그러므로 이르기를 '乾元亨利貞'이라

元亨利貞 四德에 의하여 하늘의 春夏秋冬과 땅의 生長收藏, 사람의 仁禮義智가 있게 된다.

四德 중의 으뜸은 이다. 봄은 四時의 머리이므로 모든 가운데 의 어른이 되고(善之長也), 은 여름의 통하는 덕으로 '綠陰芳草盛華時'라는 말처럼 무더위 속에서 무럭무럭 자라 질서 있게 모이므로 아름답게 한다(嘉之會也). 는 가을의 이로운 덕으로 中和를 이루어 뿌린 대로 열매를 맺으므로 의리의 화함이 된다(義之和也). 은 겨울의 貞固한 덕으로 겨울이 봄의 씨앗을 맡고 있고 집안 살림을 어머니가 맡고 있듯이 일을 주장하는 줄기가 된다(事之幹也).

그러므로 주자는 '원형이정은 하늘의 떳떳함이고 인예의지는 인성의 벼리니라(元亨利貞天道之常이오 仁禮義智人性之綱이라)'고 하였다.

앞 문장에서 천도의 원형이정을 설명한 뒤에 뒤에서는 하늘의 원형이정을 본받아서 사람이 仁禮義智를 체득하여 군자가 되어야 함을 말하고 있다.

인을 체득하면(體仁) 즉 하늘의 으로 받아들이면 족히 남을 가르칠 수 있는 어른인 군자가 되고(足以長人), 모임을 아름답게 하면(嘉會) 즉 사람이 모여 있을 때 질서정연하면 족히 예에 합할 수 있는 군자가 되고(足以合禮), 만물을 이롭게 하면(利物) 즉 하늘의 公利를 좇아 만물을 이롭게 하면 족히 의리에 화합하는 군자가 되고(足以和義), 정고함이 있으면(貞固) 즉 갈무리를 잘하고 바름을 지키면 족히 일을 주장하는 군자가 되는 것이다(足以幹事).

전체 문장을 살피면 仁禮義智 가운데 만 빠져 있는 걸 알 수 있다. 는 본래 내적으로 감추어져 있는 것으로 지적인 것은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법이다. 씨앗이 겨울에 潛藏되어 있고 뿌리가 땅 속에 들어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를 숨긴 까닭은 숨어 있는 이치를 찾아내어 알라는 뜻이다.

이 내용에 따라 맹자는 人性四端으로써 인예의지를 설명하고 있다.

측은한 마음은 의 실마리이고 (惻隱之心仁之端也),

사양하는 마음은 의 실마리이고 (辭讓之心禮之端也),

부끄러워하고 미워하는 마음은 의 실마리이고 (羞惡之心義之端也),

옳고 그르게 여기는 마음은 의 실마리이다 (是非之心智之端也).

즉 군자는 하늘의 四德元亨利貞을 본받아 四端仁禮義智를 행한다. 하늘이 대자연이라면 사람은 소자연이고 하늘이 대우주라면 사람은 소우주이므로 마땅히 군자로서 이에 합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하늘의 운행이 굳건하므로 군자가 이를 본받아 스스로 굳건하게 하여 쉬지 않고 노력한다(天行하니 君子 以하야 自彊不息하나니라)고 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93仁慈隱惻95節義廉退 또한 위의 四德에서 나온 것으로 군자가 항상 지녀야 할 마땅한 도리로 잠시도 떨어져서는 안됨을 강조하고 있다.

중용 제1장에서 '도는 잠시도 떨어져서는 아니되고, (우리 마음에서) 떨어진다면 도가 아니다. 그러므로 군자는 그 보지 못하는 바에 삼가 경계하고, 그 듣지 못하는 바에 두려워해야 한다. (도는) 숨어서 나타남이 없으며 은미해서 나타남이 없으니 고로 군자는 그 홀로를 삼가느니라(道也者不可須臾離也可離非道也是故君子戒愼乎其所不睹하며 恐懼乎其所不聞이니라. 莫見乎隱하며 莫顯乎微君子愼其獨也니라)'라고 한 내용과 더불어 잘 음미해볼 구절이다.

 

[참고] (어질 인, 씨 인)

사랑의 본질인 은 최소한 둘은 있어야 이루어질 수 있다는 데서 를 더했다. 이나 모두가 음양으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씨앗의 의미로도 쓰인다.

은 공자 사상의 핵심으로 두루 해석된다. 안연(顔淵)이 스승인 공자에게 에 대해 물었을 때 '克己復禮'라 하였고, 번지(樊遲)가 물었을 때는 '愛人'이라고 대답했다. 제자에 따라 다 답을 다르게 했는데 가장 근본적으로는 바로 하늘의 元德을 말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