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한자 이야기 교실(4)
원근(遠近)
원근이란 말은 멀고 가까움 혹은 먼 곳과 가까운 곳이란 말입니다. 멀다는 말을 한자로는 遠(멀 원)이라 표현했는데, 이 글자는 袁(옷길 원)에 辶(쉬엄쉬엄갈 착)이 합쳐진 글자입니다. 이 말을 그대로 푼다면 ‘긴 옷을 입고 간다’는 말이 되며, 멀리 갈 때는 두루마기나 도포 같은 긴 옷을 바지저고리 위에 걸치고 갓을 쓰고 가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긴 옷을 입고 멀리 간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멀다’란 의미가 된다. 袁은 ‘옷이 길어 치렁치렁하다’는 뜻이다. 이 뜻은 衣(옷 의) 안에 高(높을 고)를 생략한 글자로, 옷이 높은 것은 공간이 큰 옷을 말하니, 두루마기나 도포처럼 길이가 긴 옷을 의미하는 것이다.
辶(쉬엄쉬엄 갈 착)은 彳(조금 걸을 척)에 止(그칠지)가 합쳐진 글자이다. 그래서 옛 글자는 辵으로 쓴 글자인데 지금은 변형되어 辶으로 쓴다. 이 뜻은 조금 가다가 그치고 하니, 가다가 쉬고 가다가 쉬고 한다는 말이므로 쉬엄쉬엄 간다는 말로서 결국은 목적지까지 간다는 말이다.
그래서 ‘가다’의 의미이다. 가깝다는 말은 近(가까울 근)이라 쓰는 데, 이 글자는 斤(도끼 근)과 辶(쉬엄쉬엄갈 착)이 합쳐진 글자이다. 斤은 도끼를 나타낸 모양이다. 이 글자를 풀면 도끼를 들고 간다는 말이 된다. 도끼를 들고 가는 것은 집 근처에 나무를 하러 간다는 말이다. 도끼는 나무를 해서 불을 때 밥을 짓거나 방을 따뜻하게 하는데 반드시 없어서는 안 되는 도구였다.
물론 사냥을 할 때도 필요하고 전쟁시에는 무기로도 쓸 수 있는 것이다. 가깝다는 말은 어디까지가 가까운 것일까? 옛 사람들은 집 근처에 나무를 하러가서 도끼를 가지고 나무를 찍는 소리가 들리는 곳까지를 말합니다. 나무 찍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곳은 아무래도 먼 곳이다. 나무를 하러가서 먼 곳까지 간다면 들고 오는 것도 힘들었을 것이다. 도끼는 사람이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 도구였다. 그래서 집안에 도끼를 잘 두어야 했다. 그래서 만들어진 글자가 所(바 소, 장소 소)가 된다.
이 글자는 戶(지게문 호)와 斤(도끼 근)이 합쳐진 글자입니다. 지게문이란 말은 외짝 문을 의미하며 백성들이 사는 집을 말합니다. 그래서 집안에 도끼를 놓아두는 장소의 의미가 됩니다. 한자를 보면 멀고 가까운 의미를 표현한 옛 선조들의 지혜가 엿보입니다. 참으로 멋진 표현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글/ 경문(敬文) 김대일(金大鎰, 사/한자진흥회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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