周易

[스크랩] 周易의 ‘河圖․洛書’에 대한 철학적 이해

bindol 2018. 7. 14.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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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한철학회  철학논총 제29집. 2002․제3권

 

 

 

周易의 ‘河圖․洛書’에 대한 철학적 이해

 

 

송재국*

 

 

[한글 요약]

 

성인이 역도를 지으실 때 철학적 근거로 삼은 것은 ‘천지만물 자체’ 즉 天道이다.

이에 대하여 주역에서는 “성인이 처음으로 易道를 창제하실 때, 위로는 하늘의 모습을 살피고 아래로는 땅의 법칙을 본받으며, 나아가 하늘과 땅 사이의 온갖 만물을 두루 관찰하여 八卦의 그림을 그렸다”하였으니, 이는 ‘천지만물의 존재 법칙’과 ‘성인이 易理를 지으신 의지가 상호 깊이 관련되어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런데 주역에서는 성인이 밝힌 역도의 근거에 대하여 천도와는 또 다른 표현을 쓰고도 있는 데, 이것이 바로 ‘神物’로서 그 구체적 내용을 ‘하도’와 ‘낙서’로 명기하고 있다. 다시 말하여 역의 이치가 천도와 더불어 ‘신물’에도 근거하고 있음을 말한 것이다.

그렇다면 주역에서 굳이 ‘천도’와 ‘신물’을 구분하여 역도의 근거로 제시한 철학적 이유는 무엇일까? 이를 논의하기 위해 우선 현재 전해지고 있는 하도와 낙서의 그림이 어떤 과정을 거쳐 정착되었는지를 검토하고, 이어서 하도와 낙서의 철학적 분석을 통하여 그 의의를 추출해 보고자 한다.

주역에서 말하는 성인의 의지란 ‘천도의 인격성’을 말하는 것으로 이를 달리 말하면 ‘신’이라 지칭할 수 있는 바, 주역의 ‘신물’이란 표현은 ‘역 철학의 종교적 성격’을 지칭한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에 주역의 ‘하도’와 ‘낙서’를 검토하는 작업은 역도의 종교성을 해명하는 역할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주제분야 : 先秦儒學, 易學

주 제 어 : 周易. 天道. 神物. 河圖. 洛書

 

 

1. 緖言

 

성인이 作易의 근거로 삼고 있는 것은 ‘천지만물 자체’이다. 따라서 易道를 논의함에는 천지만물의 존재법칙, 이른바 天道의 범주를 벗어날 수 없다.

 

계사전에서 “옛날에 복희씨는 위로는 하늘의 모습을 살피고 아래로는 땅의 법칙을 본받으며, 나아가 하늘과 땅 사이에 가득한 온갖 만물의 본래 모습을 근거로 역을 지으셨다”1]라고 한 것은 이에 대한 명백한 증거로서 ‘천지만물의 존재법칙’과 ‘성인의 작역의지’가 긴밀하게 상관되어 있음을 언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주역에서는 작역의 근거에 대하여 「天道」와는 또 다른 표현을 쓰고도 있는데, 이것이 바로 「神物」로서, 그 구체적 내용을 「河圖」와 「洛書」로 명기하고 있다. 다시 말하여 역의 이치가 천지 만물과 더불어 하도․낙서에도 근거하고 있음을 분명히 밝히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주역에서 구태어 「天道」와 「神物」을 구분하여 성인이 지으신 역의 근거로 제시한 철학적 이유는 무엇일까?

 

易道가 둘이 있을 수 없듯이 역도의 근거인 天道와 神物 역시 그 본질적 의의가 서로 다르지 않을 것임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에 본고에서는 주역의 하도와 낙서가 내포하고 있는 철학적 의미를 분석․이해함으로써 易思想의 神明的 지평을 보다 넓게 마련하고자 한다.

 

주지하다시피 易道의 고유한 표현방식은 象과 數, 즉 卦象과 曆數라는 두 가지이다. 여기서 象이란 존재원리의 공간적 이해를 위주로 표상한 것이고, 數는 존재원리의 시간적 이해를 위주로 체계화한 방식이라 할 수 있다. 天道의 내용을 「천지만물의 현상적 존재양상」과 「천도운행의 변화원리」라고 구분하여 이해한다면, 괘상과 역수는 천도의 시․공간적 표현방식이라 아니할 수 없다.

 

또한 주역에서 말하는 ‘성인의 의지’란 천도의 인격성을 일컫는 것이며, 천도의 인격적 의지를 달리 말하면 神이라 지칭할 수 있는 바, 주역에서의 神物이란 표현은 ‘역도의 종교적 지평’을 지칭한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에 주역의 河圖․洛書를 철학적으로 검토하는 일은 易道의 종교성을 해명하는 통로와도 일치하는 작업이 될 것이다.

 

1]계사전,下2. 「古者包犧氏之王天下也 仰則觀象於天 俯則觀法於地 … 於是始作八卦」

 

 

2. 河圖․洛書의 정착과정

 

유가 경전 중에서 河圖와 洛書를 竝記하여 함께 언급하고 있는 곳은 주역 계사전으로 이를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天生神物 聖人則之 天地變化 聖人效之 天垂象 見吉凶 聖人象之 河出圖 洛出書 聖人則之」 2]

(하늘이 신령스러운 상징물을 내려주시니 성인이 이를 법칙으로 삼았으며, 천지가 변화하여 운행하니 성인이 이를 본받아서 역을 지으신 것이다. 하늘은 그 뜻과 의지를 인간세계에 내려주시니 인간세계에는 길흉화복이 나타나게 되었고, 성인께서 이를 그림[상징]으로 그리신 것이며, 河水에서 龍圖가 나타나고 洛水에서는 龜書가 출현하여 성인이 이를 법칙으로 삼아서 역도를 드러낸 것이다.)"

2]계사전 上. 11장

 

그 밖에 서경․논어․예기 등에서는 하도만을 직접 명기하고 있는 데 이를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大玉 夷玉 天球 河圖 在東序」3]

(빈소를 차리면서 구슬을 펼쳐놓을 때 華山에서 난 큰 옥과 동쪽에서 나온 구슬, 그리고 푸른색의 구슬과 황하에서 나온 무늬 있는 구슬은 동쪽 행랑에다 놓았다.)"

3] 서경. 顧命

 

위에서 河圖는 고대로부터 周室에 전승되어 온 宝玉類의 일종으로 왕실의 권위를 상징하는 구체적인 玉石이라 짐작할 수 있다.

 

"「子曰 鳳凰不至 河不出圖 吾已矣夫」 4]

(공자께서 말씀하시되 ‘봉황도 오지 않고 황하에서 도문도 나오지 않으니 이제는 다 틀렸구나!’)"

4]논어. 자한

 

 

위에서 河圖는 봉황과 같은 성격으로 언급되어 있는 바, 이는 상서로운 하늘의 뜻을 상징하는 구체적 神物을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天降膏露 地出醴泉 山出器車 河出馬圖

鳳凰麒麟 皆在郊椰 龜龍在宮沼

其餘鳥獸之卵胎 皆可俯而闚也」5]

(禮로써 다스려 천하가 태평하게 되면 하늘은 기름진 이슬을 내리고 땅은 달리단 샘물을 내며, 산에서는 온갖 보배로운 그릇과 수레를 내고 하수에서는 용마나 하도가 나온다.

봉황과 기린 같이 성스럽고 귀한 새나 짐승이 가까운 숲 속에서 노닐고 거북과 용이 궁안의 연못에 있다.

그 밖의 새와 짐승들도 사람과 친해져서 알이나 보금자리가 모두 굽어보아서도 살펴볼 수 있을 만큼 두루 가득해 진다.)"

5]예기. 예운편

 

 

위의 인용 역시 하도를 성인이 출현할 기운이나 조짐을 상징하는 구체적인 도록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주역에서는 河圖와 함께 洛書가 附加․竝記되면서 하늘의 天地變化와 인간세계의 吉凶을 표상 하는 神物로서 그 성격이 새롭게 규정되고 있으며, 성인이 作易의 근거로 삼은 天道의 大法으로 설명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여 주역 이외의 경전에서는 河圖를 왕실의 고귀함이나 성인의 상서로움을 상징하는 구체적인 사물로 이해하고 있으나, 주역에서는 하도를 낙서와 함께 관련시켜 하늘의 뜻을 간직하고 있는 神物로 규정하여 철학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하도와 낙서에 대한 철학적 이해를 추구하면서 역학의 근본 문제를 언급한 최초의 인물은 前漢의 孔安國(B.C159?~B.C74)인데, 그는 복희가 하도를 본받아 作易하고 禹가 낙서를 근거로 治水하였다고 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하도는 복희씨가 천하에 왕노릇 할 때 용마가 황하에서 나오니 그 무늬를 본받아 八卦를 그린 것이며,

낙서는 하나라의 禹가 홍수를 다스릴 때 거북이가 등에다 무늬를 지고 나왔는데, 그 數가 아홉에 이르므로 이를 수적체계로 정리하여 아홉의 뜻을 완성하였다.」 6]

6]易學啓蒙. 本圖書弟一.

“河圖者 伏犧氏王天下 龍馬出河 遂則其文 以畫八卦

洛書者 禹治水時 神龜負文而列於背 有數至九 禹遂因而弟之 以成九類”

 

 

이러한 주장은 前漢末의 劉歆에게 계승되어 ‘복희하도설’과 ‘하우낙서설’로 전개되고, 더 나아가 하우낙서설은 홍범구주설로 대치되면서 洛書가 곧 ‘九數說’로 정착하게 된다.

이후 後漢의 鄭玄(127~200)은 五行論에 근거하여 주역의 天地之數를 인용하면서 五行生成數로서 易의 數的 체계를 다음과 같이 이해하고 있다.

 

 

「주역 계사전에서 말한 天一․地二․天三․地四․天五․地六․天七․地八․ 天九․地十, 이것들은 즉 五行生成의 數이다.

天一은 水를 生하고 地二는 火를 生하며, 天三은 木을 生하고 地四는 金을 生하며, 天五는 土를 生하는 데, 이런 5개의 數들은 生數이다.

만약 여기서 그친다면 陰陽은 각각 자신의 짝[存立根據]을 상실하게 된다.

따라서 地六은 水를 成하고 天七은 火를 成하며, 地八은 木을 成하고, 天九는 金을 成하며 地十은 土를 成한다. 이로써 陰陽은 서로의 存立根據를 확보함으로써 事物이 형성되어지므로 이들 5개의 수를 일컬어 成數라고 한다.」 7]

 

7]孔潁達․尙書正義․洪範.

“易繫辭曰 天一地二天三地四天五地六天七地八天九地十 此卽是五行生成之數

天一生水 地二生火 天三生木 地四生金 天五生土 此其生數也

如此則陽無匹 陰無偶

故地六成水 天七成火 地八成木 天九成金 地十成土 於是陰陽各有匹偶而物得成焉 故謂之成數也”

 

 

「계사전에서는 ‘天一地二天三地四天五地六天七地八天九地十이니 天數는 다섯이요 地數도 다섯으로서 이들이 서로를 얻어 각각 합하게 된다’ 하였다.

이에 대해 鄭玄은 말하기를 天地의 氣는 각각 다섯가지가 있으며, 五行의 次序에 따라 살펴보면

一을 水라 하는데 이것은 天數이고 二를 火라 하는데 이것은 地數이며, 三을 木이라 하는데 이것은 天數이고 四를 金이라 하는 데 이것은 地數이며 五를 土라 하는데 이것은 天數이다. 이 다섯가지 數는 陰․陽으로 나누어 지는데 單獨으로는 짝을 이루지 못한다.

그러므로 地六은 天一과 짝이 되고 天七은 地二와 짝이 되며, 地八은 天三과 짝이 되고 天九는 地四와 짝이 되며, 地十은 天五와 짝이 된다.

陰陽과 五行은 각각 음양이 合한 연후에야 氣가 서로 得하여 變化가 이루어지는 것이니, 이것은 五行이 각각 짝으로 配合됨을 말하는 것이다.」 "8]

 

8] 孔潁達. 春秋左傳正義 昭公九年. “易繫辭云 天一地二天三地四天五地六天七地八天九地十 天數五 地數五 五位相得而各有合.

鄭玄云 天地之氣各有五 五行之次

一曰水 天數也 二曰火 地數也 三曰木 天數也 四曰金 地數也 五曰土 天數也 此五者陽無匹陰無偶 故又合之

地六爲天一匹也 天七爲地二偶也 地八爲天三匹也 天九爲地四偶也 地十爲天五匹也

二五陰陽各有合 然後氣相得施化行也 是言五行各相妃合”

 

 

정현은 이처럼 주역의 天地之數를 五行生成數로 구분하여 설명함으로써 十數체계까지를 언급하였다. 그러나 十數의 철학적 의미를 河圖와 직접 관련시켜 설명하지는 못하였다.

漢代의 九數說과 十數思想은 이후의 역학사에서 여러 가지의 분분한 논의 과정을 거치게 되었는 데 오늘날 현존하는 도상으로서의 하도와 낙서가 완성된 것은 宋代 朱子에 이르러서였다.

 

朱子는 河圖十數說을 주장함으로써 기존의 洛書九數說과 더불어 易道의 數的체계를 하도․낙서와 관련하여 정착시키게 된 것이다.

특히 朱子는 하도와 낙서를 경위(經緯)와 표리(表裏)의 관계로 설명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유흠이 말하기를 복희씨가 천명을 받아 왕위에 있을 때 하늘에서 내려주신 하도를 받아 이에 근거하여 그린 것이 八卦이며, 하 왕조의 우가 홍수를 다스릴 때 하늘에서 주신 洛書를 받아 그것을 법칙으로 하여 펼친 것이 홍범구주이다. 河圖와 洛書는 서로 經緯가 되며 八卦가 구주는 서로 表裏가 된다.」9]

9]易學啓蒙. 本圖書第一.

“劉歆云 伏犧氏繼天而王 受河圖而劃之 八卦是也 禹治洪水 錫洛書 法而陳之 九疇是也 河圖洛書相爲經緯 八卦九章相爲表裏”

 

또한 하도와 낙서의 철학적 의미를 體用으로 설명하면서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도 있다.

 

 

「하도는 다섯 개의 생수로서 다섯 개의 성수를 거느리며 같은 方位에 거처하는 것이니, 대개 그 전부를 가지고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있으며 이는 수의 본체를 말한 것이다.

낙서는 다섯 개의 홀수(寄數)로서 네가지 짝수(偶數)를 거느리며 각각의 方位에 위치한 것이니, 대개 陽을 主로 하여 陰을 거느리는 것이며 이는 수가 작용하는 토대가 되는 것이다.」10]

10]上同.

“河圖 以五生數統五成數而同處其方 蓋揭其全以示人而道其常數之

洛書 以五寄數統四偶數而各居其所 蓋主於陽以統陰而肇其變數之也”

 

 

이는 一에서 十까지의 數를 五分하여 四方과 中央에 配置한 것이다.

또한 낙서에 대하여는 다음과 같이 그리고 있다.

 

 

「洛書는 대개 거북이의 象을 取한 것이니, 그 數는 九를 머리에 이고 一을 아래에 밟고 있으며

왼쪽에 三, 오른쪽에는 七을, 그리고 二와 四는 양어깨에, 六과 八은 두 다리 쪽에 배치한다.」12]

12]上同.

“洛書蓋取龜象 故其數 戴九 履一

左三 右七 二四爲肩 六八足”

 

이렇게 하여 하도와 낙서의 도상은 주자에 의하여 확정되어 현재까지 전승되고 있는 것이다.

 

 

3. 河圖․洛書의 철학적 이해

 

하도와 낙서는 天의 인격적 의지인 神明之德을 표상한 것이기에 주역에서는 이를 神物이라 규정한 것이다. 따라서 神物로서의 하도․낙서를 검토해 보면 天의 神明한 의지가 어떻게 표상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1) 河圖의 哲學的 分析

 

現傳하는 河圖의 圖象은 다음과 같다.

 

 

 

 

위의 그림을 分析해 보면

① 동그라미의 개수는 數를 표시한 것이고, 그 중에서 검은●은 陰數, 흰색○은 陽數를 표시한 것이다.

② 陰․陽數는 일정한 공간에 배치되어 있다.

③ 中央의 數는 5와 10으로 그 合은 15이다.

④ 그림에 나타나 있는 數는 1에서 10까지의 天地之數가 모두 드러나 있다.

 

위에서 알 수 있듯이 河圖를 구성하는 기본 要素는 數이며, 그 數의 空間的 배열로써 도상은 형성된 것이다. 그러므로 數가 없으며 圖象 또한 그려질 수 없다는 점에서 하도의 본질적 의의는 數의 상징성에 집약되어 있는 것이다.

 

주역에서는 數의 철학적 성격을 구분하여 陰數와 陽數․天數와 地數․生數와 成數 나아가서 太少陰陽 四象數로 나누고 있다.

 

1에서 10까지의 수에서 1, 3, 5, 7, 9 홀수는 天數요 陽數이며, 2, 4, 6, 8, 10 짝수는 地數요 陰數이다. 또한 1, 2, 3, 4, 5는 生數, 6, 7, 8, 9, 10은 成數를 말한다.

 

나아가 陰․陽 기운의 太少를 네가지로 구분하여 1과 9는 太陽數, 2와 8은 少陰數, 3과 7은 少陽數, 4와 6은 太陰數로 표기하기도 한다.

 

특히 四象數는 天地之數를 五行的 구조에 배분한 것으로 본체수인 5와 10을 중앙에 두고 나머지를 四行에 배속한 것이다.

 

이제 易學的 개념으로 분류된 「生成數」와 「太少陰陽 四象數」 그리고 그러한 數의 ‘공간적 배치’를 근거로 하여, 河圖의 상징적 그림을 일반적인 도식의 그림으로 재구성해 보면 다음과 같다.

 

 

 

 

위의 그림에 근거하여 하도의 구조를 계속하여 분석해 보면,

⑤ 중심 본체수는 15이며, 15는 5와 10의 合數이다.

⑥ 15를 중심으로 하여(이 말은 ‘10과 5를 중심으로 하여’라는 말과 같다) 1․2․3․4와 6․7․8․9는 內․外 2개의 圓周上에 배열되어 있는 데, 그 안 쪽의 圓周에는 1․2․3․4 生數가, 그 바깥 쪽 圓周에는 6․7․8․9 成數가 배치되어 있다.

⑦ 生數와 成數가 배열된 內․外의 圓周上에는 그 안팎의 數的 結合이 [太陽數 1․太陰數 6], [少陰數 2․少陽數 7], [少陽數 3․少陰數 8], [太陰數 4․太陽數 9]로 이루어져 있다.

⑧ 15를 중심으로 하여 [1․6], [2․7], [3․8], [4․9]는 四方位에 배속되어 있어서 五行的 구조를 이루고 있다.

⑨ 成數로서의 6․7․8․9는 五行에 있어서의 水․火․木․金에 해당되는데 그 공간적 위치는 四時․四方으로 배속되어 天道의 四行的 구조와완전히 일치한다.

 

 

이상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첫째, 하도는 주역의 天地之數[10개]를 모두 사용하여 일정한 數的 체계를 표상하고 있고, 둘째 그러한 數的 배열을 보면 「生數와 成數」 「陰數와 陽數」로 짝을 이루고 있으며, 셋째 數의 공간적 배치는 철저하게 五行的 구조에 따르고 있다.

 

이처럼 하도에는 天地之數가 모두 나타나 있고 각 數의 위치는 생명적 전개가 가능한 陰陽合德 구조를 이루고 있으며 전체적으로는 天道의 五行적 구조를 표상하고 있는 것이다.

 

 

2) 洛書의 哲學的 分析

 

洛書의 圖象은 다음과 같다.

 

 

 

 

위의 그림을 분석해 보면

 

① 동그라미의 개수는 數를 表示한 것이고 ●은 陰數, ○은 陽數를 나타낸 것이다.

② 數는 일정한 空間的 위치를 가지고 있다.

③ 中央의 자리에 놓인 數는 5이다.

④ 그림에 나타나 있는 數는 모두 1에서 9까지의 아홉 개이다.

 

이를 일반적인 도식으로 재구성해 보면 다음과 같다.

 

 

 

 

위의 그림에 근거하여 洛書의 구조를 계속하여 분석해 보면

 

⑤ 5를 중심으로 하여 1․2․3․4․6․7․8․9는 하나의 圓周上에 배열되어 있다.

⑥ 5를 중심으로 하여 서로 마주하는 數는 結合은 [1․9], [2․8], [3․7], [4․6]으로서, 이를 生成數와 陰陽數의 입장에서 구분할 때, [生數와 成數]의 結合은 이루고 있으나, [陰數와 陰數] 또는 [陽數와 陽數]로 이루어져 있어서 그 陰陽的合德은 이루지 못하고 있다.

⑦ 5를 중심으로 하여 마주한 두 數의 合은 10이며 中央數 5까지를 합치면 15가 된다.

 

이상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첫째 낙서는 주역의 天地之數 중에서 10을 제외한 9개의 수만으로 이루어져 있고, 둘째 數의 공간적 배치는 內․外를 이루지 않고 일열로 배열되어 있으며, 그 마주한 수의 배치를 보면 생성수는 갖추고 있으나 음양수는 이루지 못하고 있다.

 

 

셋째 전체적으로는 五行的 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나 五行의 배속에 있어서 하도와는 다르게 金과 火의 위치가 바뀌어져 있다.

 

참고로 하도와 낙서의 도상을 五行的 구조로 재구성하여 상호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다.

 

 

 

 

이처럼 낙서에서는 天地之數에서 그 최후적 완성수인 10이 제외되어 있어 天道의 완성된 모습은 표상하지 못하고 그 생장 과정만을 나타내고 있으며, 동시에 生數․成數가 결합되어 있어서 역수 원리가 현상 사실로 드러날 수는 있으나, 陰數․陽數가 합덕을 이루지 못하여 스스로 天道를 창생 시킬 수는 없는 것이다.

 

 

3) 河圖와 洛書의 哲學的 意義

 

하도와 낙서가 天의 의지를 표상한 神物이고 天의 의지는 天之曆數를 본질로 하는 天行으로 나타나는 것이라면, 天時의 존재론적 구조를 표상한 것이 곧 하도 낙서라는 말과도 다르지 않다.

 

한편 易道의 시간적 구조(天時의 역학적 구조체계)는 順逆的 관점으로 구분하여 이해할 수 있으며13] 아울러 三極之道(1太極․5皇極․10无極)로 구분하여 이해할 수도 있다.14]

 

13] 송재국. 송재국 교수의 주역풀이, 제8장 ‘시간의 존재구조에 대한 순역적 이해’ 참조. 예문서원 2000, pp. 179~243.

14] 上同.

 

 

역도의 존재론적 근거가 하도․낙서에 있는 것이라면 하도․낙서의 표상 속에는 당연히 천도의 순역적 구조와 三極的 체계가 담겨 있어야 할 것이다.

 

특히 구한말의 유학자 金一夫(1826~1898)는 그의 저작 「正易」에서 성인의 의지와 천도의 존재구조를 상관시켜 순역적 관점, 三極的 관점, 나아가 先․後天의 개념을 상호 일관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해 주고 있다.

 

 

「元降聖人 示之神物 乃圖乃書

圖書之理 后天先天 天地之道 旣濟未濟

龍圖 未濟之象而到生逆成 先天太極

龜書 旣濟之數而逆生倒成 后天无極

五居中位 皇極」15]

(하늘이 그 인격적 의지를 대행할 성인을 내려주시면서, 하늘의 이치를 표상한 신령한 도상을 보여 주셨으니 이것이 바로 하도와 낙서인 것이다.

하도와 낙서를 통해 밝히신 근본이치는 다름 아닌 우주 역사의 생명적 전개인 선천과 후천을 말한 것이며, 우주의 이치가 실제로 구현되는 현장은 천지인데, 그 안에서 생명을 전개시키는 만물은 기제와 미제원리를 기본 법칙으로 삼고 있다.

하도는 본래 완성되어 있는 절대이치의 상징으로서 그 이치의 인격적 의지가 개시되는 모습은 미제의 현상세계로 드러나는 바, 이는 그 이치의 개시 방향이 완성수 10에서 거꾸로 시작되어 시원수 1에서 현상으로 완성되는 順의 방향이며, 그 현장이 곧 천시구조에서의 선천세계요, 순역적 관점에서 보면 태극이다.

낙서는 완성을 향해 나가는 생명적 과정의 현상법칙으로서 그 실천방향은 기제의 원리세계를 지향하는 바, 이는 그 전개 방향이 시원수 1에서 역의 방향으로 시작하여 완성수 10에서 이치의 세계로 전환되는 것이니 그 이념이 곧 천시구조에서 보면 후천세계요, 순역적 관점에서 보면 무극인 것이다.

이러한 선․후천의 의의와 하도․낙서의 이치는 모두 인간 주체성의 자리인 5황극을 중심으로 집약․통일 되는 것이다.)

 

15] 正易. 十五一言

 

 

이상에서 분석해 본 하도와 낙서의 성격을 다음과 같이 나란히 정리해 보면 그 철학적 의미를 보다 분명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위의 내용을 좀더 자세히 설명해 보면 다음과 같다.

 

① 전체수가 9인 낙서는 一太極에서 始生하여 十无極으로 완성되기 이전까지의 天地만물의 변화 현상을 표상한 것이며, 전체수가 10인 하도는 낙서적 변화 법칙을 모두 포함함과 동시에 완성된 十无極數가 상징하는 變化原理 자체까지를 모두 표상한 것이다. 그러므로 洛書는 逆生하여 倒成[順成]하기 以前까지의 ‘天行과 만물의 生․長 변화 과정’을 나타내고 있으며, 하도는 存在原理가 자신을 開示하여 [倒生․順生하여] 현상계의 구체적 사물로 완성시키는[逆成시키는] 이치로서의 變化原理 자체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洛書의 五皇極數는 逆으로 發用되는 用六의 本體가 되며, 河圖의 十无極數는 洛書의 體五用六의 역할을 포함함과 동시에 順으로 發用되는 體十用九의 本體數가 되다.

따라서 河圖는 神明性에 근거한 存在原理를 위주로 하여 易道를 표상한 것이며 洛書는 萬物性에 근거한 變化法則을 위주로 하여 易道를 表象한 것이다.

 

여기에서 體五用六은 陽體陰用의 坤道이니 洛書는 天地萬物之道에 있어서 地道를 상징한 것이며,

體十用九는 陰體陽用의 乾道이니 河圖는 天地萬物之道에 있어서 天道를 상징한 것이다.

 

② 中心本體數가 5인 洛書는 人道를 中心으로 하여 易理를 밝힌 것으로 인간의 실존적 삶의 방식과 실천적 삶의 원리를 표상한 것이며, 中心本體數가 5와 10인 河圖는 洛書的 人道를 포함함은 물론이려니와 더 나아가 인간의 궁극적 존재근거인 天道를 中心으로 역리를 밝힌 것이다.

 

인간의 존재 법칙이 神德에 근거한 것임에 미루어 보면 낙서적 실천원리는 河圖的 神明原理에 근거한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③ 數의 結合에 있어서 洛書는 陰․陽數의 合德을 이루지 못하고 있어서 萬物 創生의 역할은 발휘할 수 없으나, 다만 生․成數가 調和를 이루고 있어 發用數로서의 功能은 충실히 발휘할 수 있으며, 河圖는 生․成數를 이루고 있어서 現象 事物의 變化 法則을 표상함은 물론이려니와 太少陰陽數가 陰陽合德을 이루고 있어서 生命的 創生의 공능[씨의 노릇]과 존재의 궁극적 자기완성[열매의 노릇]을 모두 표상하고 있다.

 

④ 圖象의 전체 구조를 보면 洛書는 五行的 구조의 定型에서 9金 7火의 자리가 엇바뀌어 있는데, 이는 天道의 존재 원리가 그 자신을 現像化함에 있어서 성장의 진행 과정에 있음을 상징한 것이며, 河圖는 本來的 五行구조와 완전히 일치하고 있어서 天道의 根本구조를 그대로 표상하고 있다.

따라서 河圖는 天道의 완성된 모습을 남김없이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正易에서는 이 문제를 金火互易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이 문제는 본고의 연구범주를 벗어나는 것임으로 추후 논의할 것이다.)

 

⑤ 洛書에서 中心數 5와 마주한 양쪽의 生․成數를 모두 합치면 15가 되는데, 이는 河圖의 中心本體數 15와 일치한다. 따라서 河圖와 洛書의 관계를 규정하면, 天道의 存在原理를 表象하는 河圖數 15가 本體가 되어 地道의 變化法則을 상징하는 洛書數 15로 作用되는 것이다. 즉 體用의 입장에서 보면 「體河圖․用洛書」의 구조를 갖고 있는 것이다.

 

이상을 요약하면 河圖는 行鬼神하고 所成始16]하는 神德의 順的 작용을 표상하고 있으며, 이는 천시구조에서 보면 후천세계를 표상한 것이다. 또한 洛書는 成變化하고 所成終하는 物情의 逆的 作用을 표상한 것으로 이는 천시구조에서 보면 선천세계를 표상한 것이다.

 

16]계사전 上. 9 「凡天地之數 … 此所以 成變化而行鬼神也」.

說卦傳 5장 「艮東北之卦也 萬物之所 成終而所成始也

 

 

4. 結語

 

주역의 이념적 지향처는 ‘通神明之德’과 ‘類萬物之情’으로 수렴된다. 다시 말하면 인간은 易道를 통하여 하늘의 神明한 의지에 나아갈 수 있고 동시에 만물의 보편적 정서와도 일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앞에서 살펴본 河圖․洛書란 인간이 「以通神明之德 以類萬物之情」을 통하여 神․物 兩性의 人間主體化를 추구하려는 易道의 핵심을 남김없이 상징하고 있는 圖象으로서, 天時의 度數원리를 담고 있는 易學 固有의 「超言語的 存在表象」이라 할 것이다.

 

특히 하도와 낙서가 표상하고 있는 철학적 의미에는 천도를 해명하는 역의 제반 논리구조, 즉 천시의 순역구조와 三極원리 그리고 先․後天 사상 등이 모두 용해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역도의 철학적 속성이 妙合的이고 神明的이기에 神物로서의 하도․낙서를 논의하는 작업은 역 철학의 종교적 성격을 밝히는 일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Abstract]

 

Understanding of The Book of Change on ‘Hot'u’ and ‘Lushu’

 

Song, Jae-Kook (Chongju Univ.)

 

When A saint were writing the book on the philosophy of change the most important thing was ‘the creatures on land’, that is, the principle of heaven.

On this topic the book says, When A saint created a world, he looked up the heaven and followed the rule on land, further more, he drew The Eight Symbols of Thought from observing the every single creature. This proves that ‘the rule of existing creature both in heaven and on land’ and ‘the will of Saint to write the philosophy of change’ are somehow related to each other profoundly.

However, The Book of Change uses different expression from The Principle of Heaven which is ‘The holy picture’ divided into two categories ‘Hot'u’ and ‘Loshu’. Another words, the principle of change is based on ‘the holy character’, the holy picture, with the principle of heaven.

If so, what would be the reason for The saint to differentiate the principle of change from the holy picture to present them as the base for the principle of heaven? To discuss on this topic we need to look through the history the pictures of ‘Loshu’. We will extract the significance of the reason why.

The will of A saint which the book of change is talking about is ‘the human character of the principle of heaven’. It can be also called as ‘God’.

The expression, the holy picture in the book of change is designating the religious character of the philosophy of change.

Now the work of examining the ‘Hot'u’ and ‘Loshu’ would do a part in explaining the religious character of the philosophy of change.

 

 

Key Words : the principle of heaven. the philosophy of change, The holy picture, ‘Hot'u’ and ‘Loshu’, A saint

 

 

 

 

 

 

 

 

 

 

 

 

 

 

 

 

 

 

출처 : 마음의 정원
글쓴이 : 마음의 정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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