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字文 工夫

102. 飽飫烹宰 飢厭糟糠

bindol 2020. 11. 14. 18:25

 

飽飫烹宰 飢厭糟糠

 

本文

飽飫烹宰 飢厭糟糠 포어팽재 기염조강

배부르면 잘 요리한 음식에도 싫증나고

배고프면 술지게미 쌀겨라도 만족한다.

 

訓音

배부를 포 싫을 어 삶을 팽 재상 재

주릴 기 싫을 염 지게미 조 겨 강

 

解說

지난 장에서는 군자는 좋은 음식에 탐착하지 않아 나물반찬이라도 족하다는 구선손반(具膳飱飯) 적구충장(適口充腸)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이번 장에서는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배부르면 싫증나고 아무리 형편없이 보잘 것 없는 음식이라도 배고프면 만족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포어팽재(飽飫烹宰) 배부르면 잘 요리한 음식에도 싫증나고

기염조강(飢厭糟糠) 배고프면 술지게미 쌀겨라도 만족한다.

우선 글자의 자원(字源)부터 알아보고 그 뜻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는 식() + ()의 형성자(形聲字), '()''싸안아 부풀다'의 뜻입니다. 먹어서 '배가 부르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는 식() + ()의 형성자(形聲字), '()''젊고 정력적이다'의 뜻입니다. '정력적으로 먹다, 술잔치, 물리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 + ()의 회의자(會意字)인데, '()'은 물건을 삶기 위한 질냄비의 상형(象形)입니다. 여기에 화()를 붙여, '삶다'의 뜻을 나타내었습니다.

()는 면() + ()의 회의자(會意字), '()''가옥(家屋)'의 뜻이고, '()'은 조리용 칼을 본뜬 모양으로, 제사나 연회를 위해 조리하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여기서 파생하여, '다스림'의 뜻도 나타냅니다.

, () + ()의 회의자(會意字), '()'은 큰 죄를 지은 사람의 뜻으로 보아, 집 안에서 큰 죄를 지은 사람을 다스리는 이, 곧 벼슬아치란 뜻을 나타냅니다.

()는 식() + ()의 형성자(形聲字), '()''()'와 통하여 '머무르다'의 뜻입니다. 음식물이 '바닥나다, 주리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은 한() + ()의 형성자(形聲字), '()''()'과 통하여, '가리다'의 뜻이고, '()''바위'의 뜻입니다. '바위로 가리다, 눌러 무너뜨리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과 통하여, '물리다'의 뜻도 나타냅니다.

()는 미() + (. ?)의 형성자(形聲字), '(?)''둘이 서로 마주 대하다'의 뜻입니다. 양조(釀造)하여 알짜 성분과 찌꺼기가 혼재(混在)되어 있는 '막걸리'의 뜻을 나타냅니다. , 알짜에 대한 '찌꺼기'의 뜻도 나타냅니다.

()은 미() + ()의 형성자(形聲字), '()''매갈이 상형(象形)'입니다. 매갈이 때 나오는 ''의 뜻을 나타냅니다.

포어팽재(飽飫烹宰)에서 포()'배부를 포, 만족할 포'입니다. 포염야(飽厭也)라 했으니 포()'먹기 싫을 포'로도 쓰입니다. 먹기 싫을 정도로 배부르게 먹음을 뜻합니다. ()'싫을 어, 물릴 어'입니다. 어포야(飫飽也)라 했으니 '배부르다'는 뜻입니다. 또한 너무 배부르게 먹어 '싫증난다. 물린다'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삶을 팽'입니다. 팽자야(烹煮也)라 했으니 팽()'삶는다'는 뜻입니다. ()'재상 재, 주관할 재, 잡을 재'입니다. ()는 고대 관()을 칭하는 것으로 백관(百官)의 우두머리인 '재상(宰相)을 뜻합니다. 또한 재주야(宰主也)라 했으니 '주관(主管)하는 것'을 말합니다. , 재도야(宰屠也)라 했으니 '도살(屠殺)하여 잡는 것'을 말합니다. 재할육(宰割肉)이라 했으니 '고기를 저미다, 썰다'의 뜻도 있습니다. 그래서 칼을 가지고 고기를 저며 요리한다는 뜻과 그렇게 하는 '요리사'를 뜻하기도 합니다. 여기서는 '고기 재'의 의미로 쓰였습니다.

포어(飽飫)는 포식(飽食)과 같은 뜻으로 '배부르게 먹는다, 물릴 때까지 먹는다, 실컷 먹는다'는 의미도 있지만, '배부르면 ~도 싫다'는 의미로도 새겨집니다. 여기서는 후자의 뜻으로 새겨집니다. 팽재(烹宰)'짐승을 잡아 삶는다'는 뜻이니 '음식을 맛있게 요리한다'는 뜻입니다. '요리하는 사람'을 가리키기도 합니다만 또, 그런 고기를 뜻하기도 합니다. 또한 팽재(烹宰)'팽자생축(烹煮牲蓄)'을 나타내기도 하니 제사상에 올리는 익힌 고기를 가리키기도 합니다. 여기서는 '잘 요리한 고기 음식' 정도로 정리해 봅니다.

이를 모두 종합해보면 포어팽재(飽飫烹宰)'배부르면 잘 요리한 고기 음식도 싫증난다'는 뜻입니다.

살림이 넉넉하여 의식에 부족함이 없어 날마다 기름이 찰찰 흐르는 밥에 온갖 고기반찬을 갖춘 만반진수(滿盤珍羞)를 먹다보면 고기반찬도 맛없다고 투정을 부릴 수도 있습니다. 잘 차린 진수성찬(珍羞盛饌)산해진미(山海珍味)고량진미(膏粱珍味)도 배가 부르면 싫증이 날 수도 있습니다. 가난하여 피죽도 못 먹는 입장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이런 포어팽재(飽飫烹宰)가 또한 일어나는 것이 세상이기도 합니다.

배부르면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 있어도 먹기 실은 법이고, 배고프면 아무리 거친 음식이라도 달게 먹는 법입니다. 이것이 포어팽재(飽飫烹宰)요 기염조강(飢厭糟糠)입니다.

기염조강(飢厭糟糠)에서 기()'주릴 기'이고, ()'싫어할 염, 싫을 염, 물릴 염'으로 쓰이는데, 여기서는 반대로 '마음에 찰 염, 만족할 염'으로 쓰였습니다. ()'지게미 조, 찌꺼기 조'이며, ()'겨 강'입니다.

기염(飢厭)'굶주리면 ~ 도 싫어한다'고 새겨질 수 있으나 여기서는 '굶주리면 ~도 만족한다'는 의미로 쓰였습니다. 조강(糟糠)'술지게미와 겨'를 뜻합니다. 술지게미는 술을 거르고 난 찌꺼기를 말합니다. 겨는 벼를 찧을 때 벗겨낸 껍질을 ''라 하는데, 일반적으로 제1차로 벗겨내는 껍질은 '왕겨'라 하고 제2차로 벗겨낸 것을 ''라 합니다. 여기서의 조강(糟糠)은 먹거리로써의 음식입니다. 동물의 사료로나 쓰일 물질이 먹거리라 하니 얼마나 먹을 것이 없어 그것을 다 먹을까 싶겠지만 제가 어렸을 적만 해도 술지게미를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먹을 것이 부족해서 가난하던 시절, 조강(糟糠)은 가난한 살림을 뜻하는 말로 통했던 것입니다.

옛날 가난하여 배고프던 시절, 초근목피(草根木皮)로 연명하던 시절에는 술지게미와 겨도 감지덕지하며 근근히 먹고 살았습니다. 그래서 조강(糟糠)이란 가난한 살림의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술지게미나 겨도 충분히 먹지 못했으니 조강불염(糟糠不厭)이니 조강불포(糟糠不飽)니 하는 말도 생겨났던 것입니다. 이 얼마나 곤궁한 생활을 하였는지 지금은 상상도 못할 일입니다. 굶주리면 이런 볼품없는 음식도 산해진미처럼 맛있는 법입니다. 거칠다고 못 먹는다고 투정을 하거나 싫증을 낼 만한 여유가 없었던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기염조강(飢厭糟糠)입니다. '배고프면 술지게미나 겨라도 만족한다'는 뜻입니다.

사기(史記)》『백이열전(伯夷列傳)편에 공자(孔子)의 수제자라 할 안연(顔淵. 顔回)와 관련하여 조강불염(糟糠不厭)에 대하여 언급된 글이 있습니다.

七十子之徒 仲尼獨薦顔淵爲好學 然回也屢空 糟糠不厭 而卒蚤夭

칠십자지도 중니독천안연위호학 연회야루공 조강불염 이졸조요

공자의 문하에 있던 70명 제자 중에 중니(仲尼. 孔子)는 유독 안연(顔淵. 顔回)을 가리켜 학문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칭찬하였는데, 그러한 회()는 자주 끼니를 잇지 못하였고, 술지게미와 쌀겨로 배를 채우기조차 어려워 마침내 일찍 세상을 떠났다.

공자의 문하에 3000명의 제자가 있고 그 중에 뛰어난 제자만도 72명이나 된다 하여 72()이라 합니다. 그 중에 안연은 공자께서 가장 사랑한 애제자 중 한 분입니다.

앞장에서도 소개하였지만 그는 단사표음(簞食瓢飮)으로 누항(陋巷)에 살면서도 세속의 온갖 유혹에 벗어나 초연하게 안빈낙도(安貧樂道)를 즐기며 배움을 좋아하고 인()을 실천한 군자였습니다. 안연이 32세로 세상을 뜨자 공자는 크게 탄식하였습니다.

"아아! 하늘이 나를 망쳤구나! 하늘이 나를 망쳤구나!" (噫 天喪予 天喪予)

공자는 안연을 자신의 학문을 후세에 이을 도학군자가로 생각했는데 젊은 나이에 어이없이 요절하였으니 얼마나 절망했을까 상상해 봅니다. 아마도 안연은 조강불염(糟糠不厭)할 만큼 궁핍하여 영양실조로 요절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천자문의 기염조강(飢厭糟糠)은 여기에 출처를 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이렇게 가난한 사람은 거친 음식이라도 없어서 못 먹었던 것입니다.

,한비자(韓非子)》『오두(五蠹)편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糟糠不飽者 不務粱肉 裋褐不完者 不待文繡

조강불포자 불포량육 수갈불완자 부대문수

술지게미나 쌀겨같은 형편없는 음식마저도 배불리 먹지 못하는 사람은 기름진 밥이나 맛있는 고기를 바라지 않느다. 해진 옷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사람은 아름답게 수놓은 옷을 바라지 않는다.

술지게미나 살겨조차 배불리 먹지 못하는 사람은 언감생심 기름진 밥이나 고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지금 당장 형편없는 거친 음식도 없어서 못 먹는 형편에 쌀밥에 고깃국은 꿈에서라도 꾸지 못할 일입니다. 수갈(裋褐)이란 거친 삼베나 털로 만든 옷을 말하는데 일반 가난한 서민들이 입는 옷을 말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화려한 비단옷을 바라지 않습니다. 당장 살을 가릴 옷이 필요할 뿐입니다.

기왕에 조강(糟糠)이란 말이 나왔으니 조강지처(糟糠之妻)에 대해서도 살짝 짚고 넘어갑니다. 몹시 곤궁하여 술지게미를 먹고 쌀겨나 보릿겨로 겨떡을 해서 연명하면서 고생고생 같이 살아온 아내를 조강지처(糟糠之妻)라 하지요. 그렇게 고생하며 고난을 같이하여 살아왔음에도 나중에 부귀해지면 그 아내를 버리는 일도 있었던 모양입니다.

삼강오륜(三綱五倫)과 칠거지악(七去之惡)으로 무장한 유교가 세상의 윤리로 확고부동하게 자리했던 지난 세상에서도 조강지처를 버리는 일은 인륜을 거슬리는 무도한 일로 세상이 용납하지 않았습니다. 설사 칠거지악(七去之惡)을 범하여 쫓겨나는 경우에 해당하더라도 조강지처는 쫓아낼 수 없는 삼불거(三不去)에 속해 있었습니다.

칠거지악(七去之惡)이란 유교에서 아내를 내쫓을 수 있는 일곱 가지 경우인데, 시부모에게 불손한 경우[不順父母]. 자식을 낳지 못하는 경우[無子]. 음탕한 경우[淫行. 不貞]. 질투하는 경우[嫉妬]. 나쁜 병이 있는 경우[惡疾]. 말이 많은 경우[多言. 口舌]. 도둑질한 경우[竊盜] 등입니다.

이런 경우라도 삼불거(三不去)라 하여 아내를 버리지 못하는 조건이 있습니다. 부모의 삼년상을 같이 치른 경우[與共更三年喪不去]. 돌아갈 곳이 없는 경우[有所取無所歸不去]. 장가들 때 가난했다가 뒤에 부유해진 경우[前貧賤後富貴不去]가 그것입니다. 이 세 번째가 고생을 함께한 아내는 버릴 수 없다는 말인데 이는 곧 조강지처(糟糠之妻)는 내쳐서는 안 된다는 이야깁니다. 이처럼 조강지처는 버려서는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가난할 때 고생을 같이해 온 아내를 부귀하게 되었다고 출세를 위하여 이혼하고 좋은 조건의 여인과 맞이한다면 인간의 도리로서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일은 왕왕 세인의 지탄을 받곤 합니다.

조강지처(糟糠之妻)란 말이 나왔으니 조강지처(糟糠之妻)에 대한 유래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후한(後漢) 광무제(光武帝) 때 대부(大夫) 송홍(宋弘)이란 사람이 있었는데 사람됨이 정직하고 정과 의리가 두터웠다고 합니다. 송홍(宋弘)의 자는 중자(仲子)이고 경조(京兆) 장안(長安) 사람입니다. 광무제(光武帝)가 즉위하자 대사공(大司空. 토목공사를 담당하는 대신)이 되었는데 조강지처(糟糠之妻)란 말의 유래는 이 사람으로부터 나왔다고 합니다. 후한서(後漢書)》『송홍전(宋弘傳)에 있는 이야기를 옮겨 봅니다.

송홍(宋弘)은 건무(建武) 2(AD 26)에 대사공(大司空)이 되었다.

이때 광무제의 누이 호양공주(湖陽公主)가 갓 과부가 되었는데 광무제가 그녀와 함께 조정대신들의 인물평을 해보며 넌지시 그녀 뜻을 떠보았다. 이에 공주가 말했다.

"송공(宋公)의 위용(威容)과 인덕(仁德)과 기량(器量)은 뭇 신하가 미치지 못합니다." (宋公威容德器 群臣莫及)

그러자 광무제가 말했다.

"앞으로 장차 그를 시험해 보리라." (方且圖之)

후에 광무제가 송홍을 불러서 그가 알현하자 광무제는 공주로 하여금 병풍 뒤에 앉게 한 다음 송홍에게 일렀다.

"속담에 '귀하게 되면 친구를 바꾸고, 부자가 되면 아내를 바꾼다'고 하는데 이런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이 아니겠소?" (諺言 貴易交 富易妻 人情乎)

그러자 송홍이 말했다.

"소신이 듣자오니 '가난하고 천할 때 사귄 친구는 가히 잊어서는 안 되고

가난할 때 술지게미와 겨를 먹으며 고생을 함께하던 아내는 내쫓지 않는다' 하였습니다." (臣聞 貧賤之交不可忘 糟糠之妻不下堂)

이에 광무제는 공주를 돌아보며 말했다.

"일이 안 되겠다." (事不諧矣)

여기에서 이야기는 끝났는데 광무제가 더 이상 무어라 할 얘기가 없었던 것입니다. 송홍의 의리와 지조가 이러했습니다. 그는 받은 봉급은 친족에게 나누어 주고 집에는 아무런 재산이 없었다고 합니다. 이와 같이 청백리로 공직생활을 하여 칭송을 받았다고 합니다.

지위가 높아지고 재력이 있다고 해서 또 그 지위와 재력이 탐나서 가난하던 시절 고난을 함께하며 살아온 아내를 버린다면 세인의 비난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에는 비정(非情)한 사람도 있는 법이니 조강지처를 버리고 출세를 꿈꾸는 사람도 있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그런 사람이 그런 지위와 부를 누릴지는 몰라도 두고두고 입방아에 오르고 구설에 시달릴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이야기가 자못 엉뚱한 방향으로 흘렀습니다. 다시 본래의 이야기로 돌아갑니다.

포어팽재(飽飫烹宰) 기염조강(飢厭糟糠)은 아무리 음식이 넉넉하여 맛있는 음식이라도 배가 부르면 싫증이 나는 법이고, 음식이 부족하여 배가 고프면 거친 음식이라도 싫은 줄 모르고 달게 먹는 법입니다.

생각해보면 잘 사는 집에서는 비육풀포(非肉不飽)를 노래하지만 가난한 집에서는 김치 한 접시로도 만족해 하며 살아갑니다. 부자 나라들은 음식 쓰레기로 몸살을 앓지만 배고픈 후진국에서는 풀뿌리조차도 없어서 기아(饑餓)로 허덕이는 곳도 많습니다. 음식을 대할 때는 감사한 마음으로 대해야 합니다.

시장이 반찬이라 했습니다. 같은 음식이라도 배부르면 질리는 법이고 배고프면 맛있게 잘 먹는 먹입니다. 그러니 음식에 대하여 투정하고 타박할 것이 아니라 음식을 대할 때 감사한 마음과 절제할 줄을 알아야 합니다. 이것이 포어팽재(飽飫烹宰) 기염조강(飢厭糟糠)에 담겨 있는 의미가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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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飽飫烹宰 飢厭糟糠

 

배부를 포/ 배부를/물릴 어 / 삶을 팽 삶을/버힐/재상 재

飽飫烹宰(포어팽재) : 배부르면 삶고 요리한 음식도 싫고,

굶주릴 기/ 족할 염/ 지게미 조/ 겨 강

飢厭糟糠(기염조강) : 굶주리면 술지게미와 쌀겨도 맛있게 먹는다.

 

102. 飽飫烹宰 飢厭糟糠(포어팽재 기염조강)

: 배부르면 고기도 물리고, 배가 고프면 술지게미나 쌀겨도 달갑게 여긴다.

공자에게는 3천여 명의 제자가 있었고, 재주와 능력을 갖춘 10대 제자가 있었는바, 그 중에서도 공자가 칭찬했던 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가 바로 안연(顔淵)입니다.

사마천은 사기(史記)에서, "안연은 가난해서 술지게미와 쌀겨조차도 배부르게 먹지 못하고 젊은 나이에 요절했다"라고 기록했습니다.

기염조강(飢厭糟糠), 바로 사기(史記)에 실린 안연의 고사에서 인용한 것입니다.

공자는 안연의 죽음에 "하늘이 나를 망치는구나!" 라며 대성통곡을 했다고 합니다.

왕족과 권문세족 및 그 자손들이 배불러 고기요리 조차 싫어했다는 포어팽재(鮑飫烹宰)의 부귀를 누린 반면에, 오직 학문과 배움을 위해 술지게미와 쌀겨조차 배불리 먹지 못하는 안연(顔淵)의 삶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배터지게 부귀를 누린 왕족과 권문세족의 시대는 기껏해야 몇십 년을 지나지 못하고 끝났지만, 굶주린 삶 속에서도 학문과 배움을 추구한 안연의 삶은 몇천 년 동안 살아남아 오늘날까지 전해집니다.

안회(顔回) 즉 안연은 공자의 가르침 중에서 예()를 중시했다고 하며, 그가 요절했기에 탁월한 저술은 남기지 못했으나, 유교 경전들에 안연의 언행이 다수 기록되어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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