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한자 이야기

김대일 교수의 재미있는 한자 이야기(74) '의심(疑心)'

bindol 2020. 12. 20. 05:27

 

 

재미있는 한자 이야기(74) '의심(疑心)'

 

疑心을 국어사전에 찾아보면‘확실히 알 수 없어서 믿지 못하는 마음’이라고 나옵니다. 또 다른 말인 義心(의심)은 의로운 마음을 말합니다. 한글로만 ‘의심’이라고 쓰면 疑心인지 義心인지, 말을 區別(구별)할 수 없기에 반드시 漢字(한자) 倂記(병기)해 주는 것이 옳은 方法(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漢字는 中國(중국) 글자가 아니라 우리글이기 때문입니다.

 

甚至於(심지어) 이 말을 구별하기 위해 英語(영어)를 倂記하는 것은 우리말을 버리자는 말과 같습니다. 甚至於란 말도 한자말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데도 漢字는 필요 없다고 주장하는 學者(학자)들이 있으니 참으로 답답하고 寒心(한심)한 일입니다. 漢字의 意味(의미)로 疑心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疑의 胛骨文(갑골문)은 사람이 지팡이를 짚으며 길을 가다 고개를 돌린 모양으로 되어 있으며, 金文(금문)도 마찬가지로 되어 있습니다. 이 모양을 해석하면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몰라 두리번거리며 머뭇거리고 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說文解字(설문해자)에서는 글자가 많이 변하여 匕(비)와 子(자)와 止(지)는 의미이고 矢(시)는 발음이라 하였으며, 의심하다, 믿지 않다, 머뭇거리다, 비슷하다, 헤아리다, 의문 등의 뜻으로 쓰이며 ‘의’로 읽습니다.

 

이 글자를 풀어보면 굽은 화살을 쏘면 어디로 날아가는지를 모르기 때문에 원하는 방향으로 제대로 가는지 의심하게 된다는 말이 됩니다. 따라서 疑는 가야하는 방향을 잃어버리면 이 쪽인지 저 쪽인지 의심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쓰이는 단어로는 疑訝(의아; 의심(疑心)스러워 괴이(怪異)쩍음), 疑事(의사; 의심(疑心)스러운 일), 疑問(의문; 의심(疑心)하여 물음), 嫌疑(혐의; 꺼리고 싫어함), 質疑(질의; 의심(疑心)나는 점(點)을 물어서 밝힘), 懷疑(회의; 마음속에 품은 의심(疑心)), 容疑者(용의자; 범죄(犯罪)의 혐의(嫌疑)가 있다고 의심(疑心)을 받고 있는 사람) 등이 있습니다. 주로 쓰는 熟語(숙어)로는 半信半疑(반신반의; 반은 믿고 반은 의심(疑心)함)가 있습니다. 뜻이 비슷한 글자로는 訝(의심할 아)가 있으며, 相對字(상대자)로는 信(믿을 신)이 있습니다.

 

心은 心臟(심장)을 그린 모양으로, 마음, 의지, 생각, 심장, 가슴, 가운데, 생각하다 등의 뜻으로 쓰이며, ‘심’으로 읽습니다. 심장은 가슴 안에 있으므로 感情(감정)이나, 感性(감성)을 나타내는 생각을 뜻합니다.

 

하지만 머리로 생각하는 것은 理性的(이성적)이고 計算的(계산적)인 생각을 합니다. 그런 意味(의미)에서 생각이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心臟(심장)은 五行(오행)에 따르면 불(火)에 속하며, 腎臟(신장)은 물(水), 肝(간)은 나무(木), 肺(폐)는 쇠(金), 脾臟(비장)은 흙(토)에 속합니다.

 

글/ 경문 김대일(사단법인 한자진흥회 지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