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한자 이야기(102) '내력(來歷)'
創世記(창세기) 2장 4절에 ‘이것이 天地(천지)가 創造(창조)될 때에 하늘과 땅의 來歷(내력)이니’라는 句節(구절)이 나옵니다. 來歷이란 말을 국어사전에 찾아보면 ‘겪어 온 자취’라고 나옵니다. 來歷을 漢字(한자)의 意味(의미)로 알아보고자 합니다.
來는 꼿꼿하게 서있는 보리의 形狀(형상)을 그린 象形字(상형자)이므로, 원래의 뜻은 ‘보리’입니다. 하지만 只今(지금)은 ‘오다, 돌아오다, 그 以後(이후)로, 앞으로, 未來(미래)’ 등의 뜻으로 쓰이며 ‘래’라고 읽습니다.
‘보리’가 ‘오다’의 뜻으로 바뀐 理由(이유)는, 古代(고대)에는 가을에 수확하는 穀食(곡식)인 기장이 먼저 傳來(전래)되어 겨울부터 봄까지 먹을 수 있는 곡식은 있었으나, 초여름에서 가을까지 먹을 곡식이 없었다가 후에 보리가 늦게 傳來(전래)가 되어 드디어 여름을 먹고 지낼 수 있는 곡식이 드디어 왔다고 하여 ‘오다’는 뜻이 된 것입니다. 따라서 以後(이후), 未來(미래)의 뜻도 나오게 된 것입니다.
原來(원래)의 뜻이 바뀌어져 來가 ‘오다’의 뜻으로 쓰이고 있으므로, 다시 ‘보리’라는 意味(의미)를 되살리기 위해 來에다 夊(쇠)자를 더하여 麥(보리 맥)자를 만든 것입니다.
歷은 厤(력)과 止(지)를 합친 것으로, 지나다, 가다, 겪다, 歲月(세월)을 보내다, 성기다, 冊曆(책력), 달력 등의 뜻으로 쓰이며, ‘력’으로 읽습니다. 甲骨(갑골)의 글자는 林(수풀 림)과 발을 그린 글자로, ‘숲 속을 걸어 지나가다’의 뜻이었으며, 金文(금문)에서부터 厤(력)과 止(지)로 된 글자입니다.
厤은 曆(력)의 古字(고자)로 冊曆(책력), 曆法(역법) 등의 뜻으로 쓰이며, ‘력’으로 읽습니다. 厤은 厂(엄, 한)과 秝(력)을 합친 것으로, 厂은 기슭, 언덕, 굴 바위, 벼랑 등의 뜻으로 쓰이며, ‘엄’ 또는 ‘한’으로 읽습니다.
秝은 ‘나무가 성글다’ 등의 뜻으로 쓰이며 ‘력’으로 읽습니다. 하지만 모양 상으로는 벼를 많이 심어 놓은 形象(형상)을 그린 것입니다. 따라서 厤을 풀면, 벼를 많이 심어 놓은 언덕이란 뜻입니다.
여기서 今年(금년)에 벼를 심고 거둘 때까지 시간의 흐름을 적은 책력을 뜻하게 됩니다. 日(일)을 더한 曆(책력 력)은 節氣(절기)를 의미하는 것이라 할 수 있으며, 止(지)를 더한 歷(지낼 력)은 한 해의 시간 흐름을 말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來歷을 글자대로 풀면, 보리가 건너 온 歲月(세월)의 흐름이란 뜻이 됩니다. 어떤 물건이 傳來(전래)되어 들어 올 때는 반드시 어떠한 때에 어떠한 場所(장소)에서 전해진 緣由(연유)가 있는 법입니다.
글/ 경문 김대일(사단법인 한자진흥회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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