貸 付
*빌릴 대(貝-12, 3급)
*줄 부(人-5, 3급)
‘은행 따위의 금융 기관에서 이자와 기한을 정하고 돈을 꾸어 줌’이란 뜻을 왜 ‘대부’로 나타냈을까? 한글로는 답을 찾아낼 수 없다. 한글이 우수하지만 표음 문자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貸付’이라 옮겨 쓴 다음 하나하나 풀이해 봐야 비로소 만족할 만한 답을...
貸자가 본래는 돈 따위를 공짜로 주다, 즉 ‘베풀다’(bestow)는 뜻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으니 ‘조개=돈 패’(貝)가 의미요소로 쓰였다. 후에 ‘빌려주다’(loan)는 뜻으로 확대 사용됐다. 갈수록 인심이 흉흉해진 탓일까.
付자는 ‘사람 인’(人)과 ‘마디 촌’(寸)이 조합된 것이다. ‘마디 촌’은 ‘손 우’(又)의 변형이다. 따라서 손[寸]에 쥐고 있는 물건을 남[人]에게 ‘건네주다’(deliver)가 본뜻인데, ‘부탁하다’(beg)는 뜻으로도 쓰인다.
貸付는 ‘돈을 꾸어[貸] 줌[付]’이 속뜻인데, 금융 용어로는 맨 위와 같이 정의된다. 남에게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하지 말라.
한 나라 때 왕부(王符)가 쓴 ‘잠부론’에 이런 구절이 전한다.
“여우에게 가죽을 빌려달라고 하면, 빌릴 수 있는 날이 없다.”
(與狐議裘여호의구, 無時焉可무시언가 - ‘潛夫論’).
▶全廣鎭 ․ 성균관대 중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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