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字文 工夫

107. 絃歌酒讌 接杯擧觴

bindol 2020. 11. 14. 18:36

絃歌酒讌 接杯擧觴

 

本文絃歌酒讌 接杯擧觴 현가주연 접배거상

주악(奏樂)하고 노래하는 흥겨운 술잔치에

권커니 잣커니 술잔을 높이 든다.

 

解說

이번 장에서는 현가주연(絃歌酒讌) 접배거상(接杯擧觴)이라는 구절을 공부할 차례입니다.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 부르는 주연에서 술잔을 높이 들고 흥겨워하는 모습이 그려지는데, 여기에는 무슨 뜻이 담겨 있는가 하나하나 공부해 보겠습니다.

현가주연(絃歌酒讌) 주악(奏樂)하고 노래하는 흥겨운 술잔치에

접배거상(接杯擧觴) 권커니 잣커니 술잔을 높이 든다.

우선 글자의 자원(字源)부터 알아보고 그 뜻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은 멱() + ()의 형성자(形聲字), '()''기묘함'의 뜻입니다. []이 정교하고 튕기면 신묘한 소리[]를 내므로 악기의 ''을 나타냈습니다. '()''()'과 통하여 실[]이 활[]에 매어진 것, ''의 뜻을 나타내었습니다.

()는 흠() + ()의 형성자(形聲字), '()'은 사람이 입을 벌리는 모양을 본뜬 것이고, '()''노래하다'의 뜻입니다. ()'()''()'를 더한 글자로, '()'는 큰 목소리를 냄의 뜻입니다. 사람이 입을 벌리고[] 큰 소리로[] 노래부르다[]의 뜻에서 '노래하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노래하다'의 원자(原字)'노래할 가()'인데 '()'가 뒤에 '()'의 뜻으로 쓰이자 하픔 흠()자를 더하여 '노래부르다'의 뜻을 나타내었습니다.

()는 상형자(象形字), 갑골문(甲骨文)금문(金文)'()'와 동일한 글자로, '술독'을 본뜬 글자입니다. ''의 뜻을 나타냅니다. 뒤에 물 수()를 덧붙여서 수() + ()의 형성자(形聲字)가 되었습니다. 술독[]에 담긴 액체[]라는 의미로 ''의 뜻을 나타내었습니다.

()은 언() + ()의 형성자(形聲字), '()''()'과 통하여 '잔치'의 뜻입니다. 여기에 '()을 붙여 잔치의 뜻이나, 잔치를 벌여 서로 이야기하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은 수() + ()의 형성자(形聲字), '()'은 귀인을 가까이에서 모시는 시녀입니다. []으로 첩()을 당겨 가까이 오게 하다의 뜻에서 '가까이하다, 사귀다, 잇다, 접하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는 목() + ()의 형성자(形聲字), 나무[]로 만든 작은 술잔을 말합니다. 버드나무 속을 파내어 물이나 술을 담는 그릇, ''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는 수() + ()의 형성자(形聲字), '()'는 다 함께 손을 합하여 물건을 들어 올림의 뜻입니다. 여기에 수()를 붙이어, 힘을 합해서 물건을 들어 올리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즉 여럿이 더불어[] 마음을 합하여 일제히 손[]으로 '들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은 각() + (��)의 형성자(形聲字), '(��)''상처를 내다'의 뜻입니다. []에 진집을 내어 만든 '술잔'의 뜻을 나타냅니다.

현가주연(絃歌酒讌)에서 현()'줄 현, 탈 현'이고, ()'노래 가, 노래할 가'입니다. ()'술 주, 잔치 주'이고, ()은 이야기할 연, 잔치 연'입니다. 같은 뜻의 글자로 '()''()'이 있습니다.

현가(絃歌)'악기를 타면서 노래하다'의 뜻입니다. 거문고나 비파 등을 타면서 노래 부르는 것을 말합니다. 주악(奏樂)하고 노래하는 것을 말합니다. 현가(絃歌)는 현가(弦歌)라고도 합니다. 주연(酒讌)은 주연(酒宴)과 같은 뜻으로 '술잔치'를 말합니다.

현가주연(絃歌酒讌)은 주악(奏樂)하고 노래하는 흥겨운 술잔치를 말합니다. 거문고를 타고 그 곡조에 맞춰 노래하는 연회장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이런 자리는 임금이나 고관대작들의 연회일 것입니다. 주연이니 만큼 잔을 주고받으며 취흥을 돋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논어(論語)》『양화(楊貨)편에 현가(弦歌. 絃歌)에 대한 글이 있어 소개합니다.

子之武城 聞弦歌之聲 夫子莞爾而笑曰 割雞 焉用牛刀

자지무성 문현가지성 부자완이이소왈 할계 언용우도

子游對曰 昔者 偃也聞諸夫子 曰 君子學道則愛人 小人 學道則易使也

자유대왈 석자 언야문제부자 왈 군자학도즉애인 소인 학도즉이사야

子曰 二三子 偃之言 是也 前言 戱之耳

자왈 이삼자 언지언 시야 전언 희지이

공자(孔子)께서 무성(武城)에 가시어 현악(弦樂)에 맞추어 부르는 노랫소리를 들으셨다. 부자(夫子)께서 빙그레 웃으시며 말씀하셨다.

"닭을 잡는데 어찌 소 잡는 칼을 쓰겠느냐?"

자유(子游)가 대답하였다.

"전에 제가 선생님께 듣기로는 군자가 도를 배우면 백성을 사랑하게 되고, 소인이 도를 배우면 부리기가 쉽다고 하셨습니다."

이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제자들아, (. 자유의 이름)의 말이 옳다. 앞서 말한 것은 농담이었다."

여기서 현()'거문고와 비파'를 말합니다. 이 때에 자유(子游)가 무성(武城)의 방백이 되어 예()와 악()으로 고을을 다스리는 가르침을 삼았습니다. 그래서 고을 사람들이 다 거문고를 뜯고 노래를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공자가 무성에 갔을 때 현가지성(弦歌之聲)을 듣고는 자유가 무성을 예악(禮樂)으로 다스리는 것에 만족해 했습니다. 그래서 빙그레 웃으며 한마디 합니다. "닭잡는데 어찌 소잡는 칼을 쓰느냐?" 이 말씀은 예악(禮樂)은 큰 도()인데 어떻게 이런 작은 고을에서 큰 도를 쓰느냐 하신 것입니다.

그러자 자유가 선생님께서 전에 말씀하신 예악의 도를 상기 시켜 드립니다. 군자가 예악을 배우면 백성을 아끼고, 소인이 예악의 도를 배우면 부리기 쉽다는 가르침을 주시지 않으셨냐구요. 그러자 공자께서는 아까 한 말은 농담이었다고 한 것입니다.

공자께서는 제자인 자유가 예악(禮樂)으로 고을을 다스리는 것을 보고 믿음직스러워 함께한 여러 제자들의 의혹도 풀어 줄 겸 넌지시 농담을 던져보신 것입니다. 예악이 고르면 나라가 잘 다스려지는 것이고 예악이 문란하면 나라가 어지러운 법이라 예악은 나라를 다스리는 큰 도로 삼았던 것입니다.

접배거상(接杯擧觴)에서 접()'접할 접, 사귈 접, 모일 접, 이을 접, 대접할 접'이고, ()'잔 배, 대접 배'이며, ()는 배()의 속자(俗字)입니다. ()'들 거, 올릴 거, 일으킬 거, 거동 거,모두 거'이며, ()'잔 상, 잔낼 상'입니다.

여기서 술잔을 나타내는 글자로 배()와 상()이 있습니다만 이밖에도 잔()과 작() 그리고 굉(. ) 등 많이 있습니다.

()는 나무로 만든 술잔입니다. 같은 글자로 배()가 있고 배()는 속자(俗字)입니다. ()은 물소나 쇠뿔로 만든 술잔이고, ()은 옥으로 만든 작은 술잔입니다. ()은 쇠로 만든 세 발이 달린 술잔으로 왕가의 권위를 나타내는 벼슬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은 쇠뿔로 만든 작은 잔을 말합니다. 참고로 적어 보았습니다.

접배(接杯)'잔을 주고받는 것'을 말하고, 거상(擧觴)'술잔을 들어올리는 것'을 말합니다.

()나라 조터(曺攄 ?~308)감구시(感舊詩)에 거상(擧觴)이란 용어가 들어 있어 소개해 봅니다.

................................. 중 략 .................................

對賓頌有客(대빈송유객) 손님을 대하고 유객시(有客詩)를 암송하고

擧觴詠露斯(거상영로사) 술잔을 들고 노사편(露斯篇)을 읊는다네.

臨樂何所歎(임락하소탄) 즐거움에 임하여 어찌 탄식을 하는가?

素絲與路岐(소사여로기) 흰 실과 갈래길 때문이라네.

감구시(感舊詩)는 옛 일을 회상하며 감회에 젖어 읊은 시인데, 반가운 손님을 맞아 시경의 유객시(有客詩)를 암송하고, 술잔을 들어 또한 시경의 술자리를 묘사한 노사편(露斯篇)을 읊으며, 탄식하는 것은 묵자(墨子)는 흰 실을 보면 울었고 양주(楊朱)는 갈림길에서 운 뜻을 알기에 그렇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거상(擧觴)은 술잔을 드는 것을 말합니다. 따라서 접배거상(接杯擧觴)은 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술잔을 높이 들며 즐거워하는 모습입니다.

현가주연(絃歌酒讌) 접배거상(接杯擧觴)은 주연(酒宴)을 베푸는 연회장의 모습을 서술한 글입니다. 현가주연(絃歌酒讌)이라 하니 현악기인 거문고나 비파 등을 탄주(彈奏)하고 노래 부르는 모습이 그려지고, 접배거상(接杯擧觴)이라 하니 술기운이 올라 흥겨워하며 주거니 받거니 권커니 잣커니하며 술잔을 높이 드는 주연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고대의 공경대부(公卿大夫)의 상류층 사람들은 주연을 통하여 음주가무(飮酒歌舞)를 즐기고 담론(談論)하는 것이 풍류(風流)의 하나였던 것입니다. 본 절의 내용은 임금이나 공경대부(公卿大夫)들이 주연을 베풀어 주악하는 가운데에서도 주도를 통하여 덕을 실천하고 즐거움과 기쁨을 나누는 것을 묘사한 것일 수도 있고, 향대부(鄕大夫)들이 손님을 초청하여 주연을 베푸는 모습을 묘사한 것이라 할 것입니다.

예기(禮記)》『향음주의(鄕飮酒義)편에 향음주례(鄕飮酒禮)에 대한 글이 있어 주례(酒禮)의 면모를 볼 수 있습니다.

鄕飮酒之義 主人拜迎賓于庠門之外 入三揖而后至階 三讓而后升 所以致尊讓也

향음주지의 주인배영빈우상문지외 입삼읍이후지계 삼양이후승 소이치존양야

盥洗揚觶 所以致絜也 拜至拜洗拜受拜送拜旣 所以致敬也

관세양치 소이치결야 배지배세배수배송배기 소이치경야

尊讓絜敬也者 君子之所以相接也 君子尊讓則不爭 絜敬則不慢

존양결경야자 군자지소이상접야 군자존양즉불쟁 결경즉불만

不慢不爭 則遠於鬪辨矣 不鬪辨 則無暴亂之禍矣 斯君子所以免於人禍也

불만부쟁 즉원어투변의 불투변 즉무폭란지화의 사군자소이면어인화야

故 聖人制之以道

고 성인제지이도

향음주(鄕飮酒)의 뜻은 주인이 상문(庠門) 밖에서부터 손님을 절하여 맞아들여, 뜰에서 세 번 읍()하고, 그런 뒤에 섬돌에 이르러 세 번 사양한 뒤에 당()에 오르는데, 이는 존양(尊讓)을 다하는 때문이다.

손을 씻고 잔을 드는 것은 정결(淨潔)함을 다하기 때문이다. 배지(拜至)하고 배세(拜洗)하며 배수(拜受)하고 배송(拜送)하며 배기(拜旣)함은 공경을 다하기 때문이다.

존양(尊讓)하고 정결(淨潔)히 하며 공경(恭敬)하는 것은 군자(君子)가 서로 접촉하는 소이(所以)이니, 군자가 존양(尊讓)하면 곧 다투지 않을 것이요, 정결히 하고 공경한다면 방자(放恣)하지 않을 것이다.

방자하지 않고 다투지 않는다면 곧 싸움과 쟁론(爭論)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요, 싸움과 쟁론을 하지 않는다면 곧 폭란(暴亂)의 화()가 없을 것이니, 이것이 군자가 타인으로부터 화()를 면()하는 소이이다.

그러므로 성인(聖人)은 도()로써 이를 제()하였다.

향음주(鄕飮酒)란 향대부(鄕大夫)가 나라 안의 어진 사람을 대접하는 것으로, 향음주례(鄕飮酒禮)를 가르쳐야 어른을 존중하고, 노인을 봉양하는 것을 알며, 효제(孝悌)의 행실도 따라서 실행할 수 있으며, 귀천(貴賤)의 분수도 밝혀지며, 주석(酒席)에서는 화락하지만 지나침이 없게 되어, 자기 몸을 바르게 해 국가를 편안하게 하기에 족하게 된다고 합니다.

향음주례(鄕飮酒禮)의 골자는 배지(拜至)배세(拜洗)배수(拜受)배송((拜送)배기(拜旣) 등 다섯 가지가 골자입니다.

배지(拜至)는 주인이 손을 맞아들여 처음으로 정중히 절하는 것이고, 배세(拜洗)는 주인이 작(. 새부리 모양에 세 발이 달린 술잔)을 씻어 당에 오르면 주인은 동쪽 층계 위의 문인 상인방(上引枋)에 북면(北面)하고 두 번 절하여 주인이 몸소 잔을 씻은데 대하여 공경의 뜻을 표하는 것이며, 배수(拜受)는 주인이 손님에게 잔을 올리면 손님은 서쪽 층계 위에서 절을 하고 잔을 받는 것을 말하며, 배송((拜送)은 손님이 이미 잔을 받으니 주인은 동쪽 층계 위에서 절하여 보낸다는 뜻입니다. 배기(拜旣)는 손님이 잔을 들어 술을 다 마시고 나서 절하는 것을 말합니다.

주연(酒宴)과 주석(酒席)에서 서로를 존양(尊讓)하고 정결히 하는 마음으로 최고의 예의를 다한다면 배반낭자(杯盤狼藉)로 흘러 싸움과 쟁론, 폭란(暴亂)의 화가 일지 않을 것입니다.

음악과 술은 사람의 심성을 변화시키는 묘한 힘이 있습니다. 불안하고 우울한 마음을 풀어 주기도 하고 기쁜 마음을 더욱 고양시키기도 합니다. 또한 소심하고 협소했던 마음도 관대해지게 하는 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음악과 술은 우리 생활에서 불가분의 관계에 있습니다.

그러나 옛부터 음악이 음란하면 사회도 음란해진다고 보아 음악을 바르게 해야 미풍양속을 해치지 않고 바른 심성을 갖게 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술은 사람을 취하게 하는 성질이 있어 자칫 정도를 잃으면 화()를 부르므로 이에 대해 경계하는 말도 허다하게 많습니다.

전국책(戰國策)》『위책(魏策)에 술에 대해 언급한 것이 있습니다.

昔者 帝女儀狄作酒而美 進之禹 禹飮而甘之 遂疏儀狄 絶旨酒曰

석자 제녀의적작주이미 진지우 우음이감지 수소의적 절지주왈

後世必有以酒亡其國者.

후세필유이주망기국자

옛날 제녀(帝女) 의적(儀狄)이 술을 빚자 그 맛이 매우 좋았습니다.

이에 우()임금이 마셔 보고는 그 맛이 매우 좋자 이내 의적을 멀리하고는 지주(旨酒. 美酒)를 끊고 말했습니다.

"후세에 반드시 술에 빠져 나라를 망치는 자가 있을 것이다."

과연 우임금이 예언한 대로 술로 나라를 망친 자가 생겼으니, 대표적인 예가 하()의 걸왕(桀王)과 은()의 주왕(紂王)입니다. 걸왕은 미인 말희(妺喜)를 얻었고, 주왕은 미인 달기(妲己)를 얻었는데 그들은 그녀와의 쾌락을 위해 주지육림(酒池肉林)을 만들어 황음무도(荒淫無道)를 행하다가 나라를 망친 장본인들입니다.

그래서 술을 경계하는 말씀이 고래로부터 지금까지 고금동서를 막론하고 많지만 우리 불가(佛家)에서는 특히 술에 대한 계주(戒酒)의 말씀도 많거니와 술을 마시지 말 것을 계()로써 정하고 있습니다. 술은 정신을 혼미하게 하여 지혜종자(智慧種子)를 없애기 때문에 각종 화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에 부처님의 계주(戒酒)에 대한 말씀을 전하면서 이 글을 맺을까 합니다.

양생자경(養生子經)에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술에는 여섯 가지 이변(異變)이 있느니라. 여섯 가지란 무엇인가?

재물을 소비하는 일, 병이 나는 일, 싸움을 일으키는 일, 성이 많이 나는 일, 명예가 실추(失墜)되는 일, 지혜가 손상하는 일이 그것이니라.

이런 악이 있으면 사업을 폐()하게 되며, 못 얻은 재물은 얻지 못하고,

얻은 재물은 없애서, 과거에 지녀 오던 것을 탕진하게 되느니라."

, 관감장송경(棺歛葬送經)에서 이르시기를,

"술은 임금을 불인(不仁)하게 하고 신하를 불충(不忠)케 하며, 어버이를 불의(不義)하게 하고 자식을 불효(不孝)하게 하며, 부인을 사음(奢婬)케 하는 등, 그 과실이 서른 여섯 가지나 있어서, 망국파가(亡國破家)가 이 때문이 아님이 없느니라. 그러므로 차라리 독()을 마시고 죽을지언정 술에 정신을 잃으면서 살 일이 못되느니라."

하셨으며, 묘법성념처경(妙法聖念處經)에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술의 과실은 선법(善法)을 파괴하며, 뛰어난 지혜를 깨며, 마음의 평안함을 깨며, 선우(善友)를 멀리하며, 온갖 병을 낳으며, 해탈(解脫)을 파괴하며, 원수(怨讐)가 기회를 얻으며, 재물(財物)을 없애며, 비법(非法)을 키우며, 진귀한 재보(財寶)를 멀리하며, 시비(是非)를 어지러이 말하며, 마음의 어지러움을 더욱 늘이며, 탐심 (貪心)과 분(忿)을 낳으며, 무명(無明)을 키우며, 충실(忠實)을 거짓으로 바꾸며, 숨은 것을 드러내며, 번뇌를 더욱 늘이며, 지옥(地獄)을 달성하며, 선근(善根)을 태우며, 삼보(三寶)를 깨며, 나쁜 평판을 퍼뜨리며, 농혈(膿血)을 바꾸며, 향을 고약한 냄새로 바꾸며, 삼도(三塗. 三惡道)를 끌어 낸다.

술은 이런 갖가지 잘못이 있으므로 응당 멀리해야 하느니라."

우리는 지금 미투(me too)운동이 일어나 유명인들이 그간에 숨겨졌던 부정적인 추태나 추악한 일로 망신을 당하여 명예가 실추되는가 하면 목숨으로 댓가를 지불한 사람도 있음을 봅니다. 이런 일은 대개 잘못된 음주문화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에 일어난 미투운동은 현재진행형이고 이런 운동이 우리 사회를 맑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가주연(絃歌酒讌) 접배거상(接杯擧觴)을 통하여 주연(酒讌. 酒宴)이나 주석(酒席)에서도 예의(禮義)를 다하고 상대를 존중하면 시비(是非)와 폭란(暴亂)의 화()를 막는 길임을 알고 정도(正道)를 잃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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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絃歌酒讌 接杯擧觴

 

줄 현/ 노래 가/ 술 주/ 잔치 연

絃歌酒讌(현가주연) : 거문고를 타고 노래하며 술로 잔치하니,

 

사귈 접/ 잔 배/ 들 거/ 술잔 상

接杯擧觴(접배거상) : 잔을 공손히 쥐고 두 손으로 들어 권한다.

 

107. 絃歌酒讌 接杯擧觴(현가주연 접배거상)

: 비파를 타며 노래 부르고 술을 마시는 잔치에서 술잔을 얌전하게 쥐고 두 손으로 들어 올려 권한다.

 

고대 중국에서는 주연(酒宴)을 베푸는 자리에선 예법(禮法)에 따라서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행동하도록 했던바, 연회에서 각자의 마음을 시와 노래로 표현했는데, 주인이 어떤 시()를 읊어 자신의 심경을 나타내면 손님은 반드시 거기에 걸맞은 시()로 화답해야 했으며, ()로 화답하지 못한다거나 걸맞지 못한 시()로 답할 경우 '제대로 배우지 못한 사람'이라는 혹평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이 때문에 왕족과 지식인들은 옛 기록인 시경(詩經)과 서경(書經) 춘추(春秋)를 공부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런 책 속에 있는 시()나 서()를 인용하여 상대방이 자신의 심경을 표현할 때, 그 속에 담긴 본뜻과 함께 그에 합당한 답변을 내놓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주연(酒宴)을 베푸는 자리에서 지켜야 할 예법(禮法)을 주례(酒禮)라고 했는데, 주례(酒禮)란 한 잔의 술을 주고받을 때에도 주인과 손님은 예법에 따라 주고받으면서, 예의와 품위를 잃지 않도록 마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하면, 하루종일 술을 마셔도 결코 취하지 않고, 사람이 지켜야 할 예의를 잃지도 않는다고 여겼던 겁니다.

그들에게 술이란 서로 기쁨과 즐거움을 나누기 위한 것이고, 음악이란 덕()을 밝히기 위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이번 편도 천자문의 저자가 향리에 내려와 손님들을 초대해서 연회를 배푸는 장면의 묘사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구절은 음주법(飮酒法)을 중시했던, 우리 조상들도 쉽게 이해했을 걸로 사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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