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字文 工夫

93. 求古尋論 散慮逍遙

bindol 2020. 11. 14. 06:35

93. 求古尋論 散慮逍遙

 

 

本文求古尋論 散慮逍遙 구고심론 산려소요

 

옛사람이 논()한 도()를 구하고 찾으면서

속된 생각 흩어내고 여유롭게 노니노라.

訓音

구할 구 예 고 찾을 심 논할 론

흩을 산 생각 려 노닐 소 거닐 요

 

解說

지난 번에서는 번거로운 세속을 떠나 한가한 곳에서 고요히 머무니 마음이 편안하다는 삭거한처 침묵적요(索居閑處 沈默寂寥)에 대하여 공부하였는데, 이번에는 그 연장선상에서 옛사람이 논한 도를 구하고 찾으면서 속된 생각 털어내고 소요(逍遙)하는 자재로움을 다루고 있습니다. 뜻을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구고심론 산려소요(求古尋論 散慮逍遙)

옛사람이논한 도를 구하고 찾으면서 속된 생각 흩어내고 여유롭게 노니노라.

우선 글자의 자원(字源)부터 알아보고 그 뜻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는 상형자(象形字), 찢어발긴 모피(毛皮)의 모양을 본떴습니다. '()'의 원자(原字)로서 '가죽 옷'의 뜻인데, 가차(假借)하여, '구하다, 찾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털가죽의 옷은 꽉 조여 입기에 '다잡다'란 뜻이 있고, 여기서 '구하다'란 뜻으로 발전한 것이라 합니다.

()는 상형자(象形字), '()'이나 '()'의 금문(金文)의 윗부분과 모양이 비슷하여, 단단한 투구의 상형(象形)입니다. 오래되고 딱딱해지다의 뜻에서 파생(派生)하여, ''의 뜻을 나타냅니다. 일설에는 맹세나 계시(啓示)의 기록을 단단히 가둬 두다의 뜻에서, '오래되다, 전고(典故)'의 뜻이 생겼다고 합니다.

, ()를 십() + ()의 회의자(會意字)로 보아, 앞 세대의 사실을 입[]을 통해 차례차례로 전하여 십대(十代)를 지났음을 나타냈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난 오래 전, 옛날'을 나타냅니다.

()은 우() + () + () + ()의 회의자(會意字), ()과 구()는 난리를 뜻합니다. 이 난리를 법도[]에 따라 손[]으로 다스린다는 뜻입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법도에 맞게 다스리는 것일까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뜻에서 '찾다'의 뜻을 가집니다.

또 심()'전문(篆文)'에서 좌() +() + ()의 형성자(形聲字)로 보아, '()'은 같은 종류의 것이 차례로 더해감의 뜻이고,두 손을 번갈아 움직여서 곁으로 끌어당기는 동작을 되풀이함의 뜻에서 '묻다, 찾다, 겹쳐 잇다' 따위의 뜻을 나타낸다 하였습니다.

()은 언() + ()의 형성자(形聲字), '()'은 조리를 세우다의 뜻이고, ()은 말하다의 뜻이니, '조리 있게 말하다'의 뜻입니다.

()은 갑골문(甲骨文)에서는 림() + ()의 회의자(會意字), 나무를 따로따로 흩어지게 하는 모양을 본떴고, 금문(金文)에서는 죽() + () + ()의 회의자(會意字), 대나무의 속을 껍질로부터 분리하는 모양에서, '뿔뿔이 흩어지게 하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전문(篆文)은 육() + ()의 형성자(形聲字), 쪼개 나누어져 있는[] 고기[=]란 뜻에서 '흩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과 동일어 이체자(同一語異體字)인데 산()은 전문(篆文)의 생략체입니다.

()는 심() + (?)의 형성자(形聲字), '(?)''빙 돌리다'의 뜻입니다. 마음을 돌리다의 뜻에서 '깊이 생각하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 ()는 사() + ()의 형성자(形聲字)로 보아 호랑이가 먹이를 잡아먹으려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는 뜻에서 모사(謀思)의 뜻을 나타냅니다. '생각하다, 꾀하다, 근심하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는 착(.) + ()의 형성자(形聲字), '()''작다'의 뜻이고, '(.)''길을 쉬엄쉬엄 간다'는 뜻이니, '좁은 보폭으로 슬슬 간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는 착(.) + ()의 형성자(形聲字), '()''흔들흔들 흔들리다'의 뜻이고, (.)'길을 쉬엄쉬엄 간다'는 뜻이니, '흔들흔들 걷다, 방황하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 흔들흔들 목적도 없이 계속 걷는 모양에서 '아득하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구고심론(求古尋論)은 옛사람이 논한 도를 구하고 찾는다는 뜻입니다.

구고(求古)'고인(古人)이나 고사(古事)를 탐구(探求)한다'는 뜻이고, 심론(尋論)'옛 현인(賢人)이 의논(議論)한 도()를 심구(尋求)한다'는 뜻이니, 구고심론(求古尋論)은 옛사람이 논한 도를 구하고 찾는다는 뜻입니다. 즉 옛사람의 도를 구하여 깊이 담론(談論)함을 말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옛것을 익혀서 오늘에 적용하다 보면 새로운 것을 창출하게 됩니다. 온고이지신(溫古而知新)이지요. 또한 이는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과 닿아 있습니다.

논어(論語)》『술이편(述而篇)에 다음과 같은 글이 있습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나면서부터 저절로 아는 사람이 아니다. 옛것을 좋아하여 이를 힘써서 구하는 사람이다.(我非生而知之者 好古敏以求之者也)"

여기에 보면 '나면서부터 저절로 아는 사람'이란 말이 나오는데 이런 사람을 생이지지자(生而知之者)라 합니다.

중용(中庸)에는 앎에 있어서 나면서 저절로 아는 생이지지(生而知之), 배워서 아는 학이지지(學而知之), 곤란을 겪어서 아는 곤이지지(困而知之)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흔히 사람들이 말하기를 성인(聖人)은 생이지지(生而知之)이고, 대현(大賢)은 학이지지(學而知之)이고, 보통 사람은 곤이지지(困而知之)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공자는 성인(聖人)이시라 당연히 생이지지(生而知之)라 할 만 한데 그런 천재임을 자부하지 않으시고 옛문화를 좋아하여 이를 재빠르게 힘써서 구하는 사람이라 하였습니다. 즉 학이지지(學而知之)라 한 것입니다.

공자는 고대 요(堯舜禹湯)과 같은 성왕(聖王)과 주공(周公)을 흠모하였는데 특히 주공은 요즘말로 롤모델로 삼았습니다. 공자는 옛문화 즉 주나라 법도를 모범으로 받아들여 국가통치의 기반으로 삼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나 공자가 살던 시대는 춘추시대(春秋時代) 말로 제후국들이 서로 패권을 다투어 약육강식(弱肉强食)을 일삼는 혼란한 시대였습니다. 공자가 천하의 열국(列國)을 주유천하(周遊天下)하며 예()를 중시하는 주()나라 정치제도를 실현하고자 인의(仁義) 정치를 역설했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나라는 없었습니다.

공자의 사상은 생전에는 빛을 보지 못했지만 그 사상은 후세에 큰 영향을 미치어 사람의 심성을 가꾸었고 정치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산려소요(散慮逍遙)는 속된 생각을 흩어내고 여유롭게 노닌다는 뜻입니다.

산려(散慮)'속된 생각을 흩어내다, 속된 생각을 털어 버리다, 답답한 마음을 흩어 버리다' 라는 뜻이고, 소요(逍遙)'노닐다, 한가롭게 유유히 즐긴다, 유유자적(悠悠自適)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산려소요(散慮逍遙)는 속된 생각을 흩어내고 여유롭게 노닌다는 뜻입니다.

속된 생각이란 어떤 것인가? 그것은 바로 인간의 탐심(貪心)과 진심(瞋心)과 치심(癡心)입니다. 탐내는 마음, 성내는 마음, 어리석은 마음을 일러 불교에서는 삼독(三毒)이라 부릅니다. 이 세 가지 독은 근본 마음을 죽이는 독약(毒藥)과 같다 해서 이름한 것인데 중생을 괴롭히는 가장 근본적인 독소입니다. 이 독에 상하지 않은 이가 없을 만큼 치명적인 독입니다. 이것은 무명(無明)에서 비롯되는데 이에서 온갖 번뇌(煩惱)와 망상분별(妄想分別)이 일어나 탐욕과 집착으로 온갖 악업을 지어 자신을 망치고 남도 해롭게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속된 삼독심을 버려야만 본래 마음을 찾을 수 있는 것입니다. 삼독심을 가지고 유유자적(悠悠自適)하는 이는 아무도 없습니다. 부질없는 탐욕성냄어리석음을 끊지 않고는 소요(逍遙)할 수 없습니다.

불교에서의 소요(逍遙)란 한가롭고 자재(自在)한 기상을 말하는데, 일체 번뇌망상이 다 떨어졌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도를 깨친 성인이나 고승대덕(高僧大德) 스님들은 산수간에 소요자재(逍遙自在)하면서 노닐었습니다.

앞서 천자문의 삭거한처 침묵적요(索居閑處 沈默寂寥)에서도 살펴보았듯이 시끄러운 세속을 벗어나 지위도 내려놓고 욕심도 벗어놓고 산수간에 나아가 소요한 선비들도 많습니다.

장자(莊子)에서는 구속이 없는 절대 자유로운 경지에서 노니는 것을 '소요유(逍遙遊)라 했습니다. 세속의 생활이란 권력과 재물, 신분도덕명예범절생사 등등에 구속되어 살아가는데 이 속에서 이해와 득실을 따지고 이욕(利慾)을 탐닉하면서 살아갑니다. 장자(莊子)는 이러한 것을 초월하여 대자연과 더불어 사는 자유로운 세계를 소요유(逍遙遊)라 했습니다.

이와 같이 소요(逍遙)란 모든 욕심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사람, 마음이 한가한 사람만이 진정한 자연과 소요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소요하는 가운데 구고심론(求古尋論)하고 구고심론(求古尋論)하는 가운데 산려소요(散慮逍遙)한다면 자재(自在)롭고 유유자적(悠悠自適)할 것입니다.

끝으로 고려 말기의 고승이신 <나옹선사(懶翁禪師)>의 시 한 수를 소개하고 마칠까 합니다.

靑山兮要我以無語 청산혜요아이무어

蒼空兮要我以無垢 창공혜요아이무구

聊無愛而無憎兮 요무애이무증혜

如水如風而終我 여수여풍이종아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 하네.

탐욕도 벗어 놓고 성냄도 벗어 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

이렇게 훨훨 탐욕도 성냄도 벗어 놓고 산다면 가히 물처럼 바람처럼 걸림없이 살아간다면 산려소요(散慮逍遙) 소요자재(逍遙自在)한다 할 것입니다.

마음을 허공처럼 물같이 바람같이... 여허공여수여풍(如虛空如水如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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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求古尋論 散慮逍遙

 

구할 구/ 옛 고/ 찾을 심/ 의논할 론

求古尋論(구고심론) : 옛사람이 논()한 도()를 구하고 찾으면서,

흩어질 산/ 생각할 려/ 노닐 소/ 거닐 요

散慮逍遙(산려소요) : 속된 생각 흩어내고 여유롭게 노니노라.

 

93. 求古尋論 散慮逍遙(구고심론 산려소요)

: 옛 것에서 도를 구하여 깊이 강론하고, 걱정을 흩어 버리고 한가로이 노닌다.

구고(求古)'고사(古事)를 탐구(探求)한다'는 뜻이고, 심론(尋論)'옛 현인(賢人)이 논한 도()를 심구(尋求)한다' 라는 뜻이니, 구고심론(求古尋論)"옛사람이 논한 도를 구하고 찾는다"는 말씀입니다. 옛것을 익혀서 오늘에 적용하다 보면 새로운 것을 창출하게 되며, 그것이 온고이지신(溫古而知新)입니다. 또한 이는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과 닿아 있습니다.

논어(論語) 술이편(述而篇)에 다음과 같은 글이 있습니다.

子曰我非生而知之者 好古敏以求之者也(자왈아비생이지지자 호고민이구지자야) - 공자 왈, "나는 나면서부터 저절로 아는 사람이 아니다. 옛 것을 좋아하여 이를 힘써서 구하는 사람이다."

공자(孔子)는 옛 문화와 법도를 받아들여 국가통치의 기반으로 삼고자 하였습니다.

산려(散慮)'속된 생각을 흩어내다', '답답한 마음을 흩어 버리다' 라는 뜻이고, 소요(逍遙)'노닐다', '한가롭게 유유히 즐긴다', '유유자적(悠悠自適)한다'는 뜻입니다.

산려소요(散慮逍遙)"속된 생각을 흩어내고 여유롭게 노닌다"는 말씀입니다.

장자(莊子)는 구속이 없는 절대 자유로운 경지에서 노니는 걸 소요유(逍遙遊)라 했습니다.

세속의 생활이란 신분, 도덕, 명예, 범절, 생사 등등에 구속되며, 이해 득실을 따지고 살아갑니다.

장자(莊子)는 이러한 것을 초월하여 대자연과 더불어 사는 자유로운 세계를 추구했습니다.

소요(逍遙)란 모든 욕심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사람, 마음이 한가한 사람만이 자연 속에서 노닐 수 있는 걸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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