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字文 工夫

欣奏累遣 慼謝歡招

bindol 2020. 11. 14. 18:07

欣奏累遣 慼謝歡招

 

本文欣奏累遣 慼謝歡招 흔주루견 척사환초

기쁨은 모여 들고 번거로움 사라지니

근심은 물러가고 기쁨만 불러온다.

 

訓音

기쁠 흔 아뢸 주 포갤 루 보낼 견

근심 척 사례 사 기쁠 환 부를 초

 

解說

지난 번에서는 옛사람이 논한 도를 구하고 찾으면서 속된 생각 털어내고 소요(逍遙)하는 자재로움을 공부하였는데 이번에는 은일(隱逸)의 즐거움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 뜻을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흔주루견 척사환초(欣奏累遣 慼謝歡招)

기쁨은 모여들고 번거로움 사라지니 근심은 물러가고 기쁨만 불러온다.

우선 글자의 자원(字源)부터 알아보고 그 뜻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은 흠() + ()의 형성자(形聲字), '()'은 무엇을 잘게 썰기 위한 날붙이의 뜻입니다. 기쁨 때문에 종종걸음 치듯이 호흡을 찔름거리게 되고, 마음이 들뜨게 되는 뜻을 나타냅니다. '기뻐하다', '기쁨'의 뜻을 나타냅니다.

()는 철() + () + (?)의 회의자(會意字), '+ '은 확실치 않으나, 일설(一說)에 의하면, 갈라놓은 짐승의 뜻이라 합니다. '(?)'은 들어 올린 양손의 상형(象形)입니다. 어떤 물건을 양손으로 받쳐 권하는 모양에서, '권하다, 바치다, 드리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소전(小篆)의 자형(字形)은 초목의 싹틈을 나타내는 '' + 두 손으로 받쳐 든 형상을 나타내는 '?' + 앞으로 나아감의 뜻하는 ''으로 '바치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무엇을 바치고 권할 때는 아뢰어야 하니'아뢰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는 사() + ()으로 이루어졌는데 음부(音部)를 나타내는 전()은 뢰()의 생략형으로 뢰()가 음부(音部)를 담당해 형성자(形聲字)임을 나타냅니다.

'()''포개다'의 뜻을 나타내는데 여기에 사()를 덧붙여, 실을 차례로 겹쳐 '포개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 ''를 뜻하는 ', 걱정, 허물, , , 처자, 권속'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은 착(.) + (?)의 형성자(形聲字), '(?)'은 양손으로 묶은 고기를드는 모양을 본떠, 고기를 보존 식량으로 가지고 군대가 원정하러 가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을 덧붙여 '보내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은 심() + ()의 형성자(形聲字), '()''걱정하다'의 뜻입니다. 또 그 외에도 '()''겨레, 도끼, 슬퍼하다, 가깝다, 친하다' 등의 뜻을 나타내기 때문에, 여기에 심()을 덧붙여서 '걱정하다, 근심하다, 근심'의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은 척()과 동자(同字)입니다.

()는 언() + ()의 형성자(形聲字), '()''쏘다, 던지다'의 뜻입니다. ()을 더하여 '말을 던지다, 인사하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 '(')와 통하여 '버리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본뜻은 '사퇴'의 뜻입니다. ()는 여러 가지 뜻이 있으니, '사퇴하다, 떠나다, 물러가다' 외에도 '사죄하다, 사례하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은 흠() + ()의 형성자(形聲字), '()''()'과 통하여, '부르다'의 뜻입니다. 사람이 서로 큰 소리로 부르는 모양에서, '기뻐하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는 수() + ()의 형성자(形聲字), '()''부르다'의 뜻입니다. 여기에 수()를 더하여 손짓하여[] 가까이 부르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흔주루견(欣奏累遣)은 기쁨은 모여들고 번거로움은 사라진다는 뜻입니다.

()'흔소소희(欣笑喜也)'라 했으니, ()'웃으며 기뻐하는 것'을 말합니다. ()는 원래 어떤 물건을 양손으로 받쳐 권하는 모양에서, '권하다, 바치다, 드리다'의 뜻을 나타내나 집합(集合)의 뜻도 있어 '모여든다'는 뜻을 나타냅니다. 따라서 흔주(欣奏)'기쁨이 모여든다'는 뜻입니다.

()'포갤 루, 쌓일 루, 여러 루'로 쓰이기도 하고, '누끼칠 루, 누 루, 근심루, 번거로움 루' 등으로도 쓰이는데 여기서는 후자의 의미로 쓰였습니다. ()'보낼 견, 버릴 견'이니 '보내 버린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누견(累遣''번거로움은 보내 버린다.'는 뜻입니다. , '번거로움이 사라진다.', 또는 '근심이 사라진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흔주루견(欣奏累遣)은 기쁨은 모여들고 번거로움은 사라진다는 뜻입니다. 마음을 비우고 산수간에 유유자적(悠悠自適)하며 소요(逍遙)하며 살면 기쁨이 충만하고 일만 근심이 사라진다는 말씀입니다.

척사환초(慼謝歡招)는 근심은 물러가고 기쁨만 불러온다는 뜻입니다.

()'척우야(慼憂也)'라 했으니, '근심'이란 뜻이고, ()'사사야(謝辭也)'라 했으니, '물러간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척사(慼謝)'근심이 물러간다'는 뜻입니다. 또 이 말은 '근심이 사라진다'는 뜻이라 하겠습니다.

()'환희락야(歡喜樂也)'라 했으니, '기쁨'이란 뜻이고, ()'초수호야(招手呼也)'라 했으니, '손짓으로 부르는 것'을 말합니다. 여기서 ~을 부르는 방법에 대해서 생각해 보면, 손짓으로 부르는 법과 입으로 부르는 법이 있습니다. 손짓으로 부르는 것을 '()'라 하고, 입으로 부르는 것을 '()'라 합니다(以手曰招 以言曰召). 환초(歡招)'기쁨을 불러들인다, 기쁨만 불러온다'는 뜻이라 하겠습니다.

그러므로 척사환초(慼謝歡招)는 근심은 물러가고 기쁨만 불러온다는 말씀입니다. 이 뜻은 앞 구절 흔주루견(欣奏累遣)과 같은 뜻으로, 번거로운 세사(世事)를 떠나 자연과 더불어 사는 은일(隱逸)을 즐기면 모든 근심 걱정이 자연 사라지게 됩니다. 근심 걱정이 사라지면 무엇이 남겠습니까? 이때는 하는 일은 모두 즐거움이자 기쁨만 남게 될 것입니다.

한가히 살며 마음을 편안히 하면 즐거운 마음이 저절로 일어나게 되어, 그간에 쌓였던 부정적인 마음의 찌꺼기도 하나하나 풀어져 나가고 그렇게 집착하던 일도 덧없음을 알게 되어 한 조각 슬픈 마음도 바람에 날려 버리고 즐거운 해탈의 법미(法味)를 맛볼 것입니다.

불가(佛家)에서는 수행하기 좋은 한가롭고 고요한 곳을 일러 아란야(阿蘭若)라 합니다. 아란야(阿蘭若)는 범어 'āranya'의 음역으로, 줄여서 '난야(蘭若)'라고 합니다. 아란야는 수행자(修行者)들이 거주하며 수행하는데 적당한 마을에서 떨어진 조용한 장소를 말합니다. 한역하여 원리처(遠離處)적정처(寂靜處) 공한처(空閑處)한정처(閑靜處)의락처(意樂處)무쟁처(無諍處)라고 합니다.

중국 수()나라 때의 천태지자대사(天台智者大師)는 아란야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온갖 일을 도모하지 않는 것을 한()이라 하고, 어지럽거나 시끄럽지 않으므로 정()이라 한다. 또는 무쟁(無諍)이라 한역하니, 이른바 머무는 곳이 세상과 더불어 다투지 않는 곳으로 마을로부터 5리 정도 떨어진 곳을 말한다."

그러니까 아란야는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조용한 곳으로 수행하기 좋은 것을 말합니다.

중국 동진(東晉) 때의 승조(僧肇) 스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사람들이 모인 곳에는 다툼이 생겨나고 텅 비고 한가한 곳에서는 다툼이 생겨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는 아란야에 머무는 것을 칭찬하셨다."

대개 이양(利養)이 있는 곳에는 사람이 모입니다. 사람이 모이면 이양을 다투게 됩니다. 또한 사람이 모이면 자연 남의 말을 하게 되고, 옳다- 그르다, 좋다-나쁘다, 시비를 가리려고 합니다. 그러한 마음 속에는 온갖 욕망이 자리하고 있기에 권위와 이양을 탐하기에 다툼은 필연적으로 일어나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이양(利養)이 없는 곳은 한산합니다. 세상의 번거로움을 떠나 마음을 쉬고자 하는 공한처(空閑處)를 찾는 뜻있는 선비나, 생사윤회(生死輪廻)의 수레바퀴를 멈추고자 적정처(寂靜處)를 찾는 수행자는 이양(利養)을 멀리하기에 다툼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만약에 아무리 조용한 곳이라도 다툼이 있으면 공한처가 아니고 적정처가 될 수 없을 것입니다.

부처님의 십대제자 중의 한 분인 해공제일(解空第一) 수보리존자(須菩提尊者)는 부처님으로부터 '아란나행(阿蘭那行)을 즐기는 자'라는 칭찬을 받았습니다. 아란나(阿蘭那)는 앞서 설명한 아란야(阿蘭若)와 같은 뜻으로, 수행하기 좋은 조용한 곳을 말합니다. 그 곳에서 번뇌와 다툼을 벗어난 삼매인 무쟁삼매(無諍三昧)를 수행하는 것을 아란나행(阿蘭那行)이라 합니다. 수보리존자는 무쟁삼매를 얻은 사람 중에서 제일이라는 인정을 받았고, 또 욕심을 여읜 아라한 중에서도 제일이라는 칭찬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수보리존자는 마음에 어떠한 상()도 없기에 그러한 칭찬에도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이와 같이 아란야(阿蘭若)에서 아란나행(阿蘭那行)을 즐기는 사람은 흔주루견(欣奏累遣), 척사환초(慼謝歡招)를 넘어 생사윤회(生死輪廻)를 벗어나 무상대도(無上大道)를 이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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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欣奏累遣 慼謝歡招

 

기쁠 흔/ 아뢸 주/ 여러 루/ 보낼 견

欣奏累遣(흔주루견) : 기쁜 일은 아뢰고 근심을 흩어버리니,

슬플 척/ 물러갈 사/ 기쁠 환/ 부를 초

慼謝歡招(척사환초) : 슬픔은 물러가고 기쁨만 불러온다.

 

94. 欣奏累遣 慼謝歡招(흔주루견 척사환초)

: 기쁜 일은 아뢰고 근심은 흩어 버리며, 슬픔이 사라지고 즐거움이 손짓하여 부른다.

()'웃으며 기뻐하는 것'을 뜻하며, ()'권하다', '바치다' 혹은 '모여든다'는 뜻입니다.

흔주(欣奏)'기쁨이 모여든다'는 말입니다.

()'여러 루', '근심 루'의 뜻이며, ()'보낼 견', '버릴 견'의 뜻입니다.

누견(累遣)'번거로움이 사라진다' 또는 '근심이 사라진다'는 말입니다.

흔주루견(欣奏累遣)"기쁨은 모여들고, 근심은 사라진다"는 의미로, "마음을 비우고 살면, 기쁨이 충만하고 근심이 사라진다"는 말씀입니다.

()'근심'이란 뜻이고, ()'물러간다'는 뜻입니다.

척사(慼謝)'근심이 물러간다' 또는 '근심이 사라진다'는 말입니다.

()'기쁨'이란 뜻이고, ()'손짓으로 부르는 것'을 뜻합니다.

환초(歡招)'기쁨을 불러들인다', '기쁨만 불러온다'는 말입니다.

척사환초(慼謝歡招)"근심은 물러가고, 기쁨만 불러온다"는 말씀입니다.

번거로운 세사(世事)를 떠나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을 즐기면 모든 근심 걱정이 사라진다는 겁니다.

불가(佛家)에서는 수행하기 좋은 한가롭고 고요한 곳을 일러 아란야(阿蘭若)라 합니다.

아란야(阿蘭若)는 범어 'āranya'의 음역으로, 줄여서 '난야(蘭若)'라고 합니다.

적정처(寂靜處), 공한처(空閑處), 한정처(閑靜處), 무쟁처(無諍處) 등이 아란야를 달리 표현한 한자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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