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일 교수가 전하는 재미 있는 한자 이야기(84)
'비방(誹謗)'
誹謗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남을 비웃고 헐뜯어서 말함’이라고 나옵니다. 어떤 이에 대해 不滿(불만)이 많아 卑下(비하)하며 말할 때 誹謗을 한다고 말합니다. 우리말로 誹謗이라는 말을 하면 매우 어려운 말로 느껴집니다만 漢字(한자)의 語源(어원)으로 보면 그 뜻을 알게 됩니다.
우리말을 써 놓고도 무슨 뜻인지를 모를 때 文盲(문맹)이라고 합니다. 漢字를 잘 몰라 뜻을 제대로 알지 못하니 눈을 뜨고 보고도 알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더구나 新世代(신세대)들이 주로 하는 SNS 對話(대화)를 보면 너무나 많은 誤謬(오류)를 범하고 있는 게 보입니다. 빨리 글을 쓰기 위해 發音(발음) 나는 데로 써버린다든지, 저네들만 알 수 있는 子音字(자음자)만 가지고 쓰는 말들 등등. 時代(시대)의 急速(급속)한 變化(변화)로 인한 것이라고는 하나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誹는 言(말씀 언)과 非(아닐 비)가 합쳐진 글자로, 헐뜯다, 비방하다, 흉을 보다 등의 뜻으로 쓰이며, ‘비’로 읽는 글자입니다. 言은 원래 입에서 말을 낸다는 의미를 뜻하고, 非의 모양은 새의 날개를 양쪽으로 펼친 모양을 그린 것으로 양 날개의 모양은 비슷하나 方向(방향)이 서로 다르므로 아니다, 그르다, 등지다, 어긋나다, 허물, 잘못 등의 뜻으로 쓰입니다. 따라서 誹는 올바르지 않은 말로 相對(상대)가 허물이 있다고 헐뜯는다는 뜻이 됩니다.
謗은 言과 旁(두루 방)이 합쳐진 글자로, 헐뜯다, 나무라다, 비방하다 등의 뜻으로 쓰이며, ‘방’으로 읽습니다. 소리가 ‘방’으로 나는 것은 모가 나 있다는 말입니다. 모가 나 있기에 둥글지 않다는 뜻입니다. 旁(방)은 胛骨(갑골), 金文(금문)에는 凡(무릇 범)과 方(모 방)이 합쳐진 것이라 했습니다. 쟁기를 가지고 온 사방을 갈아엎으니 널리, 두루 등의 의미가 됩니다. 또 旁은 밭을 갈아엎는 도구이므로 뒤섞는다는 뜻과 사람이 쟁기의 도움을 받으니 도움의 뜻도 나옵니다. 따라서 謗은 말로서 상대를 갈아엎는다는 뜻이 되고, 모가 난 말로 헐뜯고 비방을 한다는 말입니다.
結論的(결론적)으로 誹謗이란 상대를 헐어버리기 위해 말로서 갈아버리고 뭉개버린다는 말입니다. 대체로 誹謗을 하는 사람은 곁에 있는 사람이 주로 합니다. 모르는 사람은 그 사람을 비방하지도 않습니다. 當然(당연)합니다. 그 사람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데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사람이 살면서 상대를 헐뜯는 일은 알게 모르게 자신을 내세우려는 行爲(행위)입니다.
그러한 行動(행동)이 자신을 나타낸다고 생각하지만 보통은 그 말을 한 당사자도 같이 욕을 먹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상대를 헐뜯어서 좋은 일은 없는 법이며 서로 사랑하고 包容(포용)해 주며 살면 그 또한 功德(공덕)을 쌓는 일입니다.
글/ 경문 김대일 교수(사단법인 한자진흥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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