紈扇圓潔 銀燭煒煌
【本文】
紈扇圓潔 銀燭煒煌 환선원결 은촉위황
새하얀 비단부채 둥글고 깨끗하며 은빛 나는 촛불이 환하게 빛나도다.
【訓音】
紈 흰 비단 환 扇 부채 선 圓 둥글 원 潔 깨끗할 결
銀 은 은 ...... 燭 촛불 촉 煒 밝을 위 煌 빛날 황
【解說】
이번 장에서는 환선원결(紈扇圓潔) 은촉위황(銀燭煒煌)이라는 구절을 놓고 공부할 차례입니다. 여기에는 무슨 뜻이 담겨 있는가 하나하나 공부해 보겠습니다.
환선원결(紈扇圓潔) 새하얀 비단부채 둥글고 깨끗하며
은촉위황(銀燭煒煌) 은빛 나는 촛불이 환하게 빛나도다.
우선 글자의 자원(字源)부터 알아보고 그 뜻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환(紈)은 사(糸) + 환(丸)의 형성자(形聲字)로, '환(丸)'은 '둥글다'의 뜻입니다. 둥글고 매끄러운 '흰 비단'의 뜻을 나타냅니다.
선(扇)은 호(戶) + 우(羽)의 회의자(會意字)로, 새의 깃[羽]처럼 펴졌다 닫혔다 하는 '문짝[戶]'의 뜻을 나타내며, 문짝[戶]이 날개처럼[羽] 움직이면 바람을 일으키므로 '부채'의 뜻을 나타냅니다.
원(圓)은 위(囗) + 원(員)의 형성자(形聲字)로, '원(員)'은 '둥글다, 아가리가 둥근 세발 솥'의 뜻이고, '위(囗)'는 '두르다'의 뜻입니다. 둥글게[員] 둘러싸여[囗] '둥글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결(潔)은 수(水) + 결(絜)의 형성자(形聲字)로, '결(絜)'은 '더러움을 제거하고 청결하게 하다'의 뜻입니다. 뒤에 '물 수(水)'를 붙여 '깨끗하다, 청결하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은(銀)은 금(金) + 간(艮. 흔?)의 형성자(形聲字)로, '흔(?)'은 '그대로 머무르다'의 뜻입니다. 황금이 되지 못하고 머무르고 있는 금속이란 뜻에서, '은'의 뜻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또, 간(艮)에는 '견주다'의 뜻이 있으므로 황금[金]에 견줄[艮] 수 있는 금속이란 뜻에서 '은'이란 뜻을 나타낸다고 하기도 합니다. 또, 간(艮)은 '어긋난다'는 뜻이 있으므로, 일반적인 쇠[金]의 속성은 단단함인데 그에 반대되는[艮] 무른 금속이란 뜻에서 '은'을 나타낸다 하기도 합니다.
촉(燭)은 화(火) + 촉(蜀)의 형성자(形聲字)로, '촉(蜀)'은 '오랜 시간이 이어지다'의 뜻입니다. 오랜 시간 계속해서[蜀] 타는 불[火], '등불'의 뜻을 나타냅니다.
위ㆍ휘(煒)는 화(火) + 위(韋)의 형성자(形聲字)로, '위(韋)'는 '위(偉)'와 통하여, '뛰어남'의 뜻입니다. 대단히 밝은 상태를 나타냅니다.
황(煌)은 화(火) + 황(皇)의 형성자(形聲字)로, '황(皇)'은 '크게 성하다'의 뜻입니다. 세찬 불의 빛, '빛나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또는 화려한 왕관[皇]처럼 불[火]이 환하게 빛남을 말합니다.
환선원결(紈扇圓潔)에서 환(紈)은 '흰 비단 환, 맺을 환, 겹칠 환'이고, 선(扇)은 '부채 선, 부채질할 선, 문짝 선'이며, 원(圓)은 '둥글 원, 동그라미 원, 둘레 원, 알 원이고, 결(潔)은 '깨끗할 결, 깨끗이 할 결'입니다.
환선(紈扇)은 '흰 비단으로 만든 부채'를 말합니다. 또한 원결(圓潔)은 '둥글고 깨끗하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환선원결(紈扇圓潔)은 흰 비단으로 만든 부채가 둥글고 깨끗하다는 뜻입니다. 또는 흰 비단으로 만든 둥글고 깨끗한 부채란 말도 됩니다.
부채란 덥거나 불을 피울 때 손으로 부쳐서 바람을 일으켜 더위를 덜거나 불을 일으키는 물건입니다. 한자로는 선자(扇子)라고 합니다. 가는 대오리로 살을 만들고 종이 또는 헝겊을 발라 만듭니다. 부채는 본시 더위를 쫓는 용도였으나 점차로 의례용(儀禮用) 혹은 장식용(裝飾用)으로도 쓰이고 심지어는 호신용(護身用)으로도 쓰입니다.
부채는 크게 두 가지로 접는 부채인 접선(摺扇)과 쥘 부채인 방구부채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접선은 합죽선류(合竹扇類)이고 방구부채는 단선류(團扇類)입니다. 대개 합죽선은 외방(外房)에서 방구부채는 내방(內房)에서 흔히 사용되었습니다.
여기서 환선(紈扇)이라는 글자가 나오므로 이 글자가 등장하는 유명한 시가 있어 소개해 봅니다.
한(漢)나라 때 성제(成帝. 재위 BC 33 ~ BC 7)의 총애를 입었다가 조비연(趙飛燕)으로부터 무고(誣告)를 받고 총애를 잃었던 반첩여(班婕妤)가 《원가행(怨歌行)》이란 시를 지어 자신의 신세를 한탄했는데, 자신의 신세를 비단부채[紈扇]에 비유한 노래입니다.
新裂齊紈素 신렬제환소 새로 끊은 제나라 고운 흰 비단
皎潔如霜雪 교결여상설 교결하기 서리나 눈과 같아라
裁爲合歡扇 재위합한선 마름질해 합환선을 만들었나니
團圓似明月 단월사명월 둥글기가 원만한 보름달 같네.
出入君懷袖 출입군회수 드나들 땐 임께서 소매에 품고
動搖微風發 동요미풍발 부치면 솔솔바람 일어나는데
常恐秋節至 상공추절지 언제나 두려운 건 가을 이르러
凉飇奪炎熱 양표탈염열 서늘한 바람이 더위 빼앗아
棄捐篋笥中 기연협사중 대나무 상자 안에 그냥 버려져
恩情中道絶 은정중도절 은정이 중도에 끊어짐이네.
반첩여(班婕妤)는 월기교위(越騎校尉) 반황(班況)의 딸로 이름이 반염(班恬)인데 어려서부터 재학(才學)이 있어, 효성제(孝成帝) 즉위년에 후궁으로 들어갔습니다. 처음 소사(少使)가 되었다가 곧 대행(大幸)이 되고 첩여(婕妤)가 되었습니다.
황제가 어느 날 후정(後庭)에서 노는데 일찍이 같은 연(輦)에 타자고 했으나 사양하며 말했습니다.
"옛 그림을 보오니 어질고 성스러운 임금에게는 모두 이름난 신하가 있었습니다.
하온데 3대의 마지막 임금에게 사랑하는 여자가 있었고 그 곁에 총희(寵姬)들이 있었습니다. 이제 연(輦)을 같이 타고자 한다면 이는 그 암우(暗愚)한 군주와 가까운 일이 아니겠습니까?"
이 말에 황제는 그 말을 옳게 여겨 중지 했습니다. 이것이 유명한 <반녀사연(班女辭輦)>이라는 고사입니다. 태후가 이 말을 듣고 반첩여를 크게 칭찬했습니다. 이것으로 볼 때 반첩여(班婕妤)는 부덕(婦德)을 갖춘 심지가 곧았던 현숙(賢淑)한 여인으로 여겨집니다.
그런데 뒤에 조비연(趙飛燕)자매가 후비(后妃)로 들어와 성제의 총애를 받게 되자 반녀와 허황후(許皇后)를 모함하여 총애를 잃고 맙니다. 그후 태후가 있는 장신궁(長信宮)으로 들어가서 머물면서 이때 《자도부(自悼賦)》《도소부(搗素賦)》원가행(怨歌行)》세 편의 시를 지어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고 슬퍼하였는데 이 중에 원가행만 전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한여름 항상 옆에 놓고 아끼던 흰 비단부채[紈扇]도 가을이 오면 소용이 없어 버려지 듯이 물찬 제비같은 조비연(趙飛燕)이 총애를 받자 그렇게 아끼던 자신도 가을의 부채[秋扇] 같은 신세가 되었음을 한탄했던 것입니다.
은촉위황(銀燭煒煌)에서 은(銀)은 금속 중의 하나인 '은 은', 그 은의 빛깔을 나타내는 '은빛 은', 은은 화폐로 쓰였기 때문에 '돈 은', 칼날은 은빛이 돌만큼 날카롭기에 '날카로울 은'이라 합니다. 촉(燭)은 '촛불 촉, 등불 촉, 초 촉, 비출 촉, 비칠 촉'이며, 위(煒)는 '빨갈 위, 성할 위, 밝을 위'라고도 하는데 '빛날 휘'라고도 합니다. 이 글자는 음(音)이 두 가지인데 '붉다, 밝다'의 의미로 쓰이면 '위'라 하고, '빛나다'의 뜻을 담고 있으면 '휘'라고 합니다. 황(煌)은 '빛날 황'입니다.
은촉(銀燭)은 '빛이 희고 밝은 촛불'이란 뜻입니다. 위진남북조 시대의 도가(道家)의 방사(方士)로 유명한 왕가(王嘉)가 지었다는《습유기(拾遺記)》에 은촉(銀燭)에 대한 이야기가 언급되었습니다.
「금을 백 번 녹이면 그 색이 하얗게 바뀌는데 그 빛이 은과 같다. 그런즉 은촉(銀燭)이라 한다. (百鑄其色變白 有光如銀 卽銀燭也)」
은촉(銀燭)은 이와 같이 그 빛이 희고 밝은 촛불을 뜻합니다. 밝게 빛나는 촛불입니다.
위황(煒煌)은 '밝게 빛난다, 환하게 빛난다'는 뜻입니다. 진(晋) 나라 부함(傅咸)의 《촉부(燭賦)》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한가로운 방에서 촛불을 사르나니(起然燭於閑房)
붉은 빛이 환하게 빛나고(揚丹輝之煒燁)
붉은 불꽃 눈부시게 타오르니(熾朱焰之煌煌)
어두웠던 밤이 대낮같이 되었다.(俾幽夜而作晝)
따라서 은촉위황(銀燭煒煌)은 '은빛 나는 촛불이 환하게 빛난다'는 뜻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환선원결(紈扇圓潔) 은촉위황(銀燭煒煌)은 고귀한 신분의 방안 풍경을 묘사한 글로 보여집니다. 방안에 놓여진 흰 비단으로 만든 비단부채, 은촛대의 은빛 나는 촛불이 환하게 빛나는 모습은 분명 여염집 모습의 풍경은 아닐 것입니다. 고귀한 품격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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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紈扇圓潔 銀燭煒煌
紈 흰비단 환/ 扇 부채 선/ 圓 둥글 원/ 潔 깨끗할 결
■ 紈扇圓潔(환선원결) : 흰 비단 부채는 둥글고 깨끗하며,
銀 은 은/ 燭 촛불 촉/ 煒 빛날 위/ 煌 빛날 황
■ 銀燭煒煌(은촉위황) : 은빛 나는 촛불은 환하게 빛난다.
105. 紈扇圓潔 銀燭煒煌(환선원결 은촉위황)
환선(紈扇)은 흰 비단으로 만든 둥근 부채이고, 은촉(銀燭)은 은빛 나는 촛불입니다.
당시에 비단으로 만든 부채와 밀랍으로 만든 초를 사용할 수 있었으니, 평범한 집안은 아니었습니다.
이 문장은 고위직에서 물러나서 낙향한 천자문 저자의 한적하고 여유로운 삶의 향기를 느끼게 합니다.
둥글고 깨끗한 흰 비단 부채는 속세의 풍속과 관습을 초월한 고결하고 드높은 인품과 삶의 모습을 나타냅니다.
'흰 비단'이란 속세의 삶과 군자의 삶을 구분하는 도구가 됩니다.
옛날에는 집안을 밝히기 위해서 나무 섶을 묶어 횃불을 만들어 사용했습니다.
이때 땅에 세워놓는 횃불을 료(燎)라고 하고, 손에 쥐고 있는 횃불을 촉(燭)이라고 하였습니다.
시간이 흘러 나중에는 밀랍으로 만든 손에 쥐는 횃불, 즉 촉(燭)을 사용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오늘날 '촛불'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무 섶을 묶어 만든 횃불보다는 밀랍으로 만든 촉(燭)이 사용하기 편리했고 더 밝았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촉(燭)의 밝음이 마치 은빛과 같다고 하여 '은촉(銀燭)'이라고 부르게 된 것으로, 은(銀)에 비유하여 촉(燭)의 귀중함과 밝음을 찬양한 표현입니다.
이번 편의 '환선원결(紈扇圓潔) 은촉위황(銀燭煒煌)' 구절은 더운 여름날에 손님들을 위해 비단부채를 준비하고, 밤에 온 집안의 불을 밝히고 손님들 방에는 은으로 장식한 촛대로 불을 밝혔던 어느 잔치의 묘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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