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일 교수가 전하는 재미있는 한자 이야기(83)
발췌(拔萃)
좋은 글을 쓰거나 論文(논문) 등을 作成(작성)할 때 수많은 冊(책)에서 拔萃(발췌)하는 일은 如干(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拔萃란 말을 국어사전에 찾아보면 ‘책이나 글 따위에서 必要(필요)하거나 重要한 部分(부분)을 가려 뽑아냄’이라고 나옵니다. ‘拔萃’란 말을 가끔 쓰지만 생각보다는 어려운 말입니다. 하지만 漢字(한자)의 意味(의미)로 살펴보면 어떻게 하는 行爲(행위)인지 正確(정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拔은 扌(손 수)와 犮(달릴 발)로 이루어진 글자로, 扌는 손을 쓴다는 뜻이고, 犮은 달리다, 뽑다, 개가 달리는 모양 등의 뜻인데, 이 모양은 개가 꼬리를 흔들며 달리는 모습을 그린 글자입니다. 그 이유는 犬(개 견)과 丿(삐침 별)을 합친 글자로. 丿은 꼬리가 흔들리는 모양입니다. 개는 꼬리를 흔들면 털이 빠지게 됩니다. 따라서 拔은 손을 써서 털을 뽑는다는 뜻이 됩니다. 따라서 ‘뽑다, 빼다, 덜어버리다, 빼어나다’ 등의 뜻으로 派生(파생)된 글자입니다. 音價(음가) ‘발’은 發(일어날 발), 撥(다스릴 발)과 같습니다. 그 이유는 그 狀況(상황)을 일으키는 意味(의미)와 같기 때문입니다.
萃는 艸(풀 초)와 卒(군사 졸)로 이루어진 글자로, 艸는 많은 풀이 나있는 모습이고, 卒은 많은 사람들이 똑같은 옷을 입은 모양이니, ‘무리나 集團(집단), 백 사람, 軍士(군사), 兵卒(병졸)들을 의미하며 兵士(병사)들은 戰爭(전쟁)터에서 거의 죽게 되니 갑자기 (생을) 마치다, 죽다’ 등의 뜻이 나옵니다. 따라서 萃는 많은 풀을 모으다, 모이다, 풀을 한 곳에 모으니 이르다, 到達(도달)하다의 뜻이 나오며, 모았으니 무리나 모임의 뜻이 나오게 됩니다.
모으는 것은 잘 헤아려서 모우니 揣(헤아릴 췌)처럼 發音(발음)을 하는 것입니다.
‘모으다, 모이다’의 뜻으로 쓰이는 글자에는 集(집), 募(모), 社(사), 蒐(수), 綜(종), 輯(집), 聚(취), 會(회), 蓄(축) 등 많은 글자가 있습니다. 글자의 의미는 같으나 모인다는 의미의 쓰임이 다 다르기 때문에 이 글자를 區分(구분)해서 分別(분별)할 줄 알아야 합니다.
즉 어떻게 다른지를 알아야 합니다. 이처럼 漢字(한자)는 發音(발음)에도 意味(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漢字의 三要素(삼요소)인 形(형), 音(음), 義(의)는 모두 意味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結論的(결론적)으로 拔萃란 말은 많이 모은 풀 중에서 좋은 풀을 손써 뽑는다는 말입니다. 모은 풀이 다 비슷하게 보이나 잘 헤아려서 뛰어난 것을 손써 뽑는 것입니다. 이와 비슷한 말에는 選拔(선발), 選擇(선택), 拔群(발군) 등이 있습니다. 이와 같이 비슷한 말들이 있으니 그 의미를 잘 알아서 正確(정확)하게 쓰는 姿勢(자세)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글/ 경문 김대일(사단법인 한자진흥회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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