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한자 이야기

김대일 교수의 재미있는 한자 교실(82) '초월(超越)'

bindol 2020. 12. 20. 05:39

 

 

재미있는 한자 교실(82) '초월(超越)'

 

우리가 흔히 쓰는 말로 ‘理念(이념)을 超越(초월)해서 和合(화합)해야한다’는 말을 합니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超越(초월)’이란 ‘어떠한 限界(한계)나 標準(표준)을 뛰어넘음’ 혹은 ‘經驗(경험)이나 認識(인식)의 範圍(범위)를 벗어나 그 바깥 또는 그 위에 位置(위치)하는 일’이라고 나옵니다.

 

하지만 超越(초월)의 超(초)와 越(월)은 그 意味(의미)가 각각 다릅니다. 그 差異點(차이점)을 알아보겠습니다. 超는 召(부를 소)와 走(달릴 주)를 합한 글자이며, 뛰어넘다, 뛰어오르다. 뛰어나다, 빼어나다, 빠르다, 신속(迅速)하다. 등의 뜻으로 쓰이며 ‘초’라고 읽습니다. 召(부를 소)는 글자 그대로 解釋(해석)하면 刀(칼 도)와 口(입 구)를 합친 글자로‘칼같이 말하여 부른다’라고 할 수는 있습니다.

 

우리가 쓰고 있는 單語(단어)에 召喚(소환)하다, 召集(소집)하다 등으로 쓰는데, 召喚이나 召集을 한다는 말에는 强制性(강제성)이 들어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萬若(만약) 거기에 응하지 않으면 不利益(불이익)을 받게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召의 원래 意味(의미)는 兩家(양가) 사람을 불러 서로 紹介(소개)하는 모습을 그렸다하여 紹(소)의 初文(초문)이라 했습니다. 紹는 ‘紹介(소개)하다, 잇다, 斡旋(알선)하다’의 뜻으로 쓰입니다.

 

走(달릴 주)는 원래 大(큰 대)와 止(그칠 지)의 變形字(변형자)를 합친 글자로, 사람이 발을 써서 달리다, 달아나다, 가다, 떠나가다, 나아가다. 등의 뜻으로 쓰이는 글자입니다. 따라서 超를 풀이하면 ‘부름으로 인해 달려가다’의 뜻이 됩니다. 하지만 달려가다 보면 目的(목적)한 地點(지점)을 넘어 지나치게 됩니다. 그래서 自身(자신)이 意圖(의도)하지 않았는데 그 線(선)을 넘어가는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超過(초과)하다, 超人的(초인적)이다‘ 하는 말은 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렇게 된 것입니다.

 

越은 戉(도끼 월)과 走(주)를 합한 글자로, 넘다, 건너가다 넘기다, 넘어가다 지나다. 등의 뜻으로 쓰이며, ‘월’로 읽습니다. 戉은 도끼를 그린 것으로, 越을 풀이하면 ‘도끼를 들고 달려간다’는 뜻입니다. 도끼를 들고 달려간다는 말은 ‘내가 意圖的(의도적)으로 障碍(장애)를 물리치면서 어떤 境界(경계)나 限界(한계)를 넘어 간다’는 말이 됩니다. 쓰이는 단어로는 ‘追越(추월)하다, 越權(월권)을 하다, 越班(월반)하다’등이 있습니다.

 

結論的(결론적)으로 超라는 말은 내가 원하지 않았지만 어떤 能力(능력)의 限界(한계)를 넘어서거나, 境界(경계)를 넘게 되었다는 뜻이고, 越이란 말은 내가 目的意識(목적의식)을 가지고 힘을 써서 의도적으로 그 경계나 한계를 넘고자 해서 넘어간 것을 말합니다. 이와 같이 超越은 우리말의 뜻으로는 둘 다 ‘뛰어 넘다’이지만 그 內容(내용)은 다른 것입니다. 그러기에 單語(단어)의 쓰임을 잘 살펴보면 意味(의미)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글/ 김대일(사단법인 한자진흥회 지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